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작대기' 돈만 보내고 못 받았는데 마약 전과자?… '마약 구매 미수'의 실체
'아이스·작대기' 돈만 보내고 못 받았는데 마약 전과자?… '마약 구매 미수'의 실체
송금 순간 '실행 착수', 예외 없는 엄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SNS나 다크웹을 통해 마약을 구매하려다 돈만 떼이는, 이른바 '마약 구매 사기' 피해 사례가 늘고 있다.
'아이스'·'작대기'·'얼음'·'빙두'·'크리스털' 등 필로폰을 가리키는 은어로 마약을 사려다가 수십, 수백만 원의 대금만 떼이고 판매자가 연락을 끊어버리는 형태다.
구매자들은 '실제 마약을 받지 않았으니 괜찮겠지'라고 안심하기 쉽지만, 이는 법을 너무 가볍게 본 위험한 생각이다.
법원은 마약을 손에 넣지 못했더라도 구매를 시도한 행위 자체를 '마약류관리법 위반(미수)'으로 보고 엄중히 처벌하고 있기 때문이다.
돈을 보낸 순간 '실행의 착수'… 미수범 처벌 피할 수 없어
형법상 '미수범'이란 범죄 실행에 착수했지만, 기수(완성)에 이르지 못한 경우를 말한다.
마약류관리법 역시 매매, 수수, 소지 등 대부분의 범죄에 대해 미수범 처벌 규정을 두고 있다.
법원은 마약 구매자가 판매자에게 연락하여 가격을 흥정하고 구매 대금을 송금한 시점을 '범죄의 실행에 착수한 때'로 본다.
즉, 구매자의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간 순간, 마약 매수라는 범죄 행위는 이미 시작된 것이다.
이후 판매자가 사기꾼이어서 마약을 보내지 않았거나, 중간에 검거되는 등의 이유로 실제 마약을 손에 넣지 못했더라도 '마약 매수 미수'라는 범죄 성립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실제로 수사기관은 마약 판매상의 계좌를 추적하여 그 계좌에 돈을 보낸 사람들을 모두 수사 선상에 올린다.
계좌이체 내역은 마약 구매 의사를 입증하는 매우 강력하고 객관적인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호기심에 보내봤다', '마약이 아닌 다른 물건을 사려 했다'는 식의 변명은 대부분 통하지 않는다.
초범이라도 실형 가능… '단순 호기심'의 무서운 대가
마약 매수 미수범의 처벌 수위는 결코 가볍지 않다. 물론 범죄가 완성된 기수범에 비해서는 형이 감경될 수 있지만, 이는 법원의 재량일 뿐 의무사항이 아니다.
재판부는 ▲구매하려 한 마약의 종류와 양 ▲송금한 금액 ▲범행 동기 ▲과거 범죄 전력(특히 동종 전과)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의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형량을 결정한다.
특히 최근 마약 범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재판부는 단순 호기심에 의한 초범이라 할지라도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징역형의 집행유예나 실형을 선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순간의 잘못된 호기심이나 판단이 '마약사범'이라는 주홍글씨와 함께 실질적인 법적 처벌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마약 문제에서 '미수'와 '기수'의 차이는 종이 한 장 차이에 불과하며, 가장 확실한 예방책은 처음부터 마약에 대한 호기심을 차단하고 어떠한 형태로든 관여하지 않는 것뿐임을 명심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