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교사에 DM으로 '성기 사진' 보낸 남고생⋯교권 침해 아니라고요?
여교사에 DM으로 '성기 사진' 보낸 남고생⋯교권 침해 아니라고요?
교육청 "교육시간 외 발생, 성폭력도 아냐" 판단에 비판 쏟아져

남고생이 여교사에게 신체 주요 부위 사진과 성희롱성 메시지를 보냈으나 지역 교육청은 교권 침해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셔터스톡
여교사에게 자신의 성기 사진을 보낸 남고생의 행위가 '교권 침해'가 아니라는 교육청의 결정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교육청은 "교육활동 시간 외에 벌어진 일"이라는 이유를 들었지만, 교사의 교육활동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없게 된 명백한 성폭력 행위를 외면한 것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사건의 시작, 사라지는 메시지 속 '성기 사진'
전북의 한 고등학교 교사 A씨는 지난달, 학생들과의 소통을 위해 운영하던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충격적인 메시지를 받았다. 익명의 계정으로 온 DM(다이렉트 메시지)에는 남성의 신체 부위 사진과 함께 성희롱성 문구가 담겨 있었다. 메시지는 열람 후 자동 삭제되는 '1회 표시' 기능으로 보내져 증거 확보조차 어려웠다.
정신적 충격에 휩싸인 A 교사를 더 힘들게 한 것은 "가해 학생이 스스로 친구들에게 자신이 한 일이라고 떠벌리고 다녔다"는 사실이었다. 가해 사실이 학생들 사이에 퍼지면서, A 교사는 극심한 수치심으로 정상적인 수업 진행이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렀다. 결국 학교 측은 이를 교육활동 침해로 판단해 지역교육청에 보고했다.
교육청의 황당한 결론…"교권 침해 아니다"
그러나 지역교육청 교권보호위원회(교보위)의 판단은 상식과 거리가 있었다. 교보위는 가해 학생의 행위가 교권 침해가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이유는 두 가지였다.
- 사건이 "교육활동 시간 외"에 발생했다.
- 해당 행위가 강간, 추행 등 "성폭력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 결정으로 가해 학생은 반성문 작성 외에 별다른 처벌을 받지 않게 됐다. 교사를 향한 명백한 성폭력이 '교권 침해'라는 보호막조차 얻지 못한 것이다.
'수업 시간'만 교육활동? 법은 다르게 본다
교육청의 판단은 법적으로 타당할까. 법원은 다르게 볼 가능성이 높다.
우선 '교육활동 시간 외'라는 판단부터 문제다. A 교사가 메시지를 받은 인스타그램 계정은 "학생들과의 소통 목적으로 운영"되던 채널이었다. 이는 수업의 연장선이자 명백한 교육활동의 일부다.
대법원 역시 교사의 보호·감독 의무가 미치는 범위를 단순히 수업 시간으로 한정하지 않고 "학교에서의 교육활동 및 이와 밀접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생활관계"까지 넓게 인정하고 있다(대법원 2008다5417 판결). 학생 소통용 SNS는 이 '밀접 불가분의 관계'에 정확히 해당한다.
'통신매체음란죄'는 명백한 성폭력 범죄다
더 큰 문제는 교육청이 해당 행위를 '성폭력 범죄'가 아니라고 본 점이다. 학생의 행위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3조가 규정하는 '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에 해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조항은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통신매체를 통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그림, 영상 등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행위를 처벌한다.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은 교육활동 침해 행위의 하나로 "성폭력처벌법에 따른 성범죄 행위"를 명시하고 있다. 즉, 통신매체음란죄는 교원지위법이 정한 명백한 교육활동 침해 유형인 것이다.
결국 교육청은 성폭력 피해를 입고 교육활동까지 침해당한 교사를 보호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논란이 커지자 지역교육청은 뒤늦게 "해당 사안은 교육활동 침해에 해당하는 중대한 사안으로 판단한다"며 학교에 학생 선도 조치를 요청하고, 행정심판을 통해 결정을 바로잡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