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성 학폭 사실, 허위 단정 어려워"…폭로자 상대 1천만 원 청구 기각
"진해성 학폭 사실, 허위 단정 어려워"…폭로자 상대 1천만 원 청구 기각
손배소 제기했으나...
법원, '허위사실' 단정 어려워

트로트 가수 진해성
트로트 가수 진해성은 2020년 말부터 2021년 초까지 F에서 방송된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에서 우승하며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우승 이틀 뒤인 2021년 2월 22일, 인터넷 포털사이트 게시판 'H'에 'I'이라는 닉네임을 쓰는 네티즌이 '진해성의 학교폭력 의혹'을 제기하는 글을 게시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게시글의 주요 내용은 "가수 진해성이 특정 중학교 재학 시절 친구를 구타하고 성희롱하는 등 학교폭력을 저질렀다"는 것이었다. 이 내용은 곧바로 다수 언론을 통해 기사화되며 빠르게 확산했다.
이에 대해 진해성의 소속사인 원고 회사는 당일, "본인과 동창 및 지인들에게 확인한 결과 네티즌 I의 게시글은 사실이 아님을 확인했고,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의혹에 강력히 대응했다.
하지만 네티즌 I은 이후에도 두 차례 추가 게시글을 올리며 자신의 주장이 사실임을 거듭 강조했다.
피고 D의 지속적인 폭로, 결국 방송 출연 취소로 이어져
네티즌 I의 최초 폭로 이후, 피고 D는 2021년 2월 28일부터 약 6개월간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 '이 사건 각 게시물'을 지속적으로 게시하며 의혹을 공론화했다.
이 게시물들의 핵심은 "진해성이 일진 학교폭력 가해자가 맞다"는 주장과 함께, "진해성과 소속사가 허위 기사를 통해 피해자의 말을 거짓으로 매도하고 법적으로 겁박하는 등 여론을 무마하며 방송활동을 계속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피고 D는 단순히 온라인상에서 글을 올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진해성의 출연 예정인 방송사나 행사 관계자들에게 출연 금지를 요청하는 민원을 제기하거나, 언론사에 의혹 취재를 요청하기도 했다.
심지어 L 신관 건물 앞에 대형 현수막을 게시하며 "학폭대장 진해성 출연강행, L 공연간판 뜯어내라!"라는 문구를 통해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이러한 의혹과 폭로가 이어지면서 가수 진해성의 방송 프로그램 출연 일정이나 특정 지역 자치단체 홍보대사 위촉 계획이 취소되거나 무산되었고, 심지어 이미 촬영된 방송분에서도 진해성이 출연한 부분이 전부 삭제되어 송출되는 등 활동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다.
법원의 결정적 판단, "학교폭력 사실, 허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
가수 진해성과 소속사는 피고 D의 행위로 인해 명예훼손, 모욕 및 업무방해로 피해를 입었다며 피고 D를 상대로 총 1,000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원고 측은 피고가 '진해성이 일진 학교폭력 가해자가 맞다'는 등의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0민사부는 2025년 9월 5일 선고(2021가합573259)에서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며 피고 D의 손을 들어주었다.
법원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핵심적인 이유에 근거한다.
"진해성이 학교폭력을 가하지 않았음"이 입증되지 않았다
법원은 명예훼손의 경우 허위성에 대한 입증책임이 원고에게 있다는 법리를 제시하며, 원고 측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적시한 '진해성이 학창시절 일진이었으며, 학교폭력을 저질렀다'는 사실(이 사건 적시 사실)이 전체적으로 보아 허위의 사실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보았다.
- 동창들의 구체적 진술: 진해성과 같은 중학교를 졸업한 동창들은 공통적으로 "진해성이 중학교 재학 시절 '일진'이었다"고 진술했다. 특히 P은 "진해성을 비롯한 일진 무리로부터 빈번하게 폭행을 당하였다"는 내용과 폭행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묘사한 진술서를 제출했다. 원고 측은 다른 동창의 진술서를 들어 P의 진술을 반박했지만, 법원은 이 반박만으로 P의 진술서 신빙성을 부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 익명 게시글의 구체성: 최초의 네티즌 I 게시글과 이후의 익명 제보들은 학교폭력 피해자의 주관적 심정 등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알기 어려운 세부적인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있어, 익명이라는 이유만으로 신빙성이 전혀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 학생기록부만으로 증명 부족: 진해성의 중학교 학생기록부에 '교우관계 원만' 등 긍정적인 내용만 있고 징계 사실이 없다는 점에 대해, 법원은 학교폭력은 보복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선생님이나 부모님에게 알려지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기록이 없다고 해서 학교폭력이 없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명시했다.
공공의 이익을 위한 행위로 위법성 조각
법원은 설령 이 사건 적시 사실이 진실이 아니더라도, 피고의 행위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판단했다.
-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 연예인인 진해성은 대중에게 광범위한 영향력을 가지며, 특히 우승 직후 홍보대사 위촉 지위까지 있었으므로, 그의 학교폭력 가담 여부는 단순히 사생활 문제가 아닌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이라고 보았다.
- 진실이라고 믿을 상당한 이유: 피고 D는 최초 게시글의 구체적인 내용과 함께 SNS를 통해 중학교 졸업생들에게 연락하고 제보를 받는 등 나름대로 충분한 조사를 거쳐 사실관계를 확인한 후 게시물을 올렸다고 보았다.
- 주요 목적은 공공의 이익: 피고가 '진실을 국민에게 알리고 정화작업을 통해 살기 좋은 지역과 나라가 되기를 바란다', '피해자를 돕고자 나섰다'는 등 밝힌 동기와, 학교폭력 가해자가 방송에 출연하여 대중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막으려 했던 일련의 행위를 고려할 때, 부수적으로 사적 목적이 있었더라도 주요한 목적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다고 판단했다.
결과적으로 법원은 피고 D의 행위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이나 모욕·업무방해라고 인정할 수 없으므로,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