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알아보려다 전과 생길 위기” '나도 모르게' 보이스피싱 공범 된 사연
“대출 알아보려다 전과 생길 위기” '나도 모르게' 보이스피싱 공범 된 사연
SNS서 신분증·계좌번호 넘겼다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
법조계 “정식재판 청구, 득실 꼼꼼히 따져야”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급전이 필요해 SNS에서 대출을 알아보던 A씨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보이스피싱 범죄의 '공범'이 되어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을 위기에 처했다. 대출 사기인 줄만 알았던 일이 형사 처벌로 이어지자 A씨는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신중한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대출 상담인 줄 알았는데” 계좌는 범죄의 '통로'로
사건의 시작은 평범한 대출 문의였다.
A씨는 SNS를 통해 알게 된 대출업자에게 신분증 사진과 계좌번호, 인증번호까지 넘겨줬다. 하지만 약속된 대출은 이뤄지지 않았고, 얼마 뒤 A씨는 경찰로부터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됐다.
A씨의 계좌가 보이스피싱 범죄의 피해금을 인출하는 '대포통장'으로 사용된 것이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대출을 받기 위한 절차인 줄 알았을 뿐, 범죄에 연루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고 항변했지만, 사건은 검찰로 넘어갔다.
법원의 '약식명령' 7일 내 다투지 않으면 '전과자'
결국 검찰은 A씨를 벌금 300만 원에 약식기소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약식명령을 내릴 준비를 하고 있다.
약식명령이란, 법원이 정식 재판 없이 서류만 검토해 벌금형 등을 내리는 간이 절차다. A씨가 만약 법원으로부터 약식명령 등본을 송달받고 7일 이내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벌금형은 그대로 확정되고, A씨는 전과 기록을 안게 된다.
억울함을 풀 수 있는 마지막 기회는 '정식재판 청구'뿐이다.
“정식재판, 비용은 없지만 이기긴 어렵다” 전문가들의 경고
A씨의 가장 큰 고민은 비용이다.
다행히 정식재판을 청구하는 것 자체에는 별도의 법원 수수료가 들지 않는다.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변호사 없이 '나 홀로 소송'으로 무죄를 받기는 하늘의 별 따기”라고 입을 모은다. 전자금융거래법은 대가를 받고 접근매체(통장, 카드, 인증번호 등)를 빌려주거나 넘겨주는 행위 자체를 처벌한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자신의 행위가 범죄에 이용될 수 있다는 점을 조금이라도 인식하거나 예상했다면 '미필적 고의(범죄 발생 가능성을 알면서도 용인한 심리 상태)'가 인정돼 유죄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
한 형사 전문 변호사는 “최근 법원은 보이스피싱 범죄 근절을 위해 통장을 제공한 사람에게도 엄격한 책임을 묻는 추세”라며 “정식재판에서 무죄를 주장하다가 오히려 괘씸죄가 적용돼 더 무거운 형이 선고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나도 피해자' 억울함과 '법적 책임' 사이 신중한 선택 필요
결국 A씨는 '대출 사기 피해자'라는 억울함과 '범죄 수단 제공자'라는 법적 책임 사이에서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벌금 300만 원을 내고 사건을 마무리할지, 아니면 더 큰 위험을 감수하고 정식재판을 통해 무죄를 다툴지 결정해야 한다.
법조계는 “약식명령문을 받은 날로부터 7일이라는 시간은 매우 짧다”며 “기간을 놓치기 전에 반드시 법률 전문가와 상담해 수사 기록을 검토하고, 유불리를 따져 대응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형사 처벌과 별개로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이 제기하는 민사상 손해배상 소송까지 책임져야 할 수 있어, 첫 단추를 잘 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