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사직서를 안 받아 줍니다" 대기업 이직 앞둔 직장인의 고민, 해결해드립니다
"회사가 사직서를 안 받아 줍니다" 대기업 이직 앞둔 직장인의 고민, 해결해드립니다
이직 성공했는데⋯현(現) 직장에서 사직 처리 거부
곧 새로운 회사 출근일인데⋯문제 생길까 '전전긍긍'
변호사들 "'이렇게' 하면 큰 문제 없다"

재취업을 노리던 직장인 A씨는 마침내 원하던 대기업에 합격 통보를 받았지만, 고민이 생겼다. 현 직장에 사직서를 냈지만 수리를 해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재취업을 노리던 직장인 A씨. 마침내 원하던 대기업에 합격 통보를 받았다. A씨는 곧장 재직 중인 회사에 사직서를 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인사팀에서 별말이 없다. 다시 한번 퇴사 의사를 밝히니, 회사에선 청천벽력같은 내용을 전달했다.
"업무를 대신할 신입직원이 입사하기 전까지 사직 처리는 안 됩니다."
당장 다음 주가 새로운 회사로 출근인데 마음이 조급해진 A씨. 무단퇴사도 생각해봤다. 하지만 새로 가게 될 회사에서 "기존 회사에서 퇴사를 완료할 것"이라는 조건을 걸었다. 사직서를 내면 퇴사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었다.
최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A씨의 안타까운 사연. 여기에는 A씨에게 조언하는 다양한 댓글이 달렸다. "통보만 하면 된다" "사직서 제출하고 7일 이후부터는 문제없다" 등으로 각각 다른 내용이었다.
도대체 어떤 내용이 맞는 걸까. 실제로 A씨처럼 직장의 사직 처리가 필요한 직장인의 경우 어떻게 해야 할지 알아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A씨는 내일부터 당장 회사에 나가지 않아도 퇴직금 감소, 징계 등 불이익을 받을 순 있지만 법적으로 문제는 없다. 법무법인 태원의 김남석 변호사는 "근로자가 퇴사를 하는 경우 특별한 제한이 없다"고 했다.
민법 제660조 1항에 따르면 '고용 기간에 대한 약정이 없는 경우' 근로자는 언제든지 사직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사직 처리가 바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효력이 발생할 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렇게 되면 근무할 의무가 있는 게 아닐까 싶지만 그렇다고 회사가 출근을 강제할 수는 없다. 근로기준법 제7조에 따라 근로자의 자유의사에 반하는 근로를 강요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직서의 '효력'이 발생하는 건 '일정 기간'이 지난 후다. 시급제였는지, 월급제였는지에 따라 계산법이 다소 다르지만 시간이 지나면 효력이 발휘된다는 점은 동일하다.

법무법인 이평의 양지웅 변호사는 "민법 제660조에 관련 내용이 있다"며 "회사 측이 사직 처리를 거부하면 사직서를 제출한 날로부터 1개월이 지난 때에 효력이 발생한다고 돼 있다"고 했다.
월급을 받던 직장인의 경우 ① 근무 기준일이 매달 '1일부터 말일'까지 ② 월급날은 매월 15일이라면, 법적으로 사직 처리가 되는 날은 월급 날짜 이후 첫 근무 기준일이다. 예를 들어 10월 20일에 "그만두겠다"고 의사 표시를 했다면 월급 날짜(11월 15일)가 지난 12월 1일이다.
이 기간이 지나면 회사는 사직 의사를 밝힌 근로자를 사직 처리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건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했다는 '증거'를 남기는 것이라고 변호사는 말했다. '변호사 이연랑 법률사무소'의 이연랑 변호사는 "사직서 등을 통해 퇴직의 의사를 확실히 밝히고, 사직의 의사를 밝혔다는 점에 관한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이러한 증거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법무법인 다움의 이성준 변호사는 "새로운 직장에서 단지 사직서가 수리가 안 된 것뿐인지, 아니면 이중취업인지 구분하려고 할 수 있다"며 "재직 중인 직장에 사직의 의사 표시를 명시적으로 했는지 확인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양지웅 변호사는 "증거로 남기기 위해서는 내용 증명, 이메일, 카카오톡, 문자 등으로 사직서를 제출하는 게 좋다"고 했다. 그 중 내용 증명이 가장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김남석 변호사는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사직서의 복사본은 보관해두는 게 좋다"고 했다.
법률 자문

하지만 사직서가 처리되지 않은 상태로 새로운 회사에 입사한다면 '이중 취업'이라고 보고 불이익이 생기지 않을까. 우선 가장 큰 문제는 4대보험이 이중으로 처리되는 등이다.
이에 대해 이성준 변호사는 "엄밀하게 이중취업은 아니다"라며 "단지 전 직장에서 사직서를 수리하지 않고, 4대 보험 상실 신고를 하지 않은 상태"라고 했다.
큰 걱정할 필요 없지만, 확실하게 정리하고 싶다면 방법은 있다. 이연랑 변호사는 "근로자가 직접 근로복지공단에 상실신고를 할 수 있다"며 "상실신고 처리까지 됐다면 새로운 직장의 입사 조건도 충족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김남석 변호사도 "4대 보험의 경우 관련 기관에 사정을 알리면 처리해준다"고 했다.
혹시 사직서 미처리를 이유로 새로운 회사가 A씨의 입사를 취소하면 어떨까. 이에 대해 양지웅 변호사는 "A씨의 채용이 정해진 상황이라면 근로계약상 근로자로 채용됐다고 볼 수 있다"며 "입사를 취소한다는 것은 해고에 해당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필요하다"고 했다. 즉 새로운 회사의 일방적인 입사 취소는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취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