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차 의사라 믿었는데…AI 가짜 의사 광고, 처벌은커녕 막을 법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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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차 의사라 믿었는데…AI 가짜 의사 광고, 처벌은커녕 막을 법도 없다

2025. 10. 13 12:28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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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법은 '사람'만 규제

플랫폼은 자율에 맡겨둬 사각지대

피해 구제 방법은?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저속 노화에 도움이 되고 막힌 혈관을 뚫어준다"는 건강식품. 20년 경력의 의사가 직접 나와 효능을 설명하니 신뢰가 간다. 하지만 이 의사는 실존 인물이 아닌, 인공지능(AI)이 만들어낸 가상 인물이다.


최근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AI 기술을 악용한 '가짜 의사' 허위·과장 광고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진짜와 가짜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소비자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현행법으로는 이를 제대로 규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엘 법무법인의 김수민 변호사는 13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서 "의사 가운을 입은 사람이 복잡하게 설명하며 제품을 추천하면, 어느 순간 심각하게 구매를 고민하는 자신을 발견한 적이 많다"며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AI는 '사람'이 아니라 의료법 적용 불가

현행법은 실제 의료인이 광고하는 행위를 엄격히 규제한다. 의료법 제56조는 허위·과장 광고나 소비자를 오인시킬 수 있는 의료 광고를 금지하며, 위반 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식품표시광고법과 화장품법 역시 의사·약사의 제품 추천 광고를 막고 있다.


하지만 AI로 만든 가짜 의사는 이 법망을 교묘히 빠져나간다. 김수민 변호사는 "현행 의료법의 적용 대상은 '사람'인 의료인 또는 의료기관에 한정된다"며 "AI 캐릭터는 의료인이 아닐뿐더러 법적 주체로 보기도 어려워 직접적인 의료법 적용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AI 생성 주체나 활용 주체를 규제하는 명확한 조항이 없어, AI를 만든 회사나 운영자에게 의료법상 책임을 묻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식품 관련법, 플랫폼 규제도 구멍

다른 법으로 제재할 방법은 없을까. 김 변호사는 "AI 가짜 의사가 질병 치료 효과를 표방하면 건강기능식품법이나 식품표시광고법 위반으로 과태료 처분을 내릴 수는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역시 한계가 뚜렷하다.


AI 자체는 행위자가 아니므로 직접 처벌이 불가능하고, 광고 제작자나 플랫폼 사업자를 처벌하려 해도 국적이 다양해 국내법 집행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특히 해외 서버를 이용하는 경우 사실상 추적이 불가능하다.


유튜브 같은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규제도 느슨하다. 방송 광고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엄격하게 사전 심의하지만, SNS 광고는 대부분 플랫폼의 자율 규제에 맡겨져 있다. 방심위가 사후 심의를 하기는 하지만, 접수된 민원에 의존하는 방식이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AI 기본법' 시행 앞뒀지만…피해자 구제 방안은

지난해 국회를 통과해 내년 1월 시행을 앞둔 '인공지능 기본법'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이 법은 AI 서비스 제공자와 개발자에게 안전 조치 및 사용자 보호 의무를 부과한다. 하지만 법 시행 전까지는 불법 광고 사각지대가 여전할 전망이다. AI 생성물임을 명확히 표시하도록 하는 규정도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당장 피해를 본 소비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김수민 변호사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제시했다.


  1.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 피해 구제 신청
  2. 광고주 또는 유통사를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3.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허위 광고 영상 심의 및 삭제 요청
  4.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허위·과대광고로 신고해 행정 제재 유도
  5. 개인정보를 기반으로 한 부적절한 광고일 경우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신고


이원화 변호사는 "AI 의사가 속여서 물건을 사게 한 행위를 사기나 사기미수로 고소하는 형사적 제재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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