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보훈의 달 떠오르는 몇 가지 생각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호국보훈의 달 떠오르는 몇 가지 생각

2022. 06. 15 10:23 작성2022. 06. 15 10:25 수정
정진섭 변호사의 썸네일 이미지
jsjung@soulnlaw.com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정진섭 변호사는 개방된 청와대의 아름다운 공간을 걸으면서, 자유롭고 번영된 대한민국의 현재를 만끽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셔터스톡

지난 주말, 고교 동창들과 함께 청와대 구경을 다녀왔다. 수많은 인파 속에 아름다운 공간을 걸으면서, 자유롭고 번영된 대한민국의 현재를 만끽할 수 있었다. 호국보훈의 달에 즈음하여,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이 없을 수 없어, 두서없이 생각나는 대로 몇 가지 상상과 기억, 그리고 희망 사항을 보태어, '나의 인생2.5모작' 6월 칼럼에 갈음한다.


지난 5월 청와대가 민간에 공개됐다. /정진섭 변호사 제공
지난 5월 청와대가 민간에 공개됐다. 그곳에서 고교 동창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는 정진섭 변호사. /정진섭 변호사 제공


6.25 직후 베이비붐 세대로 태어난 나는, 어린 시절 동네 구멍가게에 상이용사가 찾아와 구걸하는 모습을 자주 보았고, 그때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빈곤한 국가에 속했다. 하지만 우리 세대는 전쟁의 참상을 직접 경험하지 않았고, 불과 70년 만에 세계10대 경제강국으로 성장하기까지 대한민국의 발전상을 모두 체험하였다. 그런 면에서 드물게 축복받은 행운의 세대라고 말할 수 있다.


여기 이르기까지 부모세대의 고통과 희생은 너무나 눈물겨웠다. 예컨대 나의 외할아버지는 일제 강점기 3.1 독립만세 운동을 하다가 투옥된 적이 있는 독립유공자이시며, 그 덕택에 외손자인 우리 형제까지 국가보훈처로부터 독립유공자 후손으로 지정되었다. 그리고 아버지와 장인어른 두 분 모두 6.25 전쟁에 참전한 국가유공자이시다. 당시 철도 공무원이시던 아버지는 평양 대동강역까지 국군병력 수송에 참전하셨고, 장인어른은 학도병으로 입대 후 강원도 태백산맥 일대에서 북한군과 직접 목숨을 걸고 전투에 참가하셨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부모세대들의 희생·헌신에 힘입어, 8.15 해방과 대한민국 건국 이래 주권재민(主權在民)을 천명하고, 6.25 전쟁을 거치면서 장구하게 이어져 온 봉건적 군주제를 완전히 청산하고, '인간의 존엄'을 최고이념으로 삼은 민주공화국이 될 수 있었다. 이어서 우리 세대는 1970년대 이후 치열하면서도 질서 있는 민주화 운동을 통해서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하고, 인본주의(人本主義)가 살아 숨 쉬는 성숙한 자유민주국가로 국격이 높아졌다.


그러나 여기서 만족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남북이 갈라져 한반도 북쪽의 동포들은 여전히 빈곤과 전체주의의 속박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에게 평화 통일의 희망은 있을까?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변화해 나갈까?


1. 자유와 인권의 가치 공유, 동북아 4각동맹

나의 본관은 고려왕조 중반 황해도 해주 수양산 기슭에 시작된 해주정씨이다. 그래서 북한 땅과 북한동포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담아 마음껏 상상의 날개를 펼쳐본다. 그것은 바로 자유와 인권의 가치 공유를 전제로 하는, 동북아 4각동맹의 꿈이다.


북한 땅은 압록강, 두만강만 건너면 금세 외세 침략이 가능하다. 대만이 중국 대륙과 바다 건너에 있는 것과 다르다. 이런 지리적 인접성은 중국 대륙으로부터의 침략을 받게 되는 취약성을 갖고 있다. 고구려 시절 중국 수나라의 100만 대군 침략과 고려왕조 시절 거란, 여진, 몽골의 연이은 침략으로 전 국토가 유린된 뼈아픈 역사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만약 북한이 핵무기 개발 포기를 선언하고 대화에 나선다면 뜻밖의 빠른 시기에 남북교류와 협력이 시작될 수 있다. 그런데 북한정권은 언제까지 중국에 의존하고, 핵무기 개발경쟁에만 매달릴 것인가? 비록 남북통일 이전이라 해도, 먼저 북한 내부에서 통렬한 자기반성이 선행되고, 자유민주적 헌법 도입과 같은 자발적 개혁이 일어나면 좋겠다. 그렇게 해서 북한 내부의 변화가 시작되고, 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공유하는 남-북-미-일 동북아 4각동맹이 현실화되면 한반도의 미래는 정말 밝아질 것이다. 어쩌면 북한의 정치지도자들도 내심 그런 극적인 변화를 바랄지도 모르겠다.


2. 첨단기술동맹과 미군의 북한주둔

첨단기술 동맹으로 발전하고 있는 한미 동맹은 단지 동북아 지역균형뿐만 아니라, 인류공통 번영에 기여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당장 실현가능성은 거의 전무하지만, 만에 하나 미군이 북한 땅에 주둔하고, 더 나아가 한국기업의 북한 진출까지 허용된다면, 남북한의 지정학적 갈등은 완전히 해소될 것이며, 한반도는 세계 평화의 구심점으로 도약할 것이다.


내친김에 북한당국이 미군의 북한 주둔을 결단하면 얼마나 놀라운 일일까? 그 경우 북한지역 내 미군 주둔 후보지는 어디가 적당할까?


서해안 쪽으로는 황해남도 과일군 일대를 떠올려 본다. 그곳은 기후가 온화해서 복숭아를 비롯한 각종 과일의 주산지로 유명하다. 바닷가 지세가 평탄해서 첨단산업단지 개발에 유리한 입지 조건이고, 2,500미터 길이의 활주로를 갖춘 비행장도 있다. 이곳에 첨단 바이오, 반도체 등 산업단지가 들어선다면, 마치 경기도 평택에 삼성전자와 미군기지가 공존하듯이 북한의 낙후된 경제상황은 일거에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동해안 쪽으로는 함경남도 금호신포지구가 적당할 것 같다. 이곳은 예전에 KEDO(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를 통해서 경수로 건설사업을 진행하다가 중단된 지역이다. 따라서 만약 북한 핵 개발 포기 시 경수로 건설사업을 재개하여,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세계적인 성공사례로 만들 수 있다. 교통·통신망이 열악한 북한 실정을 감안해서, 해상 부유식 소형원전 건설을 통한 전력공급 확대를 추진할 수도 있다.


(왼쪽) 황해도 과일군이 위치한 곳을 지도에서 표시했다. (오른쪽) 지난 2002년 북한 함경남도 금호지구에서 열린 북한 경수로 원자력 발전소의 콘크리트 타설식. /구글 지도 캡처⋅연합뉴스
(왼쪽) 황해도 과일군이 위치한 곳을 지도에서 표시했다. (오른쪽) 지난 2002년 북한 함경남도 금호지구에서 열린 북한 경수로 원자력 발전소의 콘크리트 타설식. /구글 지도 캡처⋅연합뉴스


3. 우리 민족의 강인한 역사, 암담한 북한 현실

우리 민족은 수천 년 동안 수없이 외세 침략을 당하면서도, 단 한번 침략 없이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정신을 지켜온, 장구한 평화의 역사를 갖고 있다. 다들 알다시피, 고구려 영양왕 시절 중국 수나라 100만 대군을 지략과 용맹으로 물리친 을지문덕의 살수대첩이 있고, 조선왕조 중기에 배 12척으로 왜군 함선 수백 척을 침몰시켜 나라를 지켜낸 이순신의 명량대첩이 있다. 이렇듯이 장구한 역사에 걸쳐, 강인하게 민족의 정체성을 지켜온 우리나라는 세계 평화와 인류 번영을 위해서 가장 모범국가가 아닐 수 없다.


다만 유감은, 우리가 누리고 있는 보편적인 자유와 인권의 헌법정신이 남한 지역에 국한되어, 한반도 전역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헌법은 도무지 용납하기 어려운 독재조항과 선군사상이 가득하고, 이른바 '형식적 헌법'이기는 하되, '실질적 헌법'이라고 보기 어려운 개인숭배를 합리화하고 있다.


남한기업은 북한 땅에서 자유로운 경제활동이 불가능하고, 특허·상표·저작권 등 지적재산권을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북한 아동의 기아(飢餓) 문제나, 코로나19 유행에도 보건의료 관련 인도적 지원조차 불가능한 현실은 우리의 마음을 어둡게 한다.


4. 자유와 창의, 그리고 국격 향상

고도화된 정보통신(IT) 시대이자, 인류의 모든 생활에 인공지능(AI)이 개입하는 보편적 시대인 21세기 현대사회에 들어와서, 우리나라는 자유와 창의가 흘러넘쳐서, 기존의 선진 각국을 능가하는 선도적 역량을 발휘하여, 전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한 나라의 문화가 전파되고 나면, 자연스레 그 나라의 국격이 높아지고, 강대국으로 도약하는 것이 동서고금의 역사다. 미국이나 유럽제국들이 선진국이 될 수 있었던 것도 자유와 창의를 존중하는 문화 풍토와 산업기술의 발달, 그리고 합리적인 법률제도 덕택이었다.


그러나 북한처럼 전체주의나 획일적 독재는 이런 시대 변화를 감당할 수 없고, 결국 붕괴의 길로 갈 수밖에 없다. 만일 북한 주민들이 시대 변화를 직시하고, 능동적으로 받아들인다면, 우리 민족 특유의 열정과 창의력으로 도약할 수 있고, 글로벌 차원의 현안에 지혜롭게 참여하고, 함께 주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아프리카를 비롯한 전 세계의 결식아동 문제가 심각하다. 북한이나 남한도 예외가 아니다. 그 발생 원인은 사뭇 다르지만, 북한은 낙후된 경제체재와 식량난 때문에 장기간 광범위하게 일어나는 현상인 반면, 남한은 주로 부모의 이혼이나 가정파탄 등으로 버림받은 어린이들이 발생하고 있다.


단언컨대 미래의 주인공인 어린이에 대한 인도주의적 배려를 소홀히 하고, 인명을 경시하는 나라에는 희망이 있을 수 없다. 만일 우리나라가 북한이나 아프리카 결식아동을 돕기 위한 선린(善隣) 정책을 외면하고, 인도주의적 관심과 배려가 없다면, 우리 민족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미래가 어두울 수밖에 없다.


5. 마무리

잘 알다시피, 대한민국 헌법상 우리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 전부이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의한 평화통일을 추구한다는 '이정표'를 분명하게 선언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북한 땅을 포함한 한반도 전역에 '인간존엄', 즉 인본주의(人本主義) 정신을 반드시 관철할 책임이 있다. 따라서 정부는 더 이상 북한인권 문제에 수수방관하지 말고, 북한아동의 결식문제 해결이나 보건의료 지원 등 인도주의적 조치에 만전을 기해 나가고, 탈북주민들의 권익보장을 강화해나갈 필요가 있다.


지금은 요원한 것처럼 보여도, 우리가 상상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남북관계 개선이 뜻밖에 빨리 닥쳐올 수도 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듯이, 아침에 눈을 떠보니 통일이 될지도 모른다. 문제는 북한 땅에도 자유민주주의가 꽃피워야 하고, 평화통일이 되어야 한다. 인간존엄과 행복추구권이 보장되는 세상이어야 한다. 북한 정권이 내세우는 개인숭배 사상이나 전체주의를 결코 용납해서는 안 된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개방성, 투명성, 민주성이라는 3대원칙을 갖고 성공적인 'K-방역'으로 국제적 신뢰를 높였다. 그 배경에는 자유민주주의를 토대로 인간존엄 정신이 깔려 있다. 그런 합리적 방역의 혜택이 북한에도 마땅히 제공되어야 한다.


다음 달은 제헌절 74주년이 되는 '헌법의 달'이다. 그래서 자유와 인권의 소중함, 즉 인본주의(人本主義)의 가치에 관한 이야기를 좀 더 나누고 싶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