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이 화나게 해서 흉기 휘둘렀다" 감형받을 수 있는 요소일까
"상대방이 화나게 해서 흉기 휘둘렀다" 감형받을 수 있는 요소일까
층간소음으로 다투다가 흉기 '소동'
"윗집이 나를 도발했다" 주장하고 있는데⋯양형에 반영될 수 있을까
변호사들 "죄는 죄⋯ 흉기 휘둘렀다면 범죄 인정될 가능성 높아"

층간소음 갈등으로 흉기까지 들었던 A씨. 상대방이 먼저 "화를 돋웠다"는 점이 처벌 수위를 낮출 수 있을지 궁금하다. /셔터스톡
윗집에서 들려오는 층간소음은 견디기 힘든 수준이었다. 참다못한 A씨는 소음의 원인이라도 알아야겠다 싶어 윗집에 사는 B씨를 찾아갔다. A씨는 윗집과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생각이었지만, 현실은 달랐다. 소음을 유발한 잘못을 따지고, 책임을 논하는 등 대화를 할수록 감정이 상했다.
그러던 중 윗집 B씨가 적반하장으로 화를 내기 시작하자 A씨는 이성을 잃고 말았다. 급기야 자신의 집에서 흉기를 들고 와 B씨에게 휘두르고 말았다. 다행히 주변에 있던 주민들이 말려 B씨는 다치지 않았다.
이 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A씨.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는 한다. 하지만 자신만 처벌을 받게 되는 건 받아들이기 힘들다. 윗집 B씨가 먼저 도발했기 때문이다. 녹음도 다 되어있었다.
합의를 제안할 생각이 절대 없는 A씨. 그보다 상대방이 먼저 "화를 돋웠다"는 점이 처벌 수위를 낮출 수 있을지 궁금하다.
변호사들은 A씨에게 특수상해미수죄나 특수협박이 적용될 것으로 봤다.
칼 등 위험한 물건을 사용해 타인을 다치게 하면 (일반 상해죄가 아닌) '특수상해죄'가 성립한다. 그런데 다행히 B씨가 다치진 않아서 특수상해 미수(未遂)죄가 될 가능성이 높다.
만약 이 과정에서 협박이 있었다면 '특수협박'이 적용될 수도 있다.
법무법인 지원피앤피의 박철환 변호사는 "A씨는 흉기를 이용했으므로 특수상해 미수죄가 성립될 수 있다"고 했고, 법무법인 오른의 백창협 변호사는 "해당 사안의 경우 특수상해 미수 내지 특수협박으로 조사를 받을 여지가 크다"고 했다.
A씨가 생각하는 선처받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변호사들은 "거의 없다"고 판단했다. 법무법인 해냄의 조대진 변호사는 "상대방(B씨)이 도발한 것이라 하더라도 특수상해의 성립에 영향을 미치치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오히려 처벌 수위를 높일 수 있는 주장이라고 했다.
일반 상해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규정된 반면, 특수상해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형만 규정하고 있는 무거운 죄다. 특수상해 미수도 특수상해와 같은 형량으로 규정되어 있다.

이에 따라 A씨가 원하는 대로 처벌 수위를 조금이라도 낮추려면 피해자 B씨와의 합의가 필요한데, "피해자 때문에 그런 것"이라는 A씨의 주장은 '합의 가능성'을 제로로 만드는 행위다.
다만, 실제로 윗집 B씨가 A씨로 하여금 흉기를 휘두르게 유도한 것이라면 책임이 줄어들 수 있다.
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는 지난 5일 로톡뉴스와의 통화에서 "상대방이 A씨로 하여금 흉기를 들도록 함정을 판 수준이면 가능하다"며 "말 그대로 범행을 저지르게끔 유발한 경우여야 한다"고 했다.
예를 들어 윗집 B씨가 아랫집 A씨를 올라오도록 악의적인 의도를 갖고 평소보다 심한 소음을 유발해 A씨가 범죄를 저지르게 한 때다.
하지만 "실제로 인정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