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성폭행 시도가 말이 되나 싶지만…실제로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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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성폭행 시도가 말이 되나 싶지만…실제로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2021. 07. 29 17:32 작성2021. 07. 29 17:45 수정
강선민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mea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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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지하철 1호선 안에서 벌어진 특수협박·성폭행 시도 알려지며 '충격'

"2021년에 이런 일이 가능한 거냐"⋯그런데 판결문도, 통계도 다른 말을 하고 있다

지난 25일 발생한 지하철 1호선 특수협박·성폭행 시도 사건.주말 이른 아침이긴 했지만, 유동 인구를 생각하면 그 안에서 강력범죄가 일어날 거라고 예측하긴 어렵다. "2021년에, 그것도 지하철에서 성폭행 위협을 받을 거라 상상이나 했겠느냐"는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연합뉴스⋅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지난 25일, 일요일 오전 7시. 서울 지하철 1호선 객차 안. 20대 여성이 성폭행을 당할 위기에 처했다 가까스로 도망쳤다. 용의자는 당시 같은 칸 안에 탑승해있던 50대 남성.


피해자에 따르면, 이 남성은 과도로 여성을 협박하고 수차례 뺨을 때렸다. "예뻐서 그래"라며 성폭행도 시도했다. 범행 직후 긴급 체포된 남성은 지난 28일 서울중앙지검에 구속 송치됐다.


언론보도를 통해 이 사건이 알려지고 난 뒤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범행이 일어난 서울 용산역, 그리고 노량진역은 하루에만 20만명에 가까운 이용객이 타고 내린다. 주말 이른 아침이긴 했지만, 유동 인구를 생각하면 그 안에서 강력범죄가 일어날 거라고 예측하긴 어렵다.


"2021년에, 그것도 지하철에서 성폭행 위협을 받을 거라 상상이나 했겠느냐"는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하지만 놀랍게도 경찰청 통계는 우리의 생각과는 다른 수치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 이번 사건처럼 사람들이 뻔히 지나다니는 공개적인 곳에서 범행을 저질러 처벌 받은 남성도 있었다.


손님 오가는데도⋯한낮에 마트에서 벌어진 성범죄

지난해 5월, 울산지법이 한 남성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그의 죄목은 특수강도·유사강간 그리고 특수협박이었다.


범행 장소는 다름 아닌 '마트'였다. 손님이 수시로 오가는 곳에서 벌어진 범죄. 야심한 시각도 아니었다. 이 모든 사건들은 한낮에 벌어졌다.


범행 당일, 이 사건 피고인 A씨가 동네 마트를 찾은 건 오후 3시쯤이었다. A씨는 막걸리 2병을 구매하고, 마트 앞에 놓은 테이블에서 술을 마셨다. 술병을 모두 비운 A씨는 20~40분 간격으로 마트를 들락거렸다. 수상하게 계속 주위를 두리번거리기도 했다. 그리고 5번째로 다시 마트에 들어갔을 때, 그곳에서 일하던 피해자를 향해 과도를 들이밀었다.


A씨는 피해자에게서 돈을 빼앗고, 마트 안 깊숙한 곳으로 끌고 들어가 성범죄를 저질렀다. 이러한 범행이 벌어지는 도중에도 마트에는 손님들이 찾아왔다. 하지만 피해자는 소리를 지르지도, 경찰에 신고를 할 수도 없었다. A씨가 등 뒤로 칼을 들이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범행 후 마트를 빠져나간 A씨는 바로 택시를 잡아탔다. A씨는 택시 안에서도 범죄를 저질렀다. 택시 기사를 향해 칼을 들이댔던 것. 다행히 추가 피해자가 발생하기 전에 경찰에 붙잡혔는데, 체포 당시 A씨의 몸에선 3개의 칼이 발견됐다.


"약 먹고 술 먹고 저지른 일" 심신미약 주장했지만, 항소심서 되려 보호관찰 3년 추가

여러 차례에 걸쳐 범행 장소(마트)를 살펴보고, 범행 대상을 물색했다. 아무 죄 없는 일반 시민을 상대로 지워지지 않을 범행을 저질렀다.


그렇게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A씨는 뻔뻔하게 항소를 했다. "정신과 약을 한꺼번에 먹고, 술까지 먹어 심신장애 상태였다"면서 "징역 10년은 너무 무겁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감형은 없었다. "약도 먹었고 술도 먹은 게 맞지만, 그게 범행과는 연관이 없다"는 게 항소심 재판부의 지적이었다.


해당 사건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 /그래픽 = 조소혜 디자이너


지난해 11월, 부산고법 제2형사부(재판장 오현규 부장판사)는 "피고인 A씨가 범행 당시, 사물을 변별할 수 없거나 의사 결정이 어려운 상태였다고 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피고인은 대낮에 일반인이 수시로 드나드는 마트와 택시에서 대담한 범행을 저질렀다"면서 "범행이 계획적인데다 치밀하고 악랄하다"고 꾸짖었다.


과거 특수강도·협박죄 등을 반복하며 실형까지 살았던 전력도 양형에 반영됐다. 오현규 부장판사는 "사회로부터 장기간 격리하는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원심대로 징역 10년을 인정했다. 재범 가능성을 인정해, 1심서 기각됐던 3년간 보호관찰 명령도 선고했다.


A씨는 이 판결이 나온 지 5일 만에 대법원에 상고했지만, 결국 기각됐다. 지난 2월 대법원은 원심(항소심)이 선고한 징역 10년과 보호관찰 3년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성범죄 약 2만 4000여건 중 대낮 범행은 약 30%, 지하철에서도 5.5% 가량 발생

상상도 못했던 일들이 벌어진 듯 했다. 그런데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곳에서 대낮에 벌어지는 성범죄가 적지 않았다.


로톡뉴스가 확인한 경찰청 범죄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9년 한해 일어난 강간·추행 등 성범죄는 2만 3537건이었다. 이 가운데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 사이 벌어진 범죄만 7137건(30.3%)에 달했다. 사람들이 보통 안전하다고 믿는 아침과 낮에 일어난 성범죄만 3분의 1에 가까웠다.


백화점이나 슈퍼마켓, 편의점, 노점 등에서 벌어진 성범죄는 1099건으로 전체 대비 4.6% 수준이었다. 또한 이번 지하철 1호선 사건처럼 역이나 대합실, 지하철에서 일어난 범행도 1298건(5.5%)이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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