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힘든 만큼 너도 힘들어야지" 외도 상대에게 '생활비' 받은 20대, 공갈범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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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힘든 만큼 너도 힘들어야지" 외도 상대에게 '생활비' 받은 20대, 공갈범 되다

2025. 09. 19 20:30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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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정신적 피해 위자료 주장하고, 명예훼손 맞고소로 대응해야"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연인의 외도 상대에게 "내가 힘든 만큼 너도 힘들어야 한다"며 6개월간 915만원을 받은 20대 남성 A씨. 그는 '정당한 위자료'라 주장하지만, 상대방은 그를 공갈 및 사기 혐의로 고소하며 1170만원을 돌려달라고 요구한다.


한순간에 피해자에서 피의자로 전락한 A씨의 사연을 법률 전문가들과 함께 들여다봤다.


A씨의 연인과 바람을 피운 남성 M씨는 A씨를 공갈 및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M씨는 A씨에게 지급한 915만원의 반환과 별도의 정신적 피해보상금 255만원을 더해 총 1170만원을 요구하는 민사소송도 함께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의 시작은 2024년 11월, A씨가 자신의 여자친구와 바람을 피운 M씨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부터다.


A씨는 M씨를 직접 찾아가 외도 정황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그의 휴대폰을 보게 된다. M씨는 이미 다른 여자친구가 있는 상태였고, 만남 어플을 통해 여러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분노한 A씨는 M씨에게 "다시는 내 여자친구에게 접근하지 말라"며 동아리 탈퇴와 SNS 차단을 약속받고 이를 녹음까지 했다. 당시 M씨는 "돈을 달라면 얼마든 주겠다"며 먼저 금전 보상을 제안하기도 했다.


깨질 듯한 평화는 오래가지 못했다.


2025년 초, 자신의 삶은 망가졌는데 M씨는 아무 일 없다는 듯 SNS에 행복한 연애 일상을 과시했다. 그 사진 한 장이 A씨의 무너진 마음에 불을 질렀다.


극심한 배신감과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다 결국 직장까지 그만두게 된 그는, M씨의 전화번호를 다시 누르기 시작했다. "내가 이렇게 힘든데 당신도 똑같이 힘들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과 함께 6개월에 걸쳐 생활비를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너도 힘들어야지" 6개월간의 금전 요구, '정당한 배상'인가 '공갈'인가?

A씨가 6개월에 걸쳐 받은 돈은 총 915만원. 이제 이 돈의 성격이 법적 다툼의 핵심이 됐다. M씨는 A씨의 발언을 '협박'으로 보고 공갈 혐의로 고소했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상대방에게 지속적으로 '같이 힘들어야 한다'는 발언과 함께 금전을 요구했다면 협박 또는 공갈로 볼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공갈죄는 상대방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만한 해악을 알려(해악의 고지) 재물을 얻어냈을 때 성립하기 때문이다.


반면 법률사무소 무율 전준휘 변호사는 "가해 남성으로부터 받은 돈은 일종의 '위자료'이며 받은 위자료를 어떻게 쓸지는 질문자의 자유"라며 다른 시각을 제시했다.


그는 "사건의 발단이 상대방의 귀책 사유로 시작됐고, 상대방이 먼저 금전적 보상을 제안했던 점을 고려하면 협박에 의한 금전 갈취가 아니라 불법행위로 인한 정신적 피해에 대한 합의금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법률사무소 태희 민경남 변호사 역시 같은 의견을 냈다.


'병원비' 받아 '생활비'로 사기죄 성립될까?

A씨는 금전 요구 과정에서 "정신적 고통이 너무 심해 병원 치료가 필요하다"며 400만원을 받았지만, 대인기피증으로 경제 활동이 중단되자 이 돈을 생활비로 사용했다. M씨는 이 부분 역시 '사기'라고 주장한다.


변호사 서아람 법률사무소의 서아람 변호사는 "병원비 명목으로 받은 돈은 실제로 정신적 고통으로 인해 치료가 필요했고 그 목적에 따라 금전 요구가 이루어졌다면 허위 사실로 상대방을 속인 것이 아니므로 사기죄 성립은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다만 한병철 변호사는 "처음부터 병원비로 쓸 의사 없이 생활비로 전용하려 했다는 점이 입증되면 사기로 판단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결국 돈을 받을 당시 A씨에게 정말로 치료가 필요했다는 사실을 병원 진단서 등으로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동아리에 다 소문냈어" 상대방의 폭로, 명예훼손 맞고소 가능할까?

궁지에 몰린 A씨에게도 반격의 카드는 있다. M씨가 A씨와의 갈등을 지인들이 있는 동아리에 퍼뜨린 행위다. 변호사들은 이 부분이 '사실적시 명예훼손'에 해당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민경남 변호사는 "상대방이 이야기한 내용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여러 사람에게 알려 질문자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렸다면 명예훼손죄가 성립할 수 있다"며 "이는 현재 상대방이 제기한 고소 사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협상 카드로 사용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연인 간의 사적인 문제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폭로라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벼랑 끝에 선 A씨, 최선의 방어 전략은?

전문가들은 A씨가 형사 피의자 신분이 된 만큼 즉시 변호사를 선임해 수사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법률사무소 조율 조가연 변호사는 ①정신적 고통을 입증할 병원 진단서 등 증빙 확보, ②상대방이 자발적으로 돈을 보낸 정황 정리, ③'같이 힘들자'는 발언이 위협이 아닌 심리적 고통의 표현이었음을 재구성하는 것이 핵심 방어 포인트라고 정리했다.


즉, M씨의 불법행위에 대한 정당한 '위자료'를 요구한 것이지, '공갈'이나 '사기'의 의도는 없었다는 점을 일관되게 주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인의 배신에서 시작된 비극이 한순간에 피해자와 가해자의 경계를 허물었다.


감정적 대응이 낳을 수 있는 법적 책임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를 이번 사건은 여실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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