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남매는 보이스피싱 공범이었나, 피해자였나…배심원단, 만장일치로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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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남매는 보이스피싱 공범이었나, 피해자였나…배심원단, 만장일치로 답했다

2025. 11. 01 07:29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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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참여재판 배심원 7명 전원 무죄 평결

재판부 "범행 인식 증거 부족"

보이스피싱 조직에 속아 현금 인출책 역할을 한 남매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셔터스톡

"대출을 해주겠다"는 말에 속아 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 인출책 역할을 한 남매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들이 범죄에 연루된 사실을 알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오히려 대출을 받으려던 절박함에 이용당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창원지방법원 제4형사부(재판장 김인택)는 전기통신금융사기피해방지법 위반 방조 혐의로 기소된 A씨와 B씨 남매에게 국민참여재판 끝에 무죄를 선고했다.


사건의 발단은 자금난이었다. 태양광 설치 업체를 운영하던 동생 A씨는 사업이 어려워지자 누나 B씨에게 대출을 부탁했다. 40년간 시장에서 바느질 일을 해온 B씨는 동생을 돕기 위해 대출 업체를 알아보다 'C팀장'이라는 대출 브로커와 연결됐다.


C팀장은 "쇼핑몰을 운영하는 것처럼 거래 실적을 만들어 신용등급을 올려야 대출이 가능하다"며 "계좌로 돈이 입금되면 찾아다 전달해달라"고 제안했다. 급전이 필요했던 남매는 그의 말을 믿고 B씨 명의의 은행 계좌 정보를 넘겼다.


두 번의 인출 시도…은행원 기지로 덜미

2024년 5월 10일, 남매는 C팀장의 지시에 따라 서울의 한 은행을 찾았다. C팀장은 "해외투자내역 확인 서류를 만들어야 한다"며 계좌에 입금된 1,000만 원을 미국 달러로 환전해 인출하라고 지시했다. 은행원이 돈의 출처나 용도를 물으면 "조카에게 빌린 돈으로, 미국에 사는 자녀를 보러 갈 경비"라고 둘러대라는 치밀한 대응 시나리오까지 알려줬다.


남매는 시키는 대로 돈을 찾아 C팀장이 지정한 장소에서 한 여성에게 전달했다. 하지만 같은 날, 두 번째 피해자로부터 1,200만 원이 입금돼 다시 인출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이들을 수상하게 여긴 은행원의 신고로 현장에서 체포됐다.


검찰은 남매가 보이스피싱 범행임을 알면서도 돈을 인출해 조직의 범죄를 도왔다며 재판에 넘겼다.


법원 "범죄 의심했다면 자비 들여 서울 왕복할 이유 없어"

그러나 재판부와 배심원단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여러 정황을 근거로 남매에게 '범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우선, 범행 동기가 명백히 대출이었던 점을 지적했다. 재판부는 "만약 피고인들이 보이스피싱임을 조금이라도 의심했다면, 대출을 받을 수 없다는 사실도 알았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자비를 들여 두 번씩이나 서울을 왕복하며 돈을 인출해 전달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금융 지식이 부족한 일반인 입장에서 '거래 실적을 쌓아 대출을 받는다'는 거짓말에 속을 수 있다고 봤다. B씨가 C팀장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에서도 범죄를 의심하는 정황 없이 대출 진행 여부만 애타게 묻고 있었던 점도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은행에서 본인 신분증을 그대로 사용했고, 신원을 감추려는 행동도 하지 않았다"며 "허위 거래 실적을 만들어 대출을 받는 이른바 '작업대출'을 위해 필요하다는 C팀장의 말에 속았다고 보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고 밝혔다.


이번 재판은 피고인들의 희망에 따라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으며, 배심원 7명은 만장일치로 무죄 평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배심원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함이 타당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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