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좀 잡아가라" 경찰 비웃으며 햄스터 학대 생중계한 20대... 쓰레기봉투가 무덤?
"나 좀 잡아가라" 경찰 비웃으며 햄스터 학대 생중계한 20대... 쓰레기봉투가 무덤?
학대 영상 생중계하며 "신고해라, 안 잡힌다" 조롱
변호사들 "단순 벌금형 그칠 수도"
실형 선고율 8.9% 불과

강제 합사로 상처 입은 소동물들 모습. /연합뉴스
누리꾼들이 동물 학대를 걱정하며 댓글을 달자 가해자는 "이미 저승길 보냈다"는 섬뜩한 답변을 남겼다. 그는 피투성이가 된 햄스터의 사체가 담긴 쓰레기봉투 사진을 '무덤'이라며 태연하게 인증까지 했다.
햄스터가 동족을 잡아먹는 습성을 알면서도 좁은 우리에 몰아넣고, 서로 물어뜯는 참혹한 광경을 즐기듯 생중계한 20대 남성 A씨의 이야기다.
작고 약한 생명을 짓밟고, 그 잔혹함을 콘텐츠로 소비하는 끔찍한 범죄가 또다시 발생했다. 22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서는 최근 공분을 사고 있는 햄스터 학대 사건과 동물 학대 처벌의 현주소를 집중 조명했다.
학대 즐기고 과시… 죄의식 전무

피의자 A씨는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햄스터, 기니피그, 피그미다람쥐 등 소동물을 상습적으로 학대했다. 그는 동족 포식 습성이 있는 햄스터를 강제로 합사시켜 서로를 공격하게 만들고, 스트레스를 받아 이상 행동을 보이는 동물을 때려 기절시키거나 물에 빠뜨리는 등 잔인한 학대를 일삼았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 모든 과정을 SNS로 생중계하며 시청자들의 반응을 즐겼다는 점이다. 그는 "신고해라, 안 잡힌다", "나 좀 잡아가라"며 공권력을 조롱하기까지 했다.
방송에 출연한 김강호 변호사(로엘 법무법인)는 "햄스터의 동족 포식 습성을 이용해 죽게 방치하거나 유도한 행위는 동물보호법상 잔인한 방법으로 죽이는 행위에 해당한다"며 "이러한 행위를 촬영해 인터넷에 게시한 것 또한 별도의 처벌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김 변호사는 A씨의 조롱 섞인 태도에 대해 "재판부가 반성하지 않고 범행을 즐기거나 과시한 정황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죄의식을 느끼지 않아 재범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형량을 정하는 데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끔찍한 학대에도 처벌은 솜방망이?
문제는 현행법의 처벌 수위다. 동물 학대 영상 게시 행위는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3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그친다. 직접적인 학대 행위가 입증되더라도 실형이 선고되는 경우는 드물다.
김 변호사가 인용한 대법원 사법연감 자료에 따르면, 2023년 동물보호법 위반 1심 사건 중 실형 선고 비율은 8.9%에 불과했다. 2017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은 5.5%에 그쳤다.
실제로 최근 도로에서 길고양이를 잔혹하게 짓밟아 죽이고 사체를 유기한 20대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공분을 사기도 했다. A씨 역시 "장난이었다", "키우는 과정이었다"고 변명하며 법망을 피해 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동물 사육 금지 등 실효적 대책 필요
동물 학대 영상을 방치하는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책임론도 제기됐다. 김 변호사는 "학대 장면이 유포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대한 규제는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며 "불법 촬영물 규제 대상에 동물 학대 영상을 포함하는 법안이 발의된 적은 있으나 법제화되지는 않았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김 변호사는 "해외 주요국들처럼 학대 혐의가 확정된 범죄자의 동물 사육을 금지하고, 관련 업종 종사나 자원봉사까지 제한하는 등 동물에 대한 접근 자체를 차단하는 강력한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