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마약 투약 혐의인데 박유천은 구속, 로버트 할리는 불구속기소 된 이유
똑같은 마약 투약 혐의인데 박유천은 구속, 로버트 할리는 불구속기소 된 이유
혐의 인정 여부가 구속 여부 가를 수 있다

마약과 관련된 범죄는 일반 형법이 아닌 마약관리법으로 따로 형사처벌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셔터스톡
A씨는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조사받고 있습니다. A씨의 말에 의하면 자신은 초범이고, 1년간 약 5~6회의 필로폰 구매를 했지만 현재는 1개월째 단약 중이라고 했습니다. A씨는 “소변에서 마약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고, 별도로 모발검사를 하지 않았는데 현재 유리한 정황인지 궁금하다”고 했습니다.
B씨는 우울증에 시달리던 중 대마를 사들이어 1회 흡연했습니다. 반년 뒤 B씨는 경찰로부터 소환 조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B씨는 “초범인데 처벌을 면하거나, 기소유예를 받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했습니다.
마약에 관한 소식이 넘쳐납니다.
유엔은 국민 10만명당 마약류 사범이 20명 미만인 나라를 ‘마약 청정국’으로 인정하는데, 한국은 2016년부터 자격을 잃었습니다. 인터넷과 SNS를 통해 마음만 먹으면 마약을 구할 수 있게 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재벌가나 연예인 등 일부 계층에 국한된 문제는 아닙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적발돼 압수된 마약류는 426kg입니다. 전년보다 약 6배 증가했습니다. 마약류 사범도 이미 한 해 1만2000명, 많게는 1만6000명씩 검거되고 있습니다.
9일엔 마약 투약 혐의로 방송인 하일(미국명 로버트 할리·61)씨의 첫 공판이 열렸습니다. 검찰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하씨는 최후 변론에서 “순간적인 잘못으로 사랑하는 모든 사람에게 실망을 줬고, 아들이 아빠를 존경하는데 그마저 다 잃었다”고 말했습니다.

마약과 관련된 범죄는 일반 형법이 아닌 마약관리법으로 따로 형사처벌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JY 법률사무소의 이재용 변호사는 “마약은 종류에 따라 처벌의 수위가 전부 달라질 수 있다”며 “투약 횟수와 처벌의 수위가 정비례하여 상승한다고 보면 된다”고 했습니다. 같은 마약 범죄라도, 대마와 같이 비교적 수위가 낮은 기타 약물에 비해 필로폰은 수사기관과 법원에서 더욱 엄격하게 여긴다는 것입니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대마초를 투약하는 경우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지만 필로폰을 투약하는 경우는 더욱 무거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변호사는 “판매한 사람은 구매한 사람보다 처벌의 수위가 훨씬 높다”고 덧붙이는 한편, “판매자의 경우 대부분 구속수사가 이루어지고, 재판 역시 징역형이 선고되기 쉽다”고 설명했습니다. 마약을 수출입하거나 그 목적으로 소지한 경우에는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수 있습니다.
이 변호사는 “마약 사건은 단 한 번의 ‘소지’만으로도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초범이라도 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이 변호사는 “초범이고, 진지한 반성과 자백 등 다시는 재범하지 않겠다는 의지 등이 수사기관에서 인정되면 기소유예 등 선처를 받을 여지도 있다”고 했습니다.
예컨대 지난 4월, 똑같은 마약투약 혐의를 받고도 박유천(33)씨는 구속되고, 앞서 얘기한 하일씨는 불구속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두 사람의 구속 여부를 가른 결정적 요인은 ‘스스로 혐의를 인정하느냐’였습니다.
당시 박정제 영장전담판사는 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며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어 구속 사유가 인정된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박 판사는 하씨에 대해선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면서 영장 기재 범죄를 모두 인정하고 있어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