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생수병 사건'에, 경찰 "숨진 직원 입건했다"⋯사망한 사람도 입건할 수 있나요?
'미스터리 생수병 사건'에, 경찰 "숨진 직원 입건했다"⋯사망한 사람도 입건할 수 있나요?
"물에 독극물 탔다" 의혹 불거진 '생수병 사건'
사건 직후, 자택에서 사망한 채 발견된 직원을 피의자로 입건한 경찰
보통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 종결하는데, 이번엔 왜 다른 걸까

'독극물 생수병 사건' 수사가 시작된 가운데 경찰이 극단적 선택을 한 직원에 '특수상해' 혐의를 적용해 피의자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사망한 사람을 입건한다? 가능한 걸까? 해당 이미지는 기사와 관련 없느 참고용 이미지. /셔터스톡
최근 서울 서초구의 한 회사에서 벌어진 '생수병 사건'은 모든 행보가 미스터리 자체다.
생수병 안에 있는 물을 마시고 복통을 호소하거나 중태에 빠진 직원들. 이 회사에선 사건 2주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한 직원이 사무실 안에 있던 탄산음료를 마셨다가 이상 증세를 보인 것. 그런데 회사는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또 비슷한 사건으로 직원 2명이 쓰러졌지만, 회사는 이번에도 경찰에는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피해자가 나온 뒤, 병원의 신고로 뒤늦게 진행된 수사. 그런데 경찰 수사가 진행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회사 직원 A씨가 자택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경찰은 A씨가 약물을 이용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씨 집 안에선 다수의 독성 약물이 발견됐는데, 그 가운데는 탄산음료에서 검출된 약물도 있었다.
의혹만 많을 뿐 사실관계가 뾰족하게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경찰이 사망한 A씨를 특수상해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서울 서초경찰서는 "A씨를 이 사건 피의자로 입건했다"며 "압수수색 등을 통해 사건의 실체를 밝히겠다"고 전했다.
그런데, 이미 죽은 사람도 '입건'이 가능한 걸까?
범죄 혐의를 받는 사람이 사망하면 수사도 종결된다는 것이 정설(定說)로 여겨진다. 경찰수사규칙 등에 따르면 그렇게 규정되어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왜 다르게 진행되는 걸까.
법률자문

이에 대해 법무법인 비츠로의 정현우 변호사는 "생수병 사건과 관련해 혹시라도 다른 용의자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므로, 해당 사건의 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수순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때 경찰이 말하는 '입건'이란, 단순히 피의자를 경찰서로 불러들인다는 말이 아니라 '수사를 개시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추후 다른 용의자가 발견되지 않을 경우 피의자 사망으로 인한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이 종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법무법인(유) 강남의 이필우 변호사도 "통상 피의자가 사망하면 그에 대한 수사가 종결되는 게 맞다"면서도 "하지만 이는 피의자가 단독으로 한 범행이 확실한 경우"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번 '생수병 사건'처럼 망자인 용의자 A씨를 경찰이 입건한 건, 사건과 연관된 공범을 추가로 확인하기 위한 조치로 이해된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범행에 독극물이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만큼 누가 A씨에게 이 약물을 판매하거나 제공했는지, 사무실 안에서 독극물을 생수병 안에 주입했다면 당시 도움을 준 사람은 없었는지 등도 경찰이 수사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결국, 피의자 사망과는 별개로 추가 연관된 범죄를 파헤치기 위해서라도 수사 개시가 불가피했을 거라는 게 변호사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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