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성 징역 구형이 보여준 '양육비 미지급'의 무게…이제 안 주면 감옥 간다
김동성 징역 구형이 보여준 '양육비 미지급'의 무게…이제 안 주면 감옥 간다
"돈 없어서 못 준다" 버티기, 이제 안 통한다
검찰, 김동성에 이례적 실형 구형

예능 '우리 이혼했어요'에 출연한 김동성 모습. /연합뉴스
양육비 미지급은 그동안 개인 간의 돈 문제로 치부되어 왔다. 하지만 최근 법조계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유명인의 재판을 기점으로 양육비 미지급을 범죄로 다스리겠다는 시그널이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서는 쇼트트랙 국가대표 출신 김동성 씨의 사례를 통해 달라진 양육비 법적 처벌 수위를 집중 조명했다.
"양육비 8천만 원 미지급"...검찰, 김동성에 '징역 4개월' 구형
최근 검찰은 양육비이행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동성 씨에게 징역 4개월을 구형했다. 김 씨는 이혼 후 전처에게 지급해야 할 양육비 약 8,000만 원을 수년간 지급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과거에는 양육비를 안 줘도 기껏해야 감치(유치장 구금) 정도에 그쳤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박민희 변호사(로엘 법무법인)는 "김동성 씨는 이미 감치명령을 받았음에도 1년 넘게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아 형사 재판에 넘겨진 케이스"라며 "양육비이행법이 강화되면서 이제 양육비 미지급도 감옥에 갈 수 있는 범죄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드파더스'의 역설... "돈 못 받은 엄마가 명예훼손 피소"
그동안 양육비 미지급 문제는 법보다 망신 주기에 의존해 왔다. 대표적인 것이 양육비 미지급자들의 신상을 공개했던 사이트 '배드파더스'다. 김동성 씨의 전처 역시 이 사이트를 통해 미지급 사실을 알리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양날의 검이었다. 박 변호사는 "양육비를 받지 못한 피해자가 오히려 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사적 제재 논란 속에 배드파더스 운영자가 유죄 판결을 받기도 했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법대로 해서는 돈을 받을 수 없다"는 현실을 반증하는 사례로 남았다.
돈 받는 데만 2년... 범죄자 양산하는 '느림보 행정'
왜 법원 판결문은 종이 조각이 되었을까. 복잡한 절차가 문제다. 양육비를 안 주면 바로 처벌받는 것이 아니다. 이행명령, 감치명령, 재산 조회 등을 거쳐야 하는데, 상대방이 위장 전입 등으로 송달을 피하면 이 과정만 수년이 걸린다.
박 변호사는 "채무자들 사이에서는 '안 지켜도 큰 불이익이 없다'는 인식이 팽배하다"며 "제도는 있지만 집행 과정이 너무 느리고 강제력이 약해, 사실상 버티기 작전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꼬집었다. 2021년 기준 양육비 전액 지급률이 고작 4.6%에 불과한 이유다.
법원의 대반격 "안 주면 감옥 보낸다"
하지만 최근 사법부의 온도가 달라졌다. 지난 3월, 10년 넘게 양육비 1억 4,900만 원을 주지 않은 50대 남성에게 법정 최고형인 징역 1년이 선고되고 법정 구속된 것이 신호탄이었다.
박 변호사는 "과거에는 양육비 미지급을 민사상 채무 불이행으로만 봤지만, 이제는 아동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학대 행위로 보는 인식이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경제적 능력이 충분함에도 고의적으로 재산을 숨기고 양육비를 주지 않는 악성 채무자의 경우, 법원은 이를 가장 불리한 양형 요소로 판단하고 있다.
물론 실직이나 중증 질병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입증되면 정당한 사유로 인정받아 처벌을 피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형편이 어렵다"는 말만으로는 더 이상 법망을 빠져나가기 어렵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