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걷어차고 가위로 협박'...춘천 유치원 학대 의혹, CCTV는 '먹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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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걷어차고 가위로 협박'...춘천 유치원 학대 의혹, CCTV는 '먹통'

2025. 11. 20 10:42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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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로 손가락을 자르겠다" 충격 발언

학대 의혹 벗지 못하는 교사와 증거 없는 부모들의 절규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강원 춘천시 한 유치원에서 5세 아동들이 담임교사로부터 신체적·정서적 학대를 당했다는 충격적인 진술이 나와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문제는 사건의 진실을 가려줄 핵심 증거가 현장에 없다는 점이다. 유치원 교실과 교무실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가 통신 연결 불량으로 '먹통' 상태였기 때문이다.


5세 아동들의 고백

사건은 지난 13일 저녁, 학예회 발표를 하루 앞두고 발생했다. 같은 유치원에 다니는 A양(5)은 부모에게 "학예회 연습 시간에 딴짓했다는 이유로 교무실로 불려 가 배를 걷어차였다"고 털어놓았다.


A양은 "배를 걷어차여 뒤로 밀려났고, 아파서 우는 동안에도 계속 혼났다"고 구체적으로 진술했다.


부모의 신고로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복도 CCTV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B군(5)이 A양에 앞서 담임교사와 함께 교무실로 들어갔다가 울면서 나오는 듯한 모습이 포착됐다.


이는 A양이 부모에게 "나 말고 B군도 맞았다"고 말한 것과 일치하는 대목이었다. 이 정황이 드러나자 B군 역시 부모에게 "배를 강하게 3번 걷어차였다"고 고백했다.


이에 A양과 B군의 부모는 담임교사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으며, 유치원 측은 해당 교사를 즉시 학급에서 분리 조치하고 교체했다.


'가위' 언급하며 손가락 잘라버리겠다? 정서적 학대 의혹 증폭

신체적 학대 의혹 외에 정서적 학대 의혹도 불거졌다. 평소 손가락을 빠는 습관이 있었던 B군은 담임교사로부터 "'가위로 손가락을 잘라버리겠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이 발언은 B군뿐 아니라 다른 아이들도 들었을 정도로 공공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평소 선생님을 무서워했다"며 뒤늦은 후회와 자책을 하고 있다.


교사의 '격려와 지도' 주장 vs. 법적 쟁점 긴급 분석

담임교사는 아동학대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교사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아이들에게 위협적이거나 부적절한 행동을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학예회 준비에 집중하지 못한 아동들을 교무실로 데리고 간 것은 맞지만, 이는 격려와 지도 차원이었으며, 소리 높여 훈육하거나 때리지 않았고 충분한 거리를 유지하며 차분히 대화했다는 주장이다.


'가위' 발언에 대해서도 "손가락 빨기 습관을 줄이도록 안내했을 뿐, 그런 발언은 전혀 한 사실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법률 전문가들은 아동들의 진술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교사의 행위는 정당한 학생생활지도의 범위를 벗어난 아동학대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쟁점 1: '배 걷어차임'은 신체적 학대인가?

법률 분석에 따르면, 피해 아동들의 진술대로 "배를 걷어차는" 행위가 있었다면 이는 아동의 신체에 직접적인 유형력을 행사한 것으로서 아동복지법 제17조 제3호가 금지하는 신체적 학대행위에 해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대법원 판례는 교사가 아동에게 신체적 고통을 느끼게 했더라도 법령에 따른 교육의 범위 내에 있다면 아동학대가 아니라고 보지만, 신체에 고통을 가하는 체벌 방법은 정당한 생활지도로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5세 아동의 배를 걷어차는 행위는 교육적 목적을 위한 정당한 지도로 보기 어렵다.


쟁점 2: '가위 협박'은 정서적 학대인가?

"'가위로 손가락을 잘라버리겠다'"는 발언 역시 정서적 학대행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아동복지법 제17조 제5호는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금지한다.


헌법재판소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아동의 마음의 자세나 태도가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성장하는 것을 저해하거나 이에 대하여 현저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행위'로 판시한 바 있다.


5세 아동에게 '신체 일부를 자르겠다'는 식의 극심한 공포심과 불안감을 조성하는 발언은 정당한 지도 방법으로 보기 어려우며 정서적 학대로 평가될 여지가 크다.


쟁점 3: 교사는 가중처벌 대상인가?

유치원 교사는 아동학대 신고의무자에 해당한다.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7조는 신고의무자가 보호하는 아동에게 아동학대범죄를 범한 경우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만약 담임교사의 아동학대 범죄가 인정될 경우, 가중처벌될 수 있다는 의미다.


"아이들은 누가 보호해주나?" 증거 부재가 드러낸 법의 사각지대

이번 사건에서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CCTV '먹통'이다.


부모들은 "당연히 CCTV 영상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먹통이었다는 게 더 화가 난다"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는데 아이들은 누가 보호해주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어린이집은 의무, 유치원은 권고...법적 차별이 낳은 공백

학대 의혹이 불거졌을 때 가장 중요한 객관적 증거가 되어야 할 CCTV가 무용지물인 상황은 현행 법의 사각지대를 여실히 보여준다.


어린이집: 2015년 아동학대 사건을 계기로 영유아보육법이 개정되어 CCTV 설치 및 60일 의무 보관이 의무화되었다.


유치원: 유아교육법에 근거해 운영되어 CCTV 설치가 권고 사항에 그친다.


유치원 관계자는 "CCTV를 단 것으로 알지만, 가동하려면 학부모와 교직원 등 교육정보 주체들이 모두 동의해야 한다"며 "현재까지 가동 논의를 한 적은 없었지만, 이번 사례를 계기로 논의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결책은 입법이다: 유치원 CCTV 의무화, 이제는 막을 수 없다

유치원 CCTV 설치 의무화 법안은 2021년 21대 국회에서 발의되었으나 임기 종료로 자동 폐기된 바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처럼 유치원 아동학대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객관적 증거 확보가 어려워 진실 규명에 난항을 겪는 현실을 지적하며, 아동의 안전과 권리 보호를 위해 어린이집과 유치원 간의 법적 규율 차이를 해소하는 입법적 개선이 시급함을 강조했다.


현재 경찰은 피해 아동들이 아동 친화적 환경에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진술한 해바라기센터 진술 녹화 내용 등을 중심으로 수사를 진행 중이며, 이는 향후 재판에서 아동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증거로 활용될 전망이다.


그러나 객관적인 현장 영상 증거 부재로 인해 진실 규명에 난항이 예상되는 만큼, 유치원 아동학대 방지를 위한 법적 제도 보완에 대한 사회적 요구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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