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집 우편물에 손댔다가 '재물손괴'로 전과 얻은 아랫집 주민
윗집 우편물에 손댔다가 '재물손괴'로 전과 얻은 아랫집 주민
층간소음 갈등 겪던 사이⋯ 윗집 우편물 몰래 가져가
재판부 "고의성 인정돼"⋯벌금 50만원

대전의 한 아파트에서 이웃 간 법적 분쟁이 벌어졌다. 시작은 '우편물' 때문이었다. /셔터스톡
대전의 한 아파트에서 이웃 간 법적 분쟁이 벌어졌다. 시작은 '우편물' 때문이었다. 지난해 4월, 신용카드를 발급받았던 피해자. 이후 카드 배달원에게 우편함에 카드를 넣어두었다는 내용의 문자를 받았다. 사진도 함께였다. 그런데 집에 들어와 확인해 보니 우편함 안에 있어야 할 카드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피해자는 이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했고, CC(폐쇄회로)TV를 통해 범인을 확인했다. 피해자의 카드를 가져간 사람은 바로 A씨. 아랫집 주민이었다. A씨는 결국 이 일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12월 대전지법 형사3단독 오명희 판사는 A씨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사실 해당 사건 이면에는 다른 갈등이 숨겨져 있었다. 아랫집에 사는 A씨와 피해자 B씨는 그간 층간소음 문제로 몇번 다투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아랫집 주민 A씨가 B씨의 카드 우편물을 가져간 행동으로 법정에 서게 됐다. 혐의는 재물손괴(형법 제366조)였다.
남의 물건을 망가뜨린 사건에서 주로 볼 수 있던 혐의인데, 왜 이 사건에도 재물손괴 혐의가 적용돼 처벌된 걸까.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원래 재물손괴죄는 ①다른 사람의 물건 등을 ②고의로 ③망가뜨리거나 숨겨서 ④사용할 수 없게 했을 때 적용된다. 형법 제366조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즉, A씨가 B씨의 카드를 훼손하지 않았더라도 이를 숨겨(③) 일시적으로라도 본래 목적대로 사용할 수 없게 만들었다는 취지다.
고의성(②)도 인정됐다. A씨는 "고의로 가져간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지만, 이 사안을 맡은 오명희 판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 근거로 △A씨와 B씨 우편함이 떨어져 있어 A씨가 자신의 것으로 착각해 우편물을 가져갔다고 보기 어려운 점 △배달원이 우편물을 넣기 전 B씨 집 우편함을 배경으로 사진까지 찍어 보냈기에 다른 우편함에 잘못 넣었을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점 △CC(폐쇄회로)TV에 A씨가 B씨 우편물을 확인하는 모습이 찍힌 점 등을 근거로 이같이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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