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아빠는 참 좋은데, 툭하면 삐져서 입을 닫아요" 이혼 후 공동양육 가능할까?
"애 아빠는 참 좋은데, 툭하면 삐져서 입을 닫아요" 이혼 후 공동양육 가능할까?
변호사 "40분 거리·소통 부재 현실적으로 어렵다"
법원, 부모 의지보다 아이 생활 반경 우선 고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회사에서는 능력 있는 인재지만, 집에서는 말 한마디에 토라져 며칠씩 입을 닫아버리는 남편. 그런 남편과 7년간의 결혼 생활 끝에 이혼을 결심한 아내가 딜레마에 빠졌다. 남편이 아이에게만큼은 헌신적이기 때문이다.
이혼 후 아이를 반반씩 맡아 키우는 '공동양육'을 고민하는 부부에게 법률 전문가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진단을 내놨다. 4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이혼을 앞둔 5세 아들 둔 엄마 A씨의 사연이 전파를 탔다.
툭하면 삐지는 남편, 그래도 아이에겐 진심
사연에 따르면 A씨 부부의 갈등 원인은 남편의 성격이었다. 남편은 사소한 말실수에도 삐져서 며칠씩 대화를 거부했고, 아이 앞에서도 냉랭한 분위기를 풍기기 일쑤였다. 결국 부부는 별거를 시작했고 이혼에 합의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두 사람은 별거 후 육아 파트너로서의 호흡은 나쁘지 않았다. 맞벌이인 두 사람은 아이 하원을 번갈아 챙겼고, 남편의 집에도 아이 물건이 완벽하게 갖춰져 있을 정도였다.
A씨는 "부부 사이 갈등과 별개로 남편의 아이 사랑은 진심"이라며 공동친권과 공동양육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남편의 집이 A씨 집과 40분 거리에 있다는 점, 그리고 남편의 잘 삐지는 성격이 이혼 후 소통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였다.
'공동양육'의 환상과 현실… 법원의 판단 기준은?
법적으로 공동양육은 단순히 '함께 키운다'는 추상적 의미가 아니다. 방송에 출연한 우진서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공동양육은 아이의 생활 공간과 시간을 물리적으로 분할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예를 들어 일주일에 4일은 엄마 집, 3일은 아빠 집에서 자는 식이다.
우 변호사는 "법원은 아이가 겪을 실제 생활 환경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며 "부모의 생활 반경이 달라지면 아이의 안정을 위해 공동양육 판결이 내려지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사연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거리였다. 우 변호사는 "두 집 사이 거리가 40분이면 아이가 오가는 데 상당한 피로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재판부도 같은 도시권이라도 이동 시간이 20~30분 이상 소요되면 공동양육 적합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소통 안 되면 아이만 고통… 대안은 '면접교섭 확대'
남편의 성격 또한 법적 쟁점이 될 수 있다. 공동양육의 핵심 전제조건은 부모 간의 원만한 의사소통이기 때문이다.
우 변호사는 "남편이 갈등 상황에서 대화를 단절하는 성향이 있다면, 이는 공동양육을 저해하는 요소"라며 "부모가 교육관이 일치하고 갈등을 원만하게 풀 수 있어야 아이에게 정서적 안정을 줄 수 있다"고 꼬집었다.
법원은 이혼 소송 시 부모에게 구체적인 양육계획서 제출을 요구한다. 출퇴근 시간부터 훈육 방식, 향후 재혼 시 양육 계획까지 꼼꼼히 따져보기 위함이다.
우 변호사는 A씨 부부에게 공동양육 대신 면접교섭권 확대를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했다. 한쪽을 주 양육자로 지정하되, 비양육자가 주말 등을 이용해 아이와 충분한 시간을 보내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