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3% 이자 줄게" 전당포 사장 행세로 지인 31명에게 92억 뜯어낸 40대
"월 3% 이자 줄게" 전당포 사장 행세로 지인 31명에게 92억 뜯어낸 40대
일부 이자 돌려줬지만, 이자 또한 다른 피해자 돈
법원 "피해 회복으로 볼 수 없다"

전당포 운영자 행세를 하며 지인들에게 92억 원을 편취한 40대가 징역 9년을 선고받았다. /연합뉴스
"월 3% 이자를 주겠다"는 말 한마디로 지인 31명에게서 92억 원을 가로챈 40대가 결국 법정에 섰다.
청주지법 형사11부(강성훈 부장판사)는 16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상 사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40대 A씨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23년 1월부터 1년 8개월간 "원금과 월 3% 이자를 주겠다"며 지인들을 끌어들였다. 345차례에 걸쳐 피해자들이 건넨 돈의 총액은 92억 원에 달했다. 연 이자율로 환산하면 36%에 이르는 고수익을 약속한 셈이다.
그는 신뢰를 얻기 위해 전당포 운영자 행세를 했다. 온라인에서 구입한 가짜 귀금속을 마치 채무자들로부터 받은 고가의 담보물인 것처럼 피해자들에게 직접 보여줬다.
A씨는 피해자들에게 받은 돈을 다른 피해자에게 이자나 원금 명목으로 돌려막았다.
재판부는 A씨가 일부 금액을 돌려준 사실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피해자들에게 이자 또는 원금 명목으로 일부 금액을 반환했으나, 이는 사기 범행을 이어 나가기 위한 돌려막기 수단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어 "미회복된 피해가 상당하고, 다수의 피해자는 정신적·경제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형량을 산정하는 과정에서는 일부 유리한 사정도 반영됐다. 재판부는 "일부 금액이 반환돼 실제 피해액은 편취 금액보다 적은 점, 피해자 일부가 처벌불원서를 작성해준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에는 특경법상 사기 혐의가 적용됐다. 특경법은 사기 피해액이 5억 원 이상일 경우 가중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피해 규모가 50억 원 이상이면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A씨의 편취 금액은 92억 원으로 이 기준을 훨씬 웃돌았다.
이 같은 사기 수법은 '폰지 사기'로 불리는 전형적인 다단계 금융사기 구조와 동일하다. 실제 수익 창출 없이 새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이자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지인이라는 이유로 투자 내용을 꼼꼼히 따지지 않다가 큰 피해를 보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원금 보장과 고수익을 동시에 약속하는 투자 제안은 그 근거를 반드시 확인해야 하며, 실물 담보를 직접 보여주는 행위 역시 신뢰 근거가 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