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 못 넣게 문 줄인 인테리어 업자, "입주했으니 공사 끝"이라는데...잔금 줘야할까?
세탁기 못 넣게 문 줄인 인테리어 업자, "입주했으니 공사 끝"이라는데...잔금 줘야할까?
무면허 시공에 하자 발생
업자는 '소송하면 가만 안 있겠다' 적반하장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인테리어 플랫폼을 통해 업체를 소개받아 공사를 맡긴 A씨. 공사가 끝난 뒤 황당한 일을 겪었다. 세탁실 문 폭이 줄어들어 새로 산 세탁기를 들일 수 없게 된 것이다.
A씨가 재시공과 손해배상을 요구하자, 업체 사장 B씨는 책임을 거부하며 오히려 A씨를 압박했다. 심지어 B씨는 실내 건축업 면허도 없는 무면허 업자였다.
공사 잔금 500만원 지급일이 다가오는 가운데, A씨는 하자를 해결하고 B씨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세탁실 문 줄여 시공…'입주했으니 공사 끝'이라는 업자
A씨는 인테리어 중개 플랫폼 '집닥'을 통해 B씨를 소개받아 공사를 진행했다. 그런데 공사 후 세탁실 문 폭이 줄어든 것을 발견했다. 이 때문에 미리 구매해 둔 세탁기를 설치할 수 없게 됐다.
A씨는 세탁기를 반품해야 했고, 이 과정에서 가전제품 다품목 구매 할인 혜택 등을 잃는 금전적 손해까지 봤다. A씨는 B씨에게 문 재시공과 손해액 보전을 요구했다.
하지만 B씨는 "관례상 소비자가 입주했다면 공사는 끝난 것"이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소비자보호원의 조정 요청도 강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무시했다. A씨가 소송 가능성을 언급하자 B씨는 "나도 가만히 있을 것 같냐"며 반협박성 발언까지 했다.
"명백한 하자"…잔금 500만원, 안 줘도 된다
변호사들은 B씨의 시공이 명백한 하자이며, A씨가 잔금 지급을 거절할 정당한 권리가 있다고 분석했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세탁실 문이 당초 약정과 다르게 시공돼 세탁기를 설치할 수 없는 하자가 발생했으므로, 업자가 이를 제대로 고쳐줄 때까지 잔금 지급을 미루는 것은 정당한 권리"라고 설명했다.
우리 민법은 계약 상대방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자신의 의무 이행을 거절할 수 있는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보장한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규희 변호사 역시 "'입주했으니 공사가 끝났다'는 업자의 주장은 법적 근거가 전혀 없는 본인 위주의 주장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하자가 존재하는 한 소비자는 하자보수가 완료되거나 손해배상이 이뤄질 때까지 잔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무면허 시공'과 '협박성 발언', 법적 책임은?
B씨의 무면허 시공은 A씨가 활용할 수 있는 강력한 압박 카드가 될 수 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규희 변호사는 "공사금액이 1500만원 이상인 실내건축공사를 면허 없이 시공했다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지는 형사 처벌 대상"이라고 밝혔다.
세탁기 반품으로 잃게 된 할인 혜택도 손해배상 범위에 포함될 수 있다. 이규희 변호사는 "업자의 하자로 세탁기 반품이 불가피해졌고 그로 인해 할인 혜택을 잃은 손해는 '특별손해'에 해당한다"며 "업자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점을 입증하면 배상받을 수 있다"고 봤다.
다만 B씨의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발언만으로 협박죄를 묻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법무법인 한강 고용준 변호사는 "발언만으로 협박죄가 성립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발언 내용과 당시 정황은 모두 보존해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