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억 횡령해 카드값 내고, 주식하고, 아이 용돈까지 줬는데 '징역 2년'
21억 횡령해 카드값 내고, 주식하고, 아이 용돈까지 줬는데 '징역 2년'
회계·경리 업무 맡으며 100회 걸쳐 회삿돈 빼돌려
2년간 법인카드만 2368번 긁었다

회삿돈 21억을 빼돌려 카드값과 유흥비, 주식 투자 등에 쓴 50대 경리 직원. 하지만 그에게 내려진 처벌은 고작 징역 2년이었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경남 모 철강회사에서 회계·경리 업무를 맡았던 50대 직원. 수년간 100회에 걸쳐 자신의 계좌로 회삿돈 21억원을 이체시켰다. 이처럼 현금을 빼돌렸을 뿐 아니라 법인카드를 긁어 써버린 돈만 2억원이 넘는다.
결국 전체 피해액만 23억원이 넘는 건데 법원이 정한 형량은 단 징역 2년이었다.
지난 1일, 창원지법 제4형사부(재판장 장유진 부장판사)는 이 사건 피고인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정경제범죄법)상 횡령죄다.
지난 2016년 7월부터 A씨는 횡령을 시작했다. 피해 회사에 들어간 지 단 3개월 만에 시작된 범행은 지난 2021년 9월까지 5년 넘게 이어졌다. 범행 중간에 A씨 스스로 회사 회계 감사를 맡기도 했다.
A씨는 회사 명의 계좌에서 본인 계좌로 돈을 송금하는 방식으로, 총 100회에 걸쳐 21억 2100만원을 횡령했다. 회사에 입사한 지 1년여가 지난 2017년부터는 법인카드도 쓰기 시작했다. A씨가 지난 2021년 9월까지 쓴 법인카드 금액만 2억 3700만원이다. 거래 횟수는 무려 2368회였다.
A씨는 이 돈을 개인 카드값과 대출원리금, 통신비, 보험료 등을 내는데 썼다. 그야말로 개인 돈처럼 써버린 것이다. 본인 자녀에게 용돈도 줬다. 유흥비로 쓰거나 주식 투자를 하는 일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씨는 재판 과정에서 "회사 일로 쓴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재판부가 23억원 가운데 회사를 위해 쓰였다고 판단한 돈은 법인차량 정비 등에 쓴 300여 만원뿐이었다.
재판부는 "피해액이 23억원을 넘는 등 회사에 막대한 재산상 피해를 줬다"며 "피해액 전부가 변제되지 않았다"고 꾸짖었다. 이어 "회사가 5년 동안 피해액을 보유했다면 얻을 수 있던 기회비용이 절대 작지 않다"며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형법은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업무상 임무를 위반해 그 재물을 횡령했을 때 '업무상 횡령죄'로 처벌한다(제356조). 만약 업무상 횡령으로 얻은 액수가 5억원 이상이면 A씨처럼 특정경제범죄법이 적용된다. 이 법은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일 때 3년 이상 유기징역으로 처벌한다(제3조 제1항 제2호). 징역에 더해 벌금도 함께 부과할 수 있다(제3조 제2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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