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고소장 속 죄명, 수사관이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건가요?
내가 쓴 고소장 속 죄명, 수사관이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건가요?
'강제추행치상' 고소 → '위계에 의한 추행'으로 고소장 변경한 수사관
내가 쓴 고소장의 '죄명'과 수사관이 쓴 '죄명', 최종 결정은 누가할까?

내가 쓴 고소장의 내용을 내용을 수사관이 임의로 수정한다면 어떻게 될까? 고소장의 죄명을 결정하는 건 누구일까? /게티이미지코리아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구하는 첫 단계는 '고소장 작성'이다. 고소장은 "어떤 죄를 지었으니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피해자 의사표시다. 하지만 이 내용을 수사관이 임의로 수정한다면 어떻게 될까.
사례. 더 높은 처벌 받는 죄로 고소장 써냈는데⋯ 자기 맘대로 바꾼 수사관
최근 A씨는 자신이 제출한 고소장의 내용이 변경돼 고민에 빠졌다. A씨는 '강제추행치상' 혐의로 B씨를 고소했지만, 경찰 수사관이 '위계에 의한 추행'으로 죄명을 바꿨기 때문이다. A씨는 여전히 '강제추행치상죄'로 B씨를 고소하고 싶다. 이 사건으로 인해 정신적인 고통을 입었고 B씨에게 민사적 책임도 묻고 싶기 때문이다. '강제추행치상죄'는 강제추행으로 인해 상해(정진적 고통)가 생겼다는 취지인만큼 B씨에게 이 죄가 적용되면 이를 기반으로 향후 민사소송을 제기하고자 한다.
A씨는 검찰이 기소할 때 ①(자기가 적은 죄명이 아니라) 수사관이 수정한 죄명으로 확정되는 건지 궁금하다. ②만일 수사관이 수정한대로 '위계에 의한 추행'으로 기소가 이뤄질 경우에도 민사소송을 청구할 수 있는지도 알고 싶다.
'최진혁 법률사무소'의 최진혁 변호사는 "기소와 관련하여 담당 검사가 모든 재량권을 가진다"며 "기소 여부와 죄명 등은 검사가 최종 결정한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차원의 오인철 변호사도 "죄명은 검사가 보고 판단하여 결정한다"며 "경찰의 의견이나 고소장에 적힌 죄명은 참고만 할 것"이라고 했다.
법률사무소 서담의 김영주 변호사는 "보통 고소장에 적힌 죄명을 기준으로 수사를 진행하지만, 일반 사람들의 경우 죄명을 잘못 기재하는 경우가 더러 있어 수사관이 재량으로 죄명을 바꾸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김 변호사는 "(A씨의 경우)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아 추행으로 인해 상해라는 결과가 발생한 것을 인정할 수 있다면 검찰에서 경찰이 적시한 죄명과 다르게 상해와 관련한 내용을 포함하여 기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수사관이 수정한 혐의가 최종 확정된다면 A씨는 손해배상도 청구를 할 수 없는 걸까. 변호사들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법무법인 서상 박준용 변호사는 "어떠한 죄명이든 손해배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오인철 변호사도 같은 취지로 답했지만 "손해배상 액수는 사건의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수천만원까지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주 변호사는 "피해를 배상받기 위해서는 (가해자가) 유죄 판결을 받은 후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지만, 형사 소송이 진행되는 중간에도 가해자가 합의를 시도하면 손해 받은 만큼의 배상액 지급을 요청할 수 있다"며 "액수의 경우 피해가 얼마나 지속되었는지, 어떤 상황에서 그런 일이 발생하였는지, 그로 인해 얼마큼 큰 손해를 입었는지 등 매우 다양한 요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