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에 모르는 사람이 산다? 부동산 중개사가 몰래 숙박 장사…처벌 수위 봤더니
내 집에 모르는 사람이 산다? 부동산 중개사가 몰래 숙박 장사…처벌 수위 봤더니
무단 점유 피해 시 대처법

집주인 몰래 빈집을 단기 숙박용으로 빌려준 부동산중개업자가 논란이다. 사진은 내용과 무관한 집 내부 모습. /셔터스톡
"제 집에 모르는 사람이 살고 있네요"라는 한 집주인의 황당한 사연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새 임차인을 기다리며 두 달간 비어있을 예정이었던 자신의 빌라에, 부동산중개업자가 몰래 다른 사람을 들여 일일 숙박 장사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집주인 A씨는 "황당하고 괘씸하다"며 분통을 터뜨렸지만, 정작 출동한 경찰이나 부동산중개업자는 "큰일 아니라는 식"으로 대응해 A씨를 더욱 어이없게 만들었다. 정말 큰일이 아닐까?
중개업자의 이중장사, 최대 징역 10년의 업무상배임죄
부동산중개업자의 행위는 결코 가볍지 않은 중범죄다. 가장 무겁게 처벌받을 수 있는 혐의는 업무상배임죄(형법 제356조)다.
부동산중개업자는 집주인의 위임을 받아 그의 재산을 관리하고 이익을 위해 일해야 하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중개업자는 집주인의 이익이 아닌 자신의 사적 이익을 위해 집을 몰래 사용하고 돈을 받았다.
이는 명백히 자신의 임무를 배신한 행위다. 업무상배임죄가 인정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집주인의 의사에 반해 다른 사람을 집에 들인 행위는 주거침입죄(형법 제319조)의 공범으로 처벌될 수 있다. 사람이 살고 있지 않은 빈 집이라도 소유자가 관리하는 '건조물'에 해당하므로, 무단으로 들어가는 순간 범죄가 성립하기 때문이다. 주거침입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한다.
또한, 공인중개사로서 집주인의 집을 직접 거래에 이용한 것은 공인중개사법 위반으로, 이 역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받는 별개의 범죄다.
멋모르고 들어온 단기 세입자, 처벌받을까
그렇다면 중개업자의 말만 믿고 단기로 입주한 세입자도 주거침입으로 처벌받을까? 원칙적으로는 집주인의 허락 없이 들어왔으므로 주거침입죄가 성립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처벌받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세입자가 중개업자에게 속아 "집주인의 동의를 받았다"고 믿었다면, 범죄의 고의가 없었다고 인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주거침입죄는 피해자가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는데, 집주인 A씨 역시 진짜 책임자인 중개업자가 아닌, 속은 세입자까지 처벌하길 원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
집주인 A씨,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A씨는 더 이상 "내가 유별난 건가"라며 자책할 필요가 없다. 단호한 법적 절차를 통해 자신의 권리를 찾아야 한다.
부동산중개업자를 ①업무상배임, ②주거침입, ③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로 고소할 수 있다. 만약 중개업자가 단기 세입자를 속였다면 ④사기죄도 추가할 수 있다.
고소에 앞서 ▲중개 의뢰 계약서 ▲전·현 임차인과의 임대차 계약서 ▲"누가 살고 있다"고 알려준 전 임차인의 진술 ▲경찰 출동 기록 ▲중개업자가 범행을 인정한 녹취 등을 꼼꼼히 확보해야 한다.
위 증거들을 첨부하여 고소장을 작성한 뒤, 빌라 소재지를 관할하는 경찰서에 제출하면 된다. 고소장이 접수되면 경찰은 A씨와 중개업자 등을 불러 정식으로 수사를 개시하게 된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운 나쁜 집주인의 이야기가 아니다. 신뢰를 기반으로 해야 할 부동산 중개 시스템의 허점을 악용한 명백한 범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