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차량 집회 시 운전면허 취소"⋯단순 허풍이었나, 강력 경고였나
경찰 "차량 집회 시 운전면허 취소"⋯단순 허풍이었나, 강력 경고였나
개천절 당시 "운전면허 취소⋅정지하겠다"고 대대적 경고했던 경찰
"실제로 가능했느냐"는 논란 이어지자 국정감사 사흘 앞두고 해명한 김창룡 경찰청장
변호사들과 실제로 가능한지 검토해봤더니⋯ 의견 갈렸다

"개천절에 차량 집회(드라이브 스루 집회)시 운전자의 운전면허를 정지·취소하겠다"고 대대적으로 경고했던 경찰. 실제로 "가능한 조치인지"에 대해 변호사들도 의견이 팽팽하게 갈렸다. /셔터스톡⋅연합뉴스⋅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지난 개천절 당시 "차량 집회(드라이브 스루 집회)시 운전자는 현행범 체포는 물론이고 운전면허를 정지·취소할 것"이라고 대대적으로 경고했던 경찰. "지나친 조치"라는 반박에도 불구하고, 당시 경찰은 "법이 허용하는 모든 권한을 이용해 완벽히 차단할 방침"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굽히지 않았다.
경찰이 쌓은 차벽으로 대규모 집회가 원천봉쇄돼 운전면허가 정지되거나 취소된 사람은 나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실제로 가능했던 조치였느냐"는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국정감사를 사흘 남겨둔 지난 5일에도 기자들은 김창룡 경찰청장에 관련 질문을 했다.
김 경찰청장은 기자들에게 다소 누그러진 목소리로 "드라이브 스루 집회에 참여한 사람의 면허를 (무조건) 정지한다는 게 아니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법에 규정된 요건에 해당하는 행위가 발생하면 면허 정지를 한다는 점을 강조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청장의 발언대로 실제 법적인 요건을 갖추기만 했다면, 경찰이 면허 취소와 같은 극단적인 조치를 내릴 수 있었을까. 변호사들도 의견이 팽팽하게 갈렸다.
법률사무소 승인의 오승일 변호사는 "면허 취소⋅정지가 가능하다"고 봤다. 크게 "세 가지 근거가 있어 보인다"며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다음 세 가지 조항은 운전면허를 취소 또는 정지할 수 있는 근거조항들이다.
①공동 위험행위를 해 구속된 경우(도로교통법 제93조 제1항 제5호)
②난폭운전을 한 경우(같은법 같은조 제5의2호)
③경찰공무원을 폭행한 경우(같은법 같은조 제14호)
오 변호사는 "정부가 드라이브 스루 집회를 허용하지 않는 이상 집회 과정에서 도로교통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신호 및 지시위반, 안전거리 미확보, 진로변경 금지 위반, 급제동 금지 위반 등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결국 "이러한 행위가 반복되면 '난폭운전(②)'에 해당하기 때문에 운전면허의 취소⋅정지가 가능해 보인다"고 했고, 또한 "집회 시 일반 차량 운전자들에 대한 위험이 동반될 수밖에 없다(①)는 이유에서도 면허 정지⋅취소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교통단속 임무를 수행하는 경찰공무원을 폭행한 경우(③) 역시 마찬가지"라고 했다.
법률 자문

하지만 반대 주장도 있었다. "이것만으로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의견이었다. '변호사박생환법률사무소'의 박생환 변호사는 "감염병예방이라는 취지에는 동감하지만, 면허취소 등은 공권력으로 지나치게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봤다.

'교통상의 위험과 장애를 방지하고, 안전한 도로를 유지한다'는 도로교통법의 입법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과도한 적용이라는 해석이었다. 법 자체가 집회를 막기 위한 게 아니라 음주⋅무면허 운전, 속도위반 등을 규제하는 내용이 골자인데, 이를 '집회 방지책'으로 사용하는 건 취지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공동 위험행위를 한 경우(①)'에 대해서는 "해당 조항은 폭주족 등 무리 지어 교통안전을 위협하는 이들을 처벌하기 위한 조항"이라며 "차량시위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부족해 보인다"고 반박했다.
'난폭운전(②)'도 "도로교통법에는 드라이브 스루 집회를 면허 취소 사유라고 보는 직접적인 규정이 없다"며 "면허 취소⋅정지 등 처분이 내려지더라도, 행정 소송을 통해 처분이 취소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했다.
또한 경찰공무원을 폭행한 경우(③) 역시 "개천절 당시 경찰이 방침을 밝혔을 때는 실제 폭행 여부를 알 수 없었기에 근거가 빈약해 보인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