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식케이 징역 3년 6개월 구형⋯"스스로 털어놨다" 호소, 형량 깎을 수 있을까
래퍼 식케이 징역 3년 6개월 구형⋯"스스로 털어놨다" 호소, 형량 깎을 수 있을까
'자수'는 형법상 감경 근거
강제 아닌 재량, 범행 중대성이 변수

마약 투약 사실을 스스로 알린 래퍼 식케이가 1심 집행유예에 이어 항소심에서 다시 징역 3년 6개월을 구형받으면서, 자수가 감형 변수로 주목된다. /식케이 인스타그램
마약 투약 사실을 스스로 경찰에 털어놓으며 1심에서 집행유예로 실형을 피했던 래퍼 식케이(본명 권민식)가 항소심에서 다시 징역 3년 6개월을 구형받으면서, 그의 자발적 자수가 최종 선고에서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2-1부는 지난 2일 마약류관리법 위반(대마) 혐의를 받는 식케이의 항소심 첫 공판을 열었다.
식케이는 지난 2024년 수사기관에 자신의 마약 투약 사실을 스스로 알렸다. 하지만 이어진 수사 과정에서 그가 2023년 케타민과 엑스터시를 투약하고, 대마를 소지 및 흡연한 사실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그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검찰은 "1심 형량이 가볍다"며 항소심에서도 원심 구형량과 같은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에 식케이 측 변호인은 "수사 기관에 자발적으로 자신의 범죄 사실에 대해 자백한 점도 평가돼야 한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그렇다면 변호인의 주장처럼 스스로 범죄를 털어놓은 행위는 실제 판결에서 얼마나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을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법률상 '자백'과 '자수'의 차이를 구별해야 한다.

수사 중 인정은 '자백', 제 발로 찾아가면 '자수'
자수는 범행이 수사기관에 발각되기 전, 스스로 찾아가 처벌을 구하는 행위를 말한다. 반면, 자백은 이미 수사가 시작되거나 수사기관의 질문을 받는 과정에서 범죄를 인정하는 것을 뜻한다.
식케이의 경우 본격적인 수사 이전 스스로 마약 투약을 알렸으므로 단순한 자백을 넘어선 '자수'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 형법은 죄를 지은 후 수사기관에 자수한 경우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단순히 수사 과정에서 범행을 인정한 '자백'은 재판부 재량에 따른 양형 참작 사유에 그치지만, 자수로 인정되면 법적으로 형을 깎아줄 수 있는 보다 명확한 근거가 마련되는 셈이다.
법원에겐 안 깎아줘도 그만인 '재량권'이 있다
하지만 스스로 털어놓았다고 해서 무조건 형벌이 깎이는 마법 방패가 되는 것은 아니다.
형법은 자수자에 대해 형을 줄여줄 '수 있다'고 규정할 뿐, 법원이 반드시 형을 깎아주어야 한다고 강제하지 않는다.
이를 법률 용어로 '임의적 감경'이라 부른다. 대법원 판례 역시 재판부가 자수 감경을 해주지 않았다거나 판단을 생략했다고 해서 위법한 판결이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다.
무엇보다 범행의 질이 불량하거나 누범 기간 중 범행 등 불리한 조건이 크다면 자수를 했더라도 실질적인 감경 효과는 미미할 수밖에 없다.
대마에 케타민까지, 꼬리 문 마약 이력⋯30일 선고
식케이의 경우 자수를 한 점은 분명 유리한 고지지만, 케타민, 엑스터시, 대마 등 다양한 마약을 투약 및 소지했다는 범행 중대성은 재판부가 고심할 수밖에 없는 불리한 요건이다.
다만 법원은 검찰이 구형한 징역 3년 6개월이라는 숫자에 얽매이지 않는다. 검찰의 구형은 처벌에 관한 하나의 의견 진술일 뿐, 최종 형량을 결정하는 것은 오롯이 재판부의 고유 권한이기 때문이다.
법정에서 "상처를 준 가족들과 회사 식구들에게 보답할 기회를 주신다면 정말 뉘우치고 살겠다"며 고개를 숙인 식케이. 스스로 경찰서를 찾아갔던 그의 선택을 법원이 최종적으로 어떻게 평가할지는 오는 30일 열리는 항소심 선고기일에서 가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