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 콘티에 프리랜서 작화 결합된 웹툰… 법원, 회사와 작가 공동저작권 인정
게임사 콘티에 프리랜서 작화 결합된 웹툰… 법원, 회사와 작가 공동저작권 인정
근로계약 삭제 및 지휘·감독 관계 부정
법원 "회사의 단독 저작권 배척"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게임 개발사가 프리랜서 웹툰 작가를 상대로 웹툰의 단독 저작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으나, 법원은 해당 웹툰이 회사와 작가의 공동저작물이라고 판단했다.
회사가 기획하고 작성한 콘티와 작가가 그린 그림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분리할 수 없는 단일한 저작물이라는 이유다.
수원지방법원은 게임 개발사가 웹툰 작가를 상대로 제기한 저작권 확인 등 청구 소송에서 게임 개발사의 주위적 청구를 기각하고, "원고와 피고가 별지 기재 저작물에 관하여 공동저작자 지위에 있음을 확인한다"라며 예비적 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을 내렸다.
근로계약에서 위탁계약으로… 법원 "지휘·감독 관계 인정 안 돼"
게임 개발사는 2021년 5월 자사 게임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웹툰 작가를 모집한 뒤 해당 웹툰 작가와 근로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작성된 근로계약서에는 "작가가 그린 그림, 웹툰의 저작권은 원고로 귀속된다"라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었다.
하지만 두 달 뒤인 2021년 9월, 양측은 웹툰 작가가 프리랜서로서 업무를 수행하는 업무위탁계약을 새로 체결했다.
계약서에는 웹툰 작가가 위탁 업무 수행에 전적인 재량을 가지며 업무 수행 시간을 자유롭게 결정하고 근태 제재를 받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수수료는 4대 보험 공제 없이 매월 300만 원(원천소득세 3.3% 제외)으로 정해졌다.
기존에 있던 저작권 귀속 조항은 삭제되고 "위탁 업무로 인해 제작된 제작물의 소유권은 원고에 있으며"라는 소유권 관련 조항만 명시됐다.
웹툰 작가는 약 6개월간 웹툰 11화 분량을 제작해 게임 개발사에 제공한 후 2022년 6월 사직원을 제출하고 계약을 종료했다.
이후 게임 개발사는 해당 웹툰이 회사의 기획하에 만들어진 '업무상저작물'이거나 웹툰 작가가 단순 업무보조자에 불과하므로 자사가 단독 저작자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게임 개발사의 단독 저작권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웹툰 작가가 업무위탁계약에 따라 근태 통제를 받지 않았고, 자신의 비용과 책임으로 보조 인력을 고용해 작업에 참여시킨 점을 지적했다.
재판부는 양측의 관계가 지휘·감독 관계가 아닌 저작물 창작을 위한 협력관계라고 보았으며, 게임 개발사의 블로그에 웹툰이 게재될 당시 작가란에 웹툰 작가의 필명이 명시된 점 등을 근거로 웹툰 작가가 업무상저작물을 작성한 근로자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계약 변경 시 저작권 귀속 조항이 삭제되고 제작물 소유권 약정만 남은 점도 단독 저작권 주장을 배척하는 이유가 됐다.
콘티와 작화의 유기적 결합… 법원 "분리 불가능한 단일 저작물"
단독 저작권 주장은 기각되었으나, 재판부는 게임 개발사와 웹툰 작가가 웹툰을 함께 창작한 공동저작자라는 예비적 청구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게임 개발사 관계자들이 웹툰의 주제, 배경, 등장인물 설정 등을 구체화하고 이를 컷 구조와 대사 등으로 정리한 콘티를 웹툰 작가에게 제공한 점에 주목했다.
웹툰 작가가 이를 바탕으로 작화를 완성하는 과정에서 게임 개발사가 캐릭터의 표정, 의상, 구도 등에 대한 구체적인 수정 의견을 제시했고 웹툰 작가가 이를 반영해 웹툰을 완성한 사실도 확인됐다.
재판부는 "원고와 피고는 별도의 창작물이 아닌 이 사건 웹툰을 완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콘티와 작화를 수행해 공동창작의 의사가 인정된다"라며 "줄거리, 대사, 그림, 연출방법 등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어 각자 이바지한 부분을 분리하여 이용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1심 재판부는 게임 개발사가 단독 저작권자임을 확인해 달라는 주위적 청구는 기각하고, 게임 개발사와 웹툰 작가가 공동저작자 지위에 있음을 확인 판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