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으로 잃어버린 고양이 찾았는데…"칩 없으면 못 준다"는 상대방, 돌려받을 수 있나요?
당근으로 잃어버린 고양이 찾았는데…"칩 없으면 못 준다"는 상대방, 돌려받을 수 있나요?
이웃이 주워 키우다 "출산 이력 확인해야" 주장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잃어버렸던 반려묘를 이웃이 보호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A씨.
꿈에 그리던 재회도 잠시, 이웃은 "당신 고양이라는 증거가 없다"며 고양이를 내주지 않았다.
A씨는 애타게 찾아 헤맨 반려묘를 눈앞에 두고도 발길을 돌려야 했다. 과연 A씨는 반려묘를 무사히 돌려받을 수 있을까?
잃어버린 고양이, 이웃 손에 있었지만 "주인인지 확인해야"
A씨는 작년 9월 반려묘를 잃어버렸다. 애타게 찾던 중, A씨는 뒤늦게 동네 중고거래 앱 '당근마켓'에 올라온 게시글 하나를 발견했다.
글을 올린 이웃 B씨는 과거 A씨의 고양이를 주워 보호하다가 다시 잃어버렸고, 이를 찾기 위해 글을 올렸던 것이다.
A씨는 B씨에게 연락해 고양이의 특징을 설명했다. '암컷'이며 '출산 경험이 한두 번 있다'는 구체적인 내용과 함께 고양이와 함께 찍은 사진도 증거로 제시했다.
얼마 뒤 B씨는 고양이를 다시 찾았다며 A씨에게 연락했다. 한달음에 달려간 A씨. 그토록 찾던 반려묘가 맞았다. 하지만 B씨는 고양이를 돌려달라는 A씨의 요구를 거절했다.
고양이 몸에 내장칩이 없고, 출산 이력이 있는지 없는지 직접 확인해봐야 돌려줄 수 있다는 게 B씨의 주장이었다.
법적 소유권, '칩' 없어도 '사진'으로 증명 가능
결론부터 말하면, A씨는 반려묘의 소유권을 주장해 돌려받을 수 있다. 변호사들은 내장칩이 없다는 사실만으로 소유권을 부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현행법상 반려동물은 '물건'으로 취급되므로, 소유권을 증명하는 것이 핵심이다. 윈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 한장헌 변호사는 "사진, 과거 진료기록, 출산 관련 기록, 사육 환경 사진, 가족 진술 등을 최대한 확보해 소유 사실을 정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변호사는 "칩이 없다는 사정만으로 소유권이 부정되지는 않으며, 출산 여부 확인을 이유로 반환을 거부하는 것도 정당한 사유가 되기 어렵다"고 짚었다.
법무법인 베테랑 윤영석 변호사 역시 A씨가 소유권을 충분히 입증할 수 있다고 봤다. 윤 변호사는 "'암컷', '출산 이력' 등 구체적인 특징을 알고 있는 점, '고양이와 함께 찍은 사진'을 보유한 점, 고양이를 계속 찾으려 노력한 점 등은 법원이 소유권자를 판단할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첫 단계는 내용증명 발송… 거부 지속 시 소송 불가피
변호사들은 법적 절차의 첫걸음으로 내용증명 발송을 추천했다. 고양이의 반환을 공식적으로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전달하는 것이다.
만약 B씨가 계속해서 반환을 거부한다면 형사적으로는 점유이탈물횡령죄로 고소하거나, 민사적으로는 소유물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케이앤디법률사무소 한수연 변호사는 "상대방과 나눈 대화 내용 등을 토대로 법률 상담을 받아 내용증명이나 다른 법적 방법을 강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영석 변호사는 "협의를 통해 소정의 보호비를 내고 찾아오는 것이 가장 좋지만, 여의치 않다면 소송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며 "소송 시 승소 확률은 높다고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