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진료 안 봅니다" 피부과 진료 거부, 법적 문제 없나
"아토피 진료 안 봅니다" 피부과 진료 거부, 법적 문제 없나
SNL 풍자 영상으로 점화된 '피부과 진료 거부' 논란
미용 시술만 고집하는 병원 실태 꼬집어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시즌8 ‘스마일 클리닉’ 영상 캡처
최근 소셜미디어 등 온라인상에서는 쿠팡플레이 코미디 프로그램 'SNL 코리아' 시즌8에 등장한 피부과 관련 에피소드가 널리 공유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해당 영상은 아토피 피부염으로 고통받는 환자가 병원 간판만 보고 찾아갔다가, 일반 피부 질환이라는 이유로 문전박대당하는 현실을 풍자했다.
극 중 상담 실장과 일반의는 아토피가 진료 과목에 없다며 환자를 전문 병원으로 돌려보내려 제지한다.
이에 환자가 간판에 적힌 명칭을 지적하며 항의하던 중, 병원에 소속된 피부과 전문의가 등장해 자신이 진료하겠다며 나선다.
진료를 마친 환자가 비전문의를 이발사에 빗대어 조롱하는 결말로 마무리되는 이 촌극은, 피부 질환 진료를 외면하는 일부 미용 중심 의원들의 실태를 짚어내며 네티즌들의 큰 공감을 샀다.
이처럼 간판에 피부과를 표기한 의원이 수익성을 이유로 일반 피부 질환 진료를 거부하는 행위와 관련해, 현행 의료법과 판례는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미용 목적 이유로 진료 거부 시 엄격한 제재 대상
가장 논란이 되는 진료 거부 행위는 의료법 위반 소지가 크다.
의료법 제15조 제1항은 의료인이나 의료기관 개설자가 진료 요청을 받으면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의원 측이 "아토피가 진료 과목에 없다"거나 "미용 시술만 한다"고 주장하더라도 이는 법적으로 진료를 거부할 정당한 사유로 인정되기 어렵다.
민법상 위임계약 성격을 지니는 의료계약의 취지에 따르면, 비전문의도 법적으로 피부과 진료가 가능하며 진료과목으로 피부과를 표기한 이상 진료 의무가 발생한다고 해석되기 때문이다.
판례의 기준에 비추어 볼 때, 해당 의원에 의사가 없거나 시설 및 장비 부족으로 물리적 진료가 불가능한 경우 등 극히 예외적인 상황에서만 진료 거부가 정당화될 가능성이 높다.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 거부 금지 의무를 위반할 경우 의료법 제90조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또한 관할 보건소의 시정명령이나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 대상이 될 수 있다.
나아가 부당한 진료 거부로 인해 환자가 치료 시기를 놓쳐 증상이 악화되거나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등 피해를 입었다면, 의료기관은 민법 제750조에 따른 불법행위 손해배상 책임 및 위자료 지급 의무를 지게 된다.
비전문의 진료 자체는 합법… 핵심은 '간판 표기'
한편, 현행 의료법 제2조 제2항 제1호에 따르면 의사 면허를 보유한 비전문의도 피부과 진료를 하는 것은 법적으로 허용된다.
전문의와 비전문의의 법적 차이는 진료 범위가 아니라 '전문과목 표시' 여부에 있다.
의료법 제77조 제2항에 따라 피부과 전문의 자격을 인정받은 자만이 의원 명칭에 '피부과의원'과 같이 전문과목을 직접 표시할 수 있다. 비전문의는 '진료과목 피부과'라는 방식으로만 표기가 허용된다.
만약 비전문의가 전문의인 것처럼 광고하거나 명칭을 사용할 경우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이와 관련된 과거 재판에서 사건을 맡은 대구지방법원은 피부과 전문의가 아님에도 의원 옥외 광고 간판 및 출입문,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피부과 전문의'라고 기재한 사안을 두고 거짓이나 과장된 내용의 의료광고로 판단해 의료법 위반으로 유죄를 선고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