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 딱 막은 '비매너 주차' 차에 스프레이 뿌렸는데⋯합의해도 처벌 된다고?
집 앞 딱 막은 '비매너 주차' 차에 스프레이 뿌렸는데⋯합의해도 처벌 된다고?
집 앞 막은 정체불명 차량에 음식물 쓰레기 버리고 스프레이 뿌린 A씨
경찰 "재물손괴죄로 조사받아야 한다"⋯합의하면 처벌 피할 수 있을까?
변호사들 "안타깝지만 합의도, 보험처리도 불가능"

집 앞을 가로막고 있는 정체불명의 차량에 홧김에 스프레이를 뿌린 A씨. 합의해도 처벌될 수 있고 보험처리도 안 된다고 한다. 왜일까? / 게티이미지코리아
A씨의 집 앞. 정체불명의 자동차가 자리를 떡하니 차지하고 있다. 몇 날 며칠을 기다렸지만 차주는 차를 뺄 생각도 하지 않았다.
참다못한 A씨는 복수를 실행에 옮겼다. 차량 일부에 음식물 쓰레기와 스프레이를 뿌린 것. 하지만 곧 가슴 철렁할 소식이 전해졌다.
"경찰서입니다. 재물손괴죄로 조사받으러 오셔야 합니다."
A씨는 처벌만은 피하고 싶다. 교통사고처럼 상대방과 합의하면 되는 건지, 차량 수리비는 보험처리가 가능한지 궁금하다. 하지만 돌아온 변호사들의 답은 어두웠다. "재물손괴죄는 합의를 해도 처벌될 수 있고, 보험처리도 안 될 것"이라고 했다. 왜 그런지 정리했다.
변호사들은 A씨에게 "재물손괴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죄(형법 제 366조)는 타인 소유의 재물 등을 손괴(망가뜨림)하여 원래 용도대로 사용할 수 없게 만든 경우 성립한다. A씨가 고의로 남의 차량에 손상을 입혔다면 경찰이 검토하고 있는 해당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A씨는 차량을 직접 부수지는 않았다. 그래도 이 죄가 성립하는 걸까. 변호사들은 "그럴 수 있다"고 했다. 법무법인 법승의 박주희 변호사는 "차량의 일시적인 효용을 해치는 것도 재물손괴로 볼 수 있다"며 "단순히 지저분하게 한 정도를 넘어 스프레이까지 썼다는 점에서 이 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 비슷한 사건에서 "재물손괴죄가 맞는다"고 한 판례가 있다. 지난 2007년 대법원 판례다. 당시 법원은 스프레이로 건물 벽면 등에 낙서한 행위를 두고 "재물손괴죄가 성립한다"며 "건물의 효용을 해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A씨는 피해자와 합의한다고 해서, 확실하게 처벌을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재물손괴죄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한가람의 한승진 변호사는 "재물손괴죄는 합의해도 처벌될 수 있다"며 "다만 피해자와 합의를 통해 형을 깎아달라고는 할 수 있다"고 했다.
현재 상대 차량의 수리비는 약 30만원 정도로 파악된다. 보험처리는 할 수 있을까. 역시 "어렵다"는 답이 돌아왔다. 박주희 변호사는 "이 사건은 교통사고가 아니고, 운전 중에 발생한 사건 역시 아니기 때문에 보험 처리로 끝날 수 없다"고 했다.
다만 박 변호사는 "피해 규모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와 합의를 한다면 기소에 이르진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유죄는 인정되지만, 재판에 넘기지 않는 기소유예 처분 정도로 그칠 수는 있다는 취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