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개인을 향한 비판 아니었다" 명예훼손 혐의받는 유시민의 '무죄' 변론 전략
"한동훈 개인을 향한 비판 아니었다" 명예훼손 혐의받는 유시민의 '무죄' 변론 전략
22일 유시민 이사장의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 두고 재판 열려
①추측과 의견 말한 것이고 ②허위라는 인식이 없었으며 ③한동훈 개인을 겨냥한 것 아니다
유 이사장 측, 3단계 주장 통해 무죄 주장

한동훈 검사장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유 이사장 측은 1차 공판준비기일에서 "검찰 등 국가기관을 비판한 것이지 한 검사장 개인을 향한 비판이 아니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연합뉴스⋅편집=조소혜 디자이너
"검찰이 나와 노무현재단의 계좌를 들여다봤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지난 2019년 12월 '폭탄 발언'의 진위를 가리기 위한 재판이 22일 열렸다. 이날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1차 공판준비기일에서 유 이사장 측은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은 유 이사장이 지난 2019년 12월부터 여러 채널을 통해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 쪽에서 나(유 이사장)와 노무현재단의 계좌를 불법으로 추적했다"고 말해 당시 한동훈 검사장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봤다. 하지만 유 이사장 측은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유 이사장 측은 무죄 주장과 함께, 수사를 진행할 당시 검찰은 수사권이 없었다는 주장까지 펼쳤다. 총력전을 예고한 셈인데 이로써 재판은 쉽사리 판가름 나지 않을 전망이다.
일부 공개된 공소장에 따르면, 검찰은 "유 이사장이 '한동훈 검사장이 수사권을 남용해 노무현재단 명의의 계좌를 열람·입수했다'는 취지의 허위 발언을 하여 피해자(한 검사장)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유 이사장 측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검찰 공소사실을 반박했다.
① "알게 된 사실을 바탕으로 추측·의견 말했을 뿐"
유 이사장이 '추측'과 '의견'을 말했다고 발언한 건, 명예훼손죄의 성립을 깨기 위해서다. 우리 법원은 객관적으로 증명이 가능한 '사실'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서 특정인의 사회적 가치를 훼손했을 때 명예훼손죄로 처벌한다
이날 재판에서 유 이사장 측은 문제의 발언이 '주관적 판단에 불과했다'고 했다. "알게 된 사실을 기반으로 추측과 의견을 밝힌 것"이라고 부연했다. '사실'을 말한 게 아니니, 명예훼손죄가 성립할 수 없다는 주장을 펼친 것이다.
② "'계좌 열람'에 대한 허위 인식 없었다"
유 이사장은 발언 당시 그 내용을 '거짓'으로 생각하지 않았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변호인은 이날 법정에서 "(계좌 열람 발언은) 사실이라고 믿을만한 상당한 근거가 있었다"며 "유 이사장은 발언 내용을 '허위'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우리 법원이 "허위 사실을 진실로 잘못 알고, 공익을 위해 밝힌 경우에 위법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서 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③ "유 이사장, 개인 아닌 국가기관 비판한 것"
또 이날 재판에서 유 이사장 측은 "발언 취지는 검찰의 공무집행에 대한 비판이지, 한 검사장 개인에 대한 비방이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개인이 아닌 국가기관을 향해 발언했다는 주장이다.
우리 대법원은 "정부 또는 국가기관은 형법상 명예훼손죄의 피해자가 될 수 없다"(2010도17237)고 판시했다. 유 이사장의 "국가기관을 상대로 한 발언"이라는 점이 인정되면, 명예훼손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아울러, 유 이사장 측은 이 사건을 검찰이 직접 수사한 점도 문제 삼았다. 변호인은 "검찰이 공소사실로 적은 발언은 2020년 4월과 7월이었지만, 실제로 검찰이 수사를 개시한 건 2021년 초였다"며 "2021년 1월 1일부터 검찰이 경찰에 수사권을 이전했기 때문에 명예훼손 등 범죄에 대한 검찰의 수사권이 없는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 측은 "이 사건은 2020년 8월에 고발됐기 때문에 (2021년 1월 1일 이전부터) 수사가 진행되고 있었다"고 대응했다.
재판이 끝난 후 한동훈 검사장은 입장문을 발표했다. 한 검사장은 입장문에서 "작년 7월 24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제 실명을 특정하면서 허위주장을 하고 조롱까지 했다"며 "누가 보더라도 명백히 개인을 해코지하려는 허위 주장을 해놓고 발뺌하는 것이 개탄스럽다"고 했다.
이어 "(유 이사장이) 자신의 입으로 계좌추적을 '확인했다'고 말해놓고 지금 와서 의견이라고 둘러대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면서 "올해 1월 명문의 긴 사과문은 왜 낸 것이고, 책임도 지겠다는 말은 왜 한 것인지 모르겠다. 사과문을 낼 때와 지금 생각이 왜 바뀐 것이냐"고 비판했다.
다음 재판은 다음 달 20일 오후 5시에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