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락산, 불암산 '정상석' 도난…잡히면 적용 가능한 처벌 조항을 따져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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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락산, 불암산 '정상석' 도난…잡히면 적용 가능한 처벌 조항을 따져봤다

2022. 03. 25 18:38 작성
강선민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mea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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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쪽같이 사라진 수도권 일대 산 정상 표지석

소유권 누구 것인지에 따라 처벌 조항 달라져

최근 수도권 일대 산 정상석들이 사라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 사건 용의자가 잡힌다면, 어떤 법적 책임을 지게 되는지 알아봤다. 사진은 남양주시 불암산 애기봉에 정상석이 사라진 모습과 끌고 가면서 생긴 것으로 보이는 흔적. /연합뉴스

경기 의정부와 남양주 일대 산들이 수난을 겪고 있다. 등산 명소로 많은 사랑을 받는 수락산과 불암산 등에서 정상(頂上)에 다다르면 볼 수 있는 표지석이 하나 둘 사라지고 있기 때문.


지난달부터 수락산에서만 도설봉, 도정봉, 주봉 3곳의 정상석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지난 24일엔 인근 불암산의 애기봉 정상석 역시 본래 위치에서 한참 떨어진 언덕에서 발견됐다. 현재 관할 지자체들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정상석을 훼손한 용의자를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또한 추가 범죄를 막기 위해 인근 산 정상들의 현황도 확인 중이다.


산을 아끼는 사람들을 허탈하게 만드는 황당한 범행. 로톡뉴스는 이 사건 용의자가 잡힌다면 적용할 수 있는 처벌 조항에 대해 알아봤다.


시에서 직접 설치한 불암산 정상석은? '절도죄' 내지 '공용물건손상죄'

우선, 정상 표지석을 누가 설치했는지에 따라 처벌 조항이 달라질 수 있다.


현재 소유권이 명확한 건 불암산 애기봉 정상석이다. 불암산 관할인 남양주시에서 직접 설치한 것이기 때문. 이처럼 소유권이 분명한 경우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혐의는 절도죄다.


서초동의 A 변호사는 "남양주시가 직접 설치·관리해온 불암산 정상석은 지자체 소유"라면서 "이처럼 누군가 점유하고 있는 물건을 절취했다면 절도죄가 성립한다"고 짚었다.


옳은 법률사무소의 강승구 변호사도 "시 소유의 정상석이 도난당한 거라면, 범인을 절도죄로 처벌할 수 있다"고 의견을 함께 했다.


이러한 절도죄는 6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된다(형법 제329조). 현재 무거운 정상석을 홀로 옮기진 못했을 거라는 추정도 나오고 있는데, 만약 2명 이상이 공동으로 범행을 했다면 특수절도로 가중처벌된다(형법 331조 제2항). 이 경우 벌금형 없이 1년 이상 10년 이하 징역이다.


법률 자문


'옳은 법률사무소'의 강승구 변호사, '법무법인 대건'의 장현경 변호사. /로톡뉴스·로톡DB
'옳은 법률사무소'의 강승구 변호사, '법무법인 대건'의 장현경 변호사. /로톡뉴스·로톡DB


지자체 소유 물건을 훼손한 것이니, '공용물건손상죄'를 적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법무법인 대건의 장현경 변호사는 "형법 제141조 제1항은 공무소에서 사용하는 물건을 손상시킨 경우 7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며 "판례에 따르면, 반드시 관공서 내부에 있는 물건이 아니라도 공무상 목적이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관리하는 물건을 손상 시켰다면 이 조항이 적용될 수 있다"고 짚었다.


누가 설치했는지 알 수 없는 수락산 정상석은? '점유이탈물횡령죄' 가능

한편, 수락산에서 사라진 정상석들은 불암산과 달리 시에서 설치한 게 아니었다. 관할 지자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수십년전 등산객 중 누군가가 설치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 즉, 현재로선 소유자가 누구인지 분명하지 않은 상황이다.


강승구 변호사와 장현경 변호사는 "절도죄는 타인이 점유하는 재물을 훔쳤을 때 성립한다"면서 "현재 주인이 누구인지 알 수 없는 무주물(無主物)이라면 피해자가 존재하지 않는 만큼 절도죄는 성립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이와 관련해 서초동의 A 변호사는 "수락산 정상석들의 경우 절도죄 대신 점유이탈물횡령죄는 적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해당 변호사는 "지자체 관계자 등에 따르면, 수십년전 누군지 알 수 없는 사람이 수락산에 정상석을 세운 상황"이라며 "이런 경우 길에 떨어져 있는 남의 유실물을 주워간 것과 유사한 만큼 점유이탈물횡령죄를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짚었다.


이 혐의가 적용되면 설치자, 즉 정상석 소유자가 누구인지 찾을 수 없어도 범죄 성립에는 영향이 없다는 게 A 변호사의 설명이다. 점유이탈물횡령죄는 1년 이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 벌금 등으로 처벌된다(형법 제360조 제1항).

이 기사는 로톡뉴스의 윤리강령에 부합하는 사실 확인을 거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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