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 빙자해 3,238만 원 뜯어내고 잠적…대포통장이 범행의 핵심이었다
소개팅 빙자해 3,238만 원 뜯어내고 잠적…대포통장이 범행의 핵심이었다
한 번도 못 만나고 3,238만 원 증발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여성이 당신을 소개받고 싶어 합니다”
이 달콤한 메시지에 3,238만 원이 사라졌다.
단 한 번의 만남도 없이 돈만 빠져나간 사기 사건.
법률 전문가들은 만장일치로 ‘전형적인 조직 사기’라고 진단하며, 피해금 회수를 위한 법적 대응이 시급하다고 경고했다.
특히 범죄의 ‘첫 관문’인 대포통장 명의인에 대한 민형사상 압박이 핵심이라고 입을 모은다.

만남은 0번, 결제는 3,238만 원
사건은 소개팅 사이트 매니저의 카카오톡 연락으로 시작됐다.
‘A씨’라는 여성을 소개해 주겠다는 말에 남성은 기대를 품었다.
하지만 세 번의 만남 약속은 모두 뜬구름처럼 사라졌다.
그 사이 동의조차 없는 추가 결제가 이어졌고, 결국 총 3,238만 원이 고스란히 빠져나갔다.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경찰에 신고했지만, 돌아온 것은 송금된 계좌가 범죄에 이용되는 ‘대포통장’일 가능성이 높다는 암울한 소식이었다.
“명백한 기망행위” 변호사들의 일치된 진단
법률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명백한 사기 범죄로 규정했다.
이주헌 변호사(법률사무소 파운더스)는 “본 사안은 전형적인 로맨스 스캠 또는 소개팅 빙자 사기 구조를 띠고 있습니다”라며 “매니저와 여성 회원을 가장하여 실제 만남 의사 없이 결제를 유도하고, 특히 의뢰인의 동의 없는 추가 결제까지 발생했다면 이는 명백한 기망행위와 컴퓨터등사용사기죄의 경합 가능성이 높습니다”라고 분석했다.
안영림 변호사(법무법인 선승) 역시 “피해자의 동의 없이 추가 결제를 하도록 유도해 총 3,238만 원을 송금하게 했다면 컴퓨터등사용사기죄 등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라고 같은 의견을 냈다.
회수의 벽, ‘대포통장’과 사라진 범인들
다만 전문가들은 피해금 회수가 결코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범죄에 사용된 계좌가 대포통장일 경우, 실제 범죄 조직을 추적하는 것부터 난관에 부딪히기 때문이다.
윤준원 변호사(법률사무소 대중)는 “전형적인 로맨스 스캠 사기 사안입니다. 사기죄 자체가 인정되는 것은 어렵지 않아 보입니다”라면서도 “다만 이 경우 사기꾼들이 해외에 있거나 대포통장일 가능성이 높아 수사에 난항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라고 현실적 어려움을 설명했다.
황인 변호사(법무법인 테헤란) 또한 “실제 사기 범행으로 이득을 취한 집단이나 우두머리를 찾기는 어렵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회수 가능성이 낮을 수 있습니다”라고 전망했다.
‘명의인 압박’과 ‘민사소송’, 회수를 위한 투트랙 전략
그렇다면 방법은 없는 걸까.
변호사들은 형사 고소와 별개로 ‘대포통장 명의인’을 겨냥한 민사소송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수라고 입을 모았다.
임현수 변호사(법무법인 쉴드)는 “상대방이 차명 계좌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므로 단순 형사 고소에 그쳐서는 안 되며, 계좌 명의인에 대한 부당이득 반환 청구나 공동불법행위에 기반한 손해배상 청구 등 민사적인 조치를 신속하게 병행하여 피해금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라고 강조했다.
통장을 빌려준 명의인 역시 법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윤준원 변호사는 “비록 입금한 명의의 계좌가 대포통장이라 하더라도, 자기 명의의 통장을 돈을 받고 타인에게 빌려준 경우 형사처벌 사안이고 사기죄의 공범으로 평가될 여지가 있습니다. 이 경우 공범과 합의하여 피해액 중 일부를 배상받을 수 있고 별도의 손해배상청구를 할 여지가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범인 검거가 어렵더라도 통장 명의인을 압박해 피해를 일부라도 회복하는 것이 현실적 대안이라는 것이다.
김준성 변호사(법무법인 공명)는 “유사 사건이 수십 건에 달하는데 최근 피의자들이 검거되는 사건들이 늘어나고 있어 희망적인 상황입니다”라며 섣부른 포기 대신 적극적인 법적 대응을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