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에서 거래되는 '수능 족집게 자료'…불법 판매자, 잡을 수 있을까?
텔레그램에서 거래되는 '수능 족집게 자료'…불법 판매자, 잡을 수 있을까?
공들여 만든 문제집이 PDF로 불법 유통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수능 전용 문제집을 만드는 작가 A씨는 최근 자신의 문제집이 텔레그램에서 불법 유통되는 현장을 목격했다.
인쇄소에서 스캔한 듯한 고화질 PDF 파일이 A씨의 허락 없이 판매되고 있었다.
판매자에게 연락해 보니, 거래는 계좌이체가 아닌 문화상품권(문상)으로만 이뤄졌다.
추적이 어려운 결제 방식 탓에 A씨는 저작권 침해자를 처벌하기 어려울 것이란 생각에 막막함을 느꼈다.
과연 A씨는 자신의 저작권을 침해한 불법 판매자를 찾아내 처벌하고, 정당한 권리를 되찾을 수 있을까?
"계좌는 안 받아요"…'문상'으로만 거래하는 판매자
A씨가 만든 수능 문제집이 텔레그램의 한 대화방에서 PDF 파일 형태로 불법 판매되고 있었다. A씨가 직접 판매자와 대화를 시도한 결과, 판매자는 계좌이체는 받지 않고 문화상품권으로만 거래한다고 밝혔다.
A씨는 판매자가 상품권을 되팔거나 직접 사용하지 않으면 추적이 불가능한 것인지, 또 판매자가 상품권을 썼다는 사실을 직접 입증해야 하는지 등을 고민하며 고소를 망설였다.
차앤권 법률사무소 권오훈 변호사는 "결제 수단이 무엇이냐가 침해 성립 자체를 좌우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계좌이체든 문화상품권이든 대가를 받고 저작물을 무단 배포했다는 사실이 인정되면 침해와 영리성 판단의 근거가 될 수 있다"며 문화상품권 거래라는 사정만으로 처벌이 어렵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문상 거래 추적, 정말 불가능할까?
변호사들은 문화상품권 거래가 계좌이체보다 추적이 다소 까다로울 순 있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수사기관의 의지와 수사 기법에 따라 충분히 판매자를 특정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울법률사무소 배진혁 변호사는 "경찰의 수사 기법과 컬쳐랜드 등의 회원 정보 조회를 통해 판매자를 특정하여 처벌받게 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봤다.
판매자가 상품권을 직접 사용했든 되팔았든 관계없이, 발행된 문화상품권 핀번호(PIN)의 사용 내역과 IP 주소, 해당 사이트 가입자 정보를 추적하면 피의자를 잡을 가능성이 열린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역시 "수사기관은 영장을 통해 문상 사용 내역, 접속 IP, 회원 정보 등을 조회하여 판매자의 신원을 특정한다"며 "설령 중간 유통 과정을 거치더라도 최초의 거래 흔적과 관련 정보를 조합하면 피의자의 동선을 충분히 추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입증 책임은 수사기관 몫…"피해자는 증거만 잘 모으면 돼"
A씨가 우려했던 '입증 책임'에 대해서도 변호사들은 피해자가 너무 큰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범죄 사실을 입증할 책임은 기본적으로 수사기관에 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심 심규덕 변호사는 "범죄 사실과 증거를 입증할 책임은 수사기관과 검사에게 있으므로, 귀하께서 모든 것을 입증해야 한다는 부담을 가지실 필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대신 피해자는 수사의 단서가 될 증거를 최대한 확보해 제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배진혁 변호사는 "지금 바로 해야 할 행동은 판매자와 나눈 텔레그램 대화 캡처본, 불법 PDF 파일이 유통되는 화면, 그리고 거래를 위해 전달받았거나 건넸던 문화상품권 핀번호 등의 증거 자료를 빠짐없이 채증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