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젓가락으로 문 따고 들어간 계부... 12세 의붓딸 성폭행하고도 '징역 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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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젓가락으로 문 따고 들어간 계부... 12세 의붓딸 성폭행하고도 '징역 5년'

2025. 12. 09 16:30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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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없는 틈타 범행, 3년 뒤 다시 침입 시도한 계부

법원은 왜 최저 형량을 선택했나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엄마가 입원해 집을 비운 사이 12살 의붓딸을 성폭행하고, 3년 뒤 방문을 걸어 잠근 딸의 방을 젓가락으로 따고 들어가 또다시 성폭행을 시도한 계부. 법원은 그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가 최대 22년 6개월에 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재판부가 가장 낮은 수준인 '징역 5년'을 선택한 배경에는 복잡한 법리적 판단과 감경 사유가 숨어 있었다. 인천지방법원 제12형사부(사건번호 2025고합337)의 판결문을 통해 그 이유를 분석했다.


엄마 입원하자 돌변한 계부, 3년 뒤 "젓가락" 들고 또 찾아왔다

사건은 2021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피해자 B양(당시 12세)의 어머니인 D씨가 병원에 입원하면서 집에는 계부인 A씨와 어린 딸만 남게 되었다.


A씨는 안방 침대에서 잠을 자려던 B양에게 접근했다. B양이 수차례 "하지 말라"고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A씨는 강제로 옷을 벗기고 성폭행을 저질렀다. 심지어 장소를 옮겨 딸의 방에서도 재차 성범죄를 저질렀다. 13세 미만 미성년자에 대한 강간이자,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짓밟은 친족 성폭행이었다.


악몽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로부터 약 3년이 지난 2025년 2월, 당시 15세가 된 B양은 방문을 걸어 잠그고 있었다. 새벽 2시, 하의를 모두 탈의한 상태의 계부 A씨는 젓가락을 들고 딸의 방문 앞에 섰다. 그는 젓가락을 이용해 잠긴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갔다.


잠을 자지 않고 있던 B양은 "나가라"고 소리치며 격렬히 저항했다. A씨는 딸을 침대에 밀어뜨리고 신체를 만지며 간음을 시도했으나, 딸의 완강한 거부에 결국 범행은 미수에 그쳤다.


"심신미약이다" vs "젓가락 챙길 만큼 치밀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조현병'을 전면에 내세웠다. A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2021년부터 조현병으로 인해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였다"며 형을 줄여달라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주장을 단호히 배척했다. 범행 당시 A씨의 행동이 너무나 계획적이고 치밀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의 어머니와 동생이 자고 있는 상황을 노렸고, 피해자가 있는 방의 잠긴 문을 젓가락으로 찍어 눌러 여는 등 범행의 장애물을 제거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수사 과정에서 A씨가 범행 시간, 당시 자신의 복장, 방에 들어간 이후의 상황 등을 구체적으로 기억하고 진술한 점을 들어 "범행 당시 정상적인 사물변별능력이나 행위통제능력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법적으로 형을 의무적으로 깎아줘야 하는 '심신미약' 상태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법원은 왜 징역 22년 대신 '5년'을 택했나

법률상 A씨에게 선고 가능한 형량의 범위는 징역 5년에서 22년 6개월 사이였다. 13세 미만 미성년자 강간이라는 중범죄에 경합범 가중까지 더해진 결과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범위 내에서 가장 낮은 형량인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여기에는 결정적인 감경 사유 세 가지가 작용했다.


첫째, '미수'다. 2025년의 두 번째 범행이 피해자의 저항으로 인해 미수에 그친 점이 법률상 감경 사유로 적용됐다.


둘째, '질환의 참작'이다. 앞서 재판부는 A씨의 '심신미약(법적 책임 능력 감경)'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양형 단계에서는 이를 고려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겪고 있는 조현병 증상이 일부 범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법적 면죄부는 주지 않았으나, 형량을 정할 때 피고인의 정신적 상태를 참작 사유로 반영한 것이다.


셋째, '피해자의 의사'다. 판결문에 따르면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는 점"이 양형의 중요한 이유로 명시됐다. 친족 성범죄의 특성상 가족 관계의 복잡성과 경제적 이유 등으로 피해자가 처벌불원 의사를 밝히는 경우가 있는데, 이 사건에서도 해당 요소가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전자발찌 청구 기각... "불특정 다수 노릴 위험 적다"

검찰은 재범 위험성을 우려해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도 함께 청구했다. A씨의 재범 위험성 평가 결과는 '중간' 수준이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청구마저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피해자와의 관계를 고려할 때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를 위험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국 법원은 A씨에게 징역 5년과 함께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 5년, 그리고 5년간의 보호관찰을 명령하는 것으로 사건을 매듭지었다. 보호관찰 기간 동안 피해자 및 가족에게 접근하거나 연락하지 말라는 준수사항도 부과되었다.


계부라는 지위를 이용해 어린 의붓딸을 두 차례나 유린하고, 도구까지 이용해 침입했던 A씨. 그러나 법원은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와 피고인의 정신 질환 이력을 들어 법이 허용하는 가장 낮은 형을 선고했다.


[참고] 인천지방법원 2025고합337 판결문 (2025. 9. 11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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