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없는데 책 팔겠다고 한 이승만 전 대통령 아들? "상속 포기한 줄 몰랐다"
저작권 없는데 책 팔겠다고 한 이승만 전 대통령 아들? "상속 포기한 줄 몰랐다"
이승만 전 대통령이 쓴 '재팬 인사이드 아웃' 저작권 논란
이 전 대통령 아들, 출판사와 저작권 계약 맺고 보니 상속 포기 상태
저작권도 상속 대상⋯상속 포기했다면? 다음 순위 상속인에게 넘어간다

이승만 전 대통령이 쓴 '재팬 인사이드 아웃'(Japan Inside Out)의 저작권을 두고 논란이 불거졌다. 아들인 이인수 박사가 책 저작권을 넘기겠다며 출판사로부터 계약금까지 받았지만, 실은 저작권을 갖고 있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연합뉴스·이승만기념관 홈페이지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지난 2017년, 모 출판사 대표가 이승만 전 대통령 아들인 이인수 박사와 저작권 양도 계약을 맺었다. 이 전 대통령이 1941년 당시 국제 정세를 분석해 저술한 '재팬 인사이드 아웃'(Japan Inside Out)의 저작권을 넘겨 받기 위해서다. 이 대가로 출판사 대표는 이인수 씨에게 계약금 300만원도 건넸다.
그런데 황당한 일이 일어났다. 사실 이인수 씨는 이 책의 저작권을 소유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어떻게 된 일일까?
과거 이승만 전 대통령은 자신의 아내인 프란체스카 여사에게 책에 대한 저작권을 넘긴 상태였다. 그런데, 아들 이인수 씨는 양어머니인 프란체스카 여사의 재산 상속을 포기했다. 상속 포기는 상속인으로서 모든 지위를 포기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피상속인으로부터 물려받을 수 있는 재산과 채무 등에 대한 모든 권한을 내려놓는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책의 저작권도 상속재산에 포함된다는 점이다. 상속재산이라고 하면 흔히 부동산이나 은행 예금 등을 많이 떠올리지만, 각종 창작물에 대한 권리를 의미하는 저작권도 상속 대상이다.
다시 말해, 이 전 대통령이 쓴 책의 △저작권도 상속재산이고 △이를 물려받을 수 있는 권한을 이 박사가 스스로 포기했으니 △저작권을 행사할 수 없었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현재 이 전 대통령이 쓴 저서의 저작권은 누구에게 있을까? 바로 이 전 대통령의 손자이자 이인수 씨의 아들에게 있다. 민법에 따르면, 상속 순서는 직계비속인 아들과 딸이 1순위다(제1000조 제1항 제1호). 다만, 아들과 딸이 상속이 불가능하거나 상속을 포기하는 경우엔 그다음 직계비속인 손자와 손녀가 받게 된다. 이에 따라 이인수 씨가 포기한 저작권 역시 그 자녀에게 상속됐던 것이다.
이와 관련해 출판사와 이인수 씨의 저작권 사기 분쟁을 수사해온 경찰은 최근 '혐의없음'으로 판단, 불송치 결정을 했다. 23일, 서울 혜화경찰서는 "저작권 상속이 오래전 일이다 보니 이 박사가 사실관계를 혼동한 것으로 보인다"며 "출판사로부터 계약금을 가로챌 사기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 이유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