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조리원 신생아 뒤바뀜에도 보건소가 '행정처분' 못 내린 법적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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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후조리원 신생아 뒤바뀜에도 보건소가 '행정처분' 못 내린 법적 이유

2025. 11. 20 10:45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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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로 다른 아이 얼굴 확인한 산모 '경악'

조리원은 "이름표 실수"

보건소 "행정처분 대상 아냐" 뒷짐

베베캠으로 본 A씨 아기 모습. /연합뉴스

충북 청주의 한 산후조리원. 생후 8일 된 딸을 보러 신생아실 CCTV 앱을 켠 산모 A씨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화면 속 아이가 어제 본 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달려가 확인해보니 정말로 아이가 바뀌어 있었다. 더욱 충격적인 건, 바뀐 아이는 이미 다른 산모의 방으로 옮겨져 모유 수유까지 받은 뒤였다.


조리원 측은 "직원이 기저귀를 갈다가 이름표를 잘못 붙인 실수"라며 사과하고 이용료 전액 환불과 친자 검사 비용 지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A씨 부부는 퇴소 후에도 불안감에 떨며 친자 확인까지 해야 했다.


이 사건에 대해 관할 보건소는 "행정처분 대상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정말 조리원은 아무런 법적 책임도 지지 않는 걸까.


보건소는 왜 "처벌 못 한다"고 했을까

보건소가 내민 근거는 '모자보건법'이다. 현행법상 산후조리원에 시정명령이나 폐쇄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사유는 인력·시설 미비, 감염 예방 조치 위반 등으로 엄격히 제한되어 있다.


특히 가장 강력한 제재인 정지·폐쇄 명령은 "임산부나 영유아에게 중대한 신체적 피해를 입힌 경우"에만 가능하다. 이번 사건의 경우, 다행히 아이가 일시적으로 바뀌었다가 즉시 발견되어 직접적인 신체 상해는 없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결국 보건소의 조치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단순 행정지도에 그쳤다. 과태료 부과 대상(사망 사고 미보고 등)에도 해당하지 않아, 행정적으로는 조리원 측에 경고 이상의 책임을 묻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돈 돌려받으면 끝?...정신적 피해 배상 청구 가능하다

행정 처분은 피했을지 몰라도,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까지 면제되는 건 아니다. 조리원은 산모와 맺은 계약에 따라 신생아를 안전하게 관리할 의무가 있다. 아이가 뒤바뀐 것은 명백한 채무불이행이자 불법행위다.


이미 받은 이용료 환불과 친자 검사비 외에도, A씨는 추가적인 배상을 요구할 수 있다. 가장 큰 부분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다. "내 아이가 아닐 수도 있다"는 극심한 불안감, 다른 산모의 모유를 먹였다는 충격은 돈으로 환산하기 어렵지만, 법원은 이를 배상해야 할 손해로 본다.


이번 사건의 경우 신체적 피해는 없지만 정신적 충격이 크다는 점을 고려할 때, 산모에게 300만~500만 원, 남편에게 150만~300만 원 선의 위자료가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


만약 이번 일로 산모가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치료를 받게 된다면 그 치료비도 청구할 수 있다. 또한 정신적 충격으로 직장 복귀가 늦어졌다면 그 기간 동안의 일실수입도 배상 범위에 포함될 수 있다.


아이가 다른 산모의 모유를 먹음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감염병 우려 등에 대한 검사 및 치료비 역시 당연히 청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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