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폭력, 주먹 대신 '좋아요'로 바뀌었다
10대 폭력, 주먹 대신 '좋아요'로 바뀌었다
신체 폭력 20% 감소, 그러나 정서 폭력 435% 폭증
새로운 위협에 맞서는 사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10년 새 신체 폭력은 줄었지만 정서 폭력은 435% 폭증, '보이지 않는 폭력'이 아이들을 갉아먹는다.
지난 10년간 청소년 폭력의 양상이 섬뜩하리만치 변화했다. 과거에는 눈에 보이는 상처를 남기는 물리적 폭력이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보이지 않는 상처를 남기는 '정서적 폭력'이 그 자리를 꿰찼다. 한 통계에 따르면 신체적 폭력은 19% 감소한 반면, 모욕과 명예훼손 같은 정서적 폭력은 무려 435%나 폭증했다.
이 충격적인 수치는 우리 사회가 마주한 새로운 청소년 폭력의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익명의 가면 뒤에 숨은 '사이버 칼'
정서적 폭력의 폭발적 증가는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SNS)의 확산과 궤를 같이한다. 아이들은 이제 손안의 작은 기기로 언제 어디서든 서로를 공격할 수 있게 됐다. 공개적인 온라인 공간에서 특정 학생을 향한 조롱과 비방이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한 성범죄 또한 269%나 급증했다.
이른바 '사이버 칼'이 현실의 주먹보다 훨씬 더 날카롭게 피해자들의 마음을 찌르고 있는 셈이다.
보이지 않는 상처, 감춰진 피해자들
정서적 폭력은 신체적 폭력과 달리 증거를 남기기 어렵고 피해 사실을 쉽게 알아채기 힘들다. 이는 피해 학생들이 홀로 고통받는 시간을 길게 만들며, 그들의 정신 건강을 심각하게 훼손한다. 경찰은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단순한 선도 활동을 넘어 학교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범죄 예방 활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학교 폭력 신고 내용과 위원회 심의 결과를 분석해 도박 문제가 많은 학교에는 도박 예방 교육을, 정서적 폭력이 빈번한 학교에는 관련 교육을 우선적으로 실시하는 식이다.
새로운 폭력에 맞서는 새로운 방패
청소년 범죄의 양상은 점차 복잡해지고 있다. 온라인상에서의 스토킹(95% 증가), 정신질환 관련 범죄(26.8% 증가) 등 전통적인 범죄 유형에서 벗어난 새로운 형태의 위협이 끊임없이 등장한다. 이는 기존의 일률적인 범죄 예방 시스템으로는 효과적인 대응이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새로운 폭력의 시대에 필요한 것은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난, 보다 세밀하고 맞춤화된 접근이다. 서울경찰청의 이번 시도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폭력에 맞서는 첫걸음으로 평가받고 있다.
앞으로 이러한 맞춤형 예방 활동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