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네끼리만 빵 먹냐?" 권총 겨눈 50대 경찰관… 21살 의경 목숨 앗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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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네끼리만 빵 먹냐?" 권총 겨눈 50대 경찰관… 21살 의경 목숨 앗아갔다

2026. 08. 14 11:54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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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 5개월 앞둔 청년 가슴 관통한 38구경 권총

검찰은 징역 12년 구형

법원 "고의성 없다"며 중과실치사 징역 6년 확정

2015년 의경 생활관에서 50대 경찰관이 장난처럼 권총을 겨누다 실탄이 발사돼 21살 대원이 숨졌다. 사진은 총기사고 현장 모습. /연합뉴스

제대를 불과 5개월 앞둔 21살의 청년. 성실하게 국방의 의무를 다하던 그는 생활관에서 동료들과 식빵을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때, 50대 경찰관 A경위가 생활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야 너네끼리만 빵 먹냐?"


A경위는 의경 3명을 향해 일렬로 서라고 소리쳤다. 그리고는 허리춤에서 38구경 권총을 꺼내 들었다.


농담 섞인 핀잔으로 끝날 줄 알았던 상황은 순식간에 공포로 변했다. 무서웠던 의경들은 관물대 뒤로 몸을 숨겼다.


하지만 장난을 멈추지 않은 A경위는 방아쇠가 쉽게 당겨지지 않도록 끼워져 있던 안전고무까지 빼버렸다. 이내 21살 청년을 향해 총구를 겨누었고, 실탄이 발사되었다. 심장 쪽을 관통당한 청년은 결국 그 자리에서 숨을 거뒀다.


대법원에서 확정된 '의경 총기 사망 사건'의 판결문을 통해, 당시 법정에서 어떤 공방이 오갔으며 재판부는 왜 살인죄를 무죄로 판단했는지 분석했다.


살인의 고의가 있었는가? 엇갈린 검찰과 법원의 시선


사건 직후 A경위는 과실치사 혐의로 구속되었으나,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그에게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판단해 살인 혐의로 기소하며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오랜 경찰 경력을 가진 A경위가 실탄 발사 가능성과 그로 인한 사망 위험을 충분히 인지하고도 방아쇠를 당겼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1심과 항소심, 그리고 대법원에 이르기까지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법원은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하여 살인죄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가 살인의 고의를 부정한 결정적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 평소의 친분: 피고인과 피해자는 평소 매우 친밀한 관계였으며, 살해할 만한 뚜렷한 동기나 심각한 갈등이 없었다.
  • 범행 직후의 정황: 총기 격발 직후 A경위는 당황하여 울면서 피해자의 이름을 부르고 "이건 꿈이야", "빈 탄창이었어야 하는데"라고 혼잣말을 하는 등 패닉에 빠진 모습을 보였다.
  • 증거 인멸 및 도주 시도 부재: 살해 의도가 있었다면 현장에 있던 다른 목격자(의경들)를 위협하거나 즉시 도주했어야 하나, 119 구급대원이 도착할 때까지 현장에 머물렀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순간적인 격분 상태에서 뚜렷한 동기 없이 살인의 범행에까지 이르렀을 것이라고 쉽게 추인할 수도 없다"며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엄격하게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살인은 무죄, 그러나 씻을 수 없는 '중과실'


재판부는 비록 살인의 고의는 부정했지만, A경위의 행동이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임을 분명히 했다. 법원은 살인 대신 중과실치사죄특수협박죄 등을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A경위의 중대한 과실을 준엄하게 질타했다.


> "피고인은 격발에 나아가지 아니하거나, 원형탄창 내부 탄창배열을 정확히 확인하여 실탄이 발사되지 아니하도록 하는 등으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이를 게을리 한 채 만연히 이 사건 권총을 격발한 중대한 과실로 피해자를 그 자리에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특히 재판부는 A경위가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예외적으로 총기 사용을 허락받은 경찰공무원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아무런 잘못이 없이 의무경찰대원으로서 성실하게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던 무고한 피해자를 중대한 과실로 사망에 이르게까지 하였다"고 꼬집었다.


총기 안전장치까지 제거하고 후임들을 향해 총구를 겨눈 행위 자체로도 피해자들에게 극심한 공포를 주었으므로 특수협박죄 역시 유죄로 인정됐다.


또한, 평소 총기 출입고 기록부를 허위로 작성해 온 안일한 업무 태도(허위공문서작성) 역시 범죄로 인정받았다.


전역 5개월 앞둔 청년의 죽음, 징역 6년으로 남은 상흔


1심 재판부는 중과실치사, 특수협박 등의 혐의를 묶어 A경위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이에 검찰과 피고인 모두 항소했으나, 항소심 재판부 역시 원심을 유지했고, 이는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됐다.


결국 징역 6년형을 선고받은 A경위는 복역을 마치고 지난 2021년 만기 출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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