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며 "3억 주겠다" 별도 합의했는데… '소송 금지' 조항 내세워 거부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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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하며 "3억 주겠다" 별도 합의했는데… '소송 금지' 조항 내세워 거부한다면?

2026. 09. 06 13:40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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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소유 아파트 매각 앞두고 말 바꾼 전 배우자

변호사들 "돈 빼돌리기 전 이것부터 서둘러야"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A씨는 이혼 조정이 성립되던 날, 전 배우자 B씨와 별도의 합의서를 작성했다. B씨가 A씨에게 3억을 지급한다는 내용이었다. 지급 시기는 두 사람이 공동으로 소유한 아파트가 팔리고 잔금을 받은 날로부터 5영업일 이내로 정했다.


최근 아파트 매매 계약이 체결돼 잔금일이 정해졌고, 약속대로라면 A씨는 3억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B씨가 돌연 지급을 거부하고 나섰다. 이혼 조정조서에 있는 '향후 일체의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다'는 부제소 합의 조항을 근거로 들었다.


A씨는 B씨가 조정 이후에도 카카오톡으로 지급을 약속했던 대화 내용을 다수 확보했다. 과연 A씨는 약속된 3억을 받을 수 있을까?


조정조서의 '소송 금지' 합의, 별도로 쓴 각서에도 효력 미칠까


A씨가 3억을 받을 가능성은 크다. 변호사들은 조정조서와 별도로 작성된 합의서의 효력은 독립적으로 인정될 여지가 높다고 분석했다.


법적으로 부제소 합의는 합의 당시 예상 가능한 범위의 특정한 법률관계에만 효력이 한정되는 경향이 있다. 이 사건의 경우, 조정 직전에 양측이 서명한 별도 합의서가 조정 협의 범위에 포함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법무법인(유한) LKB평산 김정길 변호사는 "조정 대리인조차 그 존재를 몰랐다면 해당 채권이 조정 대상이나 협의 범위에 포함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법률사무소 평정 이시완 변호사도 "부제소합의는 합의 당시 예상 가능한 범위의 특정한 법률관계에 한정될 때에만 유효하다"고 짚었다.


특히 B씨가 조정 이후에도 카카오톡으로 지급 의사를 밝힌 점은 A씨에게 매우 유리한 증거다.


예서 법률사무소 배재용 변호사는 "조정 후 지급 인정 메시지는 (상대방 주장에 대한) 중요한 반박자료가 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법무법인 유수 유수빈 변호사는 "실제로 별도 약정이 있었더라도 포괄적인 부제소 조항 때문에 청구가 각하된 사례가 있어 이 위험을 가볍게 볼 수는 없다"며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변호사들 "돈 빼돌리기 전에 가압류부터 서둘러야"


변호사들은 소송 가능성을 따지기 전에 A씨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시급한 조치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바로 B씨의 재산을 묶어두는 가압류 절차다.


B씨가 아파트 매각 잔금을 받아 현금화한 뒤 다른 곳으로 빼돌리거나 써버리면, 나중에 A씨가 소송에서 이기더라도 돈을 돌려받기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법률사무소 평정 김단 변호사는 "잔금일 이전에 상대방의 매매잔금채권 또는 예금채권에 대한 가압류 신청이 현실적으로 가장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유) 에스제이파트너스 강지웅 변호사 역시 "잔금 수령 즉시 자금을 은닉하거나 소비할 위험이 크다"며 "매수인을 제3채무자로 하여 상대방의 아파트 매매대금 잔금채권에 대해 채권가압류를 신청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가압류를 신청할 때는 법원에 담보를 제공해야 한다. 변호사들은 통상 청구 금액인 3억원의 10~20% 수준인 3000만원에서 6000만원 사이에서 담보액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급일은 아직인데…지금 바로 소송 걸 수 있나


지급일이 아직 두 달가량 남았지만, 지금 당장 소송을 제기하는 것도 가능하다. '장래이행의 소'라는 제도 덕분이다.


장래이행의 소는 채무자가 이행기가 닥치기 전부터 미리 채무의 존재를 다투며 지급을 거부할 때, 권리자가 미리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소송이다.


디센트 법률사무소 임호균 변호사는 "현재 상대방이 지급의무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면 장래이행청구 가능성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A씨는 잔금일까지 기다릴 필요 없이 가압류와 함께 본안 소송을 미리 진행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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