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터지면 출연자가 배상…'연예인 리스크'에 칼 댄 표준계약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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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 터지면 출연자가 배상…'연예인 리스크'에 칼 댄 표준계약서

2025. 08. 03 10:05 작성
김혜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hj.kim@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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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만에 개정된 방송·영상 출연 표준계약서

출연자 책임은 강화, 재방송 등 권리는 확대

참고용 이미지,

학교폭력·사생활 논란으로 방송에 차질이 생기면, 이제 출연자가 직접 손해를 배상해야 하는 시대가 열렸다.


과거 학교폭력이나 사생활 문제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 때문에 드라마나 영화 제작이 엎어지는 일은 이제 옛말이 될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12년 만에 개정한 '방송·영상 출연 표준계약서'는 논란의 당사자인 출연자에게 직접 책임을 묻는 조항을 명시하며 제작 현장의 오랜 골칫거리에 마침내 칼을 댔다.


'사회적 물의' 한 줄에 담긴 제작사의 눈물

가장 큰 변화는 출연자의 책임 범위가 대폭 넓어졌다는 점이다. 기존 계약서는 마약, 도박 등 '법령 위반'이라는 명백한 범죄 행위에만 책임을 물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개정된 계약서는 '학교폭력, 사생활 논란 등 사회적 물의'라는 포괄적인 문구를 통해 출연자의 귀책 사유를 확대했다. 이로 인해 촬영이 중단되거나 방송·공개가 어려워지면, 제작사가 입은 손해를 출연자가 배상해야 한다.


그동안 연예인의 과거가 터져 나올 때마다 애꿎은 제작진과 동료 배우들이 피해를 떠안아야 했다. 수억 원을 들여 찍은 분량을 전면 재촬영하거나, 야심 차게 준비한 작품의 개봉이 무기한 연기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반복되는 '출연자 리스크'에 실질적인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해달라는 현장의 목소리가 드디어 반영된 셈이다.


소속사도 '나 몰라라' 못 한다…강화된 연대 책임

책임의 칼날은 출연자를 관리하는 매니지먼트사도 향한다. 계약 기간 중 소속사와 출연자 간의 전속 계약이 끝나거나 바뀌는 등 변동 사항이 생기면, 이를 즉시 방송사나 제작사에 알리도록 의무화했다. 출연자에 대한 소속사의 관리 책임을 명확히 규정해 '꼬리 자르기'식 대응을 막겠다는 취지다.


채찍만 있는 건 아니다…출연자의 권리도 두둑이

물론 책임만 무거워진 것은 아니다. 출연자의 권리를 강화하는 '당근'도 확실히 챙겼다. 앞으로는 드라마나 예능이 첫 방송된 후 유튜브나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등 다른 플랫폼에서 재사용될 경우, 제작사는 출연자와 별도 협의를 거쳐 정당한 대가를 지급해야 한다.


방송 분량을 짧게 편집한 '클립 영상'이 온라인에서 인기를 끄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또한, 열심히 촬영했지만 최종 편집 과정에서 통째로 들어내지는 '통편집'의 아픔을 겪더라도, 계약에 따라 용역을 제공한 사실이 인정되면 출연료를 제대로 받을 수 있는 길도 열렸다.


K-콘텐츠 시대 맞춤옷…OTT까지 품은 새 계약서

이번 개정은 계약서의 이름부터 '방송 출연'에서 '방송·영상 출연'으로 바꾸며 그 적용 범위를 OTT와 온라인 영상 콘텐츠까지 넓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배우, 가수에 국한됐던 계약 체계도 드라마, 비드라마, 음악 등 분야별로 세분화해 K-콘텐츠 산업의 현실에 맞는 맞춤형 계약서로 거듭났다.


문체부는 "출연자와 제작사 간의 분쟁을 줄이고 공정한 계약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조치"라며 "새 표준계약서가 현장에 널리 쓰이도록 적극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책임과 권리의 균형을 맞춘 새 계약서가 고질적인 '연예인 리스크'를 해소하고 K-콘텐츠 산업을 한 단계 성장시키는 발판이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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