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지에 손으로 휘갈겨 쓴 차용증에도 법적 효력 있어요, 4가지 내용만 담겨있다면
쪽지에 손으로 휘갈겨 쓴 차용증에도 법적 효력 있어요, 4가지 내용만 담겨있다면
'어디'에 작성했는지가 아니라, '빌린 것'을 증명할 수 있는지가 중요

'차용증'을 작성해 두기는 했지만 정말 법적 효력이 있는지 불안하기만 한 A씨. 변호사들은 차용증에 이 내용 4가지만 담겨있다면 문제없다고 조언합니다. 어떤 내용일까요? /게티이미지코리아
"에이, 왜 그래요. 저 모르세요? 외상으로 해주세요."
클럽을 운영하는 A씨. 광란의 시간을 보내는 곳이기에 예기치 못한 일들이 종종 있다. 특히 막무가내로 '외상'을 요구하는 경우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기만 하다.
A씨의 클럽을 자주 이용하던 손님이 '돈이 없다'며 외상으로 해달라고하니 딱 잘라 거절하기도 어려웠다. 하지만 300만원이 넘는 큰돈을 말로만 갚겠다고 보내기엔 너무 불안했다.
고민 끝에 A씨는 차용증을 작성해두기로 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했던 외상 요구였기에 서류가 없었다. 그래서 자신이 사용하던 쪽지에 차용증을 작성했다. 300만원을 X월 X일까지 갚겠다는 내용과 혹시나 하는 마음에 손님의 인적사항도 모두 기재하게 했다. 지장까지 받아두었다. A씨가 당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다.
자체 '차용증'을 작성해 두기는 했지만 정말 법적 효력이 있는지 여전히 불안하다. 수기로 작성한 차용증 쪽지 이외에는 증거가 될만한 자료는 전혀 없는 상황. A씨는 변호사들에게 물었다. "문제 생기면, 이걸로도 돈 잘 받을 수 있을까요?"
차용증이란 금전이나 물품을 빌린 사실을 증명하고자 빌린 시기와 내용 등을 작성하여 돈을 갚을 사람이 돈을 빌려준 사람에게 주는 문서를 의미한다. 차용증에는 누가, 누구에게, 언제, 얼마를 빌렸는지, 언제까지 갚을 것인지에 대해 서로 협의한 내용이 담긴다.
법률사무소 산성의 박현우 변호사와 법무법인 오라클의 박현민 변호사, 법무법인 오른의 백창협 변호사, 공동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와 법무법인 명재의 최한겨례 변호사는 모두 "수기로 작성한 차용증도 차용증으로서 능력을 지닌다"고 말했다. 차용증을 작성할 때는 손으로 쓰든, 컴퓨터로 작성된 문서든 법적인 효력을 인정받는 데 문제가 없다고 했다.
차용증에는 양식이 따로 없기 때문이다. 차용증은 "돈을 빌려줬다 혹은 빌렸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내용만 들어가 있다면 메모장이든, 카카오톡 문자든, 심지어 휴지나 껌 종이도 차용증으로서 능력을 지닐 수 있다. 즉, "어디에 작성이 되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차용 증명이 가능한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오른의 박석주 변호사는 "작성자의 의사에 따라 작성된 차용증은 차용증에 기재된 내용대로 효력이 있다"고 했다.
'돈을 빌려줬거나 빌렸다'는 것이 법적으로 인정되는 증거가 되기 위해서 위해서는 다음 네 가지가 있어야 한다. ①돈을 빌린 사람과 빌려주는 사람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 휴대전화 번호 등 인적사항 ②빌린 금액 ③돈을 빌린 사람과 빌려주는 사람의 서명 ④갚기로 한 날짜, 조건 등 서로 합의한 내용이 담겨 있어야 한다.
A씨가 가지고 있는 차용증에 위 4가지 내용이 모두 들어가 있다면, 차용증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