화성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는 '처제 성폭행·살해' 무기징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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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는 '처제 성폭행·살해' 무기징역수

2019. 09. 18 23:02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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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om@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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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발생 33년만에 진범 추정 인물 검거⋯역사상 최악의 장기미제 풀려

당시 채취된 증거물 DNA, 교도소 수감중인 A씨와 일치

2006년 공소시효 만료로 처벌은 불가능

1993년 7월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가 화성군 정남면 관항리 인근 농수로에서 유류품을 찾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저작권자 (C) 연합뉴스

영화 '살인의 추억'으로 유명한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사건 발생 33년 만에 경찰에 잡혔다. 용의자는 아내의 여동생을 강간한 뒤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지난 1995년 대법원에서 무기징역형을 받은 이모(56)씨였다.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은 지난 1986년 9월 처음 발생해 전국을 공포에 몰아넣었던 한국 범죄 역사상 최악의 장기(長期) 미제사건이다. 1991년 4월까지 경기도 화성시(당시 화성군) 태안읍 일대에서 10명의 부녀자들이 성폭행 후 살해 당했지만 진범을 찾지 못한 엽기적인 사건이었다. 경찰은 8번째 사건을 일으킨 범인을 잡았으나 수사결과 그는 진짜 연쇄살인범이 아닌 모방범이었다.



발전된 DNA 기술로 장기 복역중인 강간범 덜미 잡혀

경찰은 지난 7월 화성 연쇄 살인사건의 증거물 일부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DNA 분석을 의뢰했다. 과거에는 식별 가능한 DNA가 추출되지 못했던 증거물이었지만, 그동안 발전한 최신 기술로 대조 가능한 DNA가 추출됐다.


경찰은 이렇게 확보한 DNA를 교도소에 수감돼 있거나 출소한 전과자들의 DNA를 관리하는 데이터베이스에 넣었다. 그 결과 화성 연쇄살인사건 10건 중 2건에서 나온 DNA와 일치하는 사람이 나타났다. 성폭행·살해로 24년째 장기복역 중인 이씨였다.


7차 사건 당시 경찰이 배포한 용의자 몽타주 수배전단. (연합뉴스 자료사진) /저작권자 (C) 연합뉴스


경찰 관계자는 "DNA 분석 결과, 대상자가 있다는 통보를 받아 관련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며 "DNA 분석기술 발달로 십수년이 지난 후에도 재감정을 의뢰한 증거물에서 DNA 검출된 사례가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결과"라고 밝혔다.



공소시효 만료로 처벌은 안되지만, 경찰 "끝까지 수사하겠다"

앞으로 경찰의 추가 수사 결과 이씨가 진범으로 확정된다 하더라도 처벌은 불가능하다. 지금은 살인죄의 공소시효가 '무기한'이지만, 그렇게 법이 개정된 건 2007년이다. 그 전에 발생한 살인사건의 경우 공소시효가 15년인데, 화성 연쇄 살인사건의 마지막 범행이 지난 1991년 4월 3일 벌어져 이미 2006년에 공소시효가 만료됐다.


하지만 경찰은 공소시효 만료와 관계없이 끝까지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사건이 발생했던 화성시를 관할하는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오래 전부터 지방청 산하에 미제수사팀을 만들어서 이 사건 수사를 계속해왔다.


1980년대 후반 그려진 화성연쇄살인사건 현장도. (연합뉴스 자료사진) /저작권자 (C) 연합뉴스


경찰 관계자는 "연인원 200만명의 경찰이 투입됐지만 수사기관을 우롱하듯 끝까지 범인이 잡히지 않은 사건"이라며 "진범을 잡지 못할 경우 '완전 범죄가 있을 수도 있다'는 잘못된 선입견을 범죄자들에게 심어줄 우려가 있었다"고 했다. "사건의 종국적인 해결을 위해 2006년 4월 2일 공소시효가 완성된 이후에도 다양한 제보의 관련 여부 확인 등 진실규명을 위한 노력을 해왔다"고 말했다.


경찰은 앞으로 피의자 진술과 당시 수사기록 등을 분석·검토해 이씨가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인지를 결론 내릴 계획이다.



용의자는 처제 강간하고 살해한 무기징역수

용의자인 이씨는 화성연쇄살인사건 당시 20대로 경찰이 그동안 추정해온 용의자 나이대와 일치한다. 하지만 이 사건의 용의선상에 오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1994년부터 다른 범죄를 저질러 구치소 및 교도소에 수감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지난 1994년 집을 찾아온 부인의 여동생(20·사건 당시)에게 수면제를 먹여 성폭행하고 망치로 머리를 때려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사건 발생 지역이 화성과 멀리 떨어진 청주였고 살해 방식도 화성 사건과는 관련성이 떨어져 화성 연쇄 살인 사건 용의자로 의심 받지 않았다고 한다.


이씨는 1심과 2심에서 사형을 선고 받았지만 1995년 열린 대법원 상고심에서 '사형은 과하다'는 취지의 파기환송 결정을 받았다. "계획적인 살인이라기보다는 우발적 범행에 가깝다"는 이유에서였다. 다시 열린 2심 재판에서 그는 무기징역으로 감형 받았다. 이씨는 이때부터 24년간 내리 복역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지난 1997년 12월 30일까지 사형을 집행했다. 만일 이씨가 1995년 대법원에서 사형을 선고 받았다면 사형이 집행 당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사형됐다면 지금처럼 그의 범죄가 이렇게 드러날 일은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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