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남친의 두 번째 몰카, 용서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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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었던 남친의 두 번째 몰카, 용서는 없었다

2025. 09. 04 09:44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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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의 대가가 또 다른 배신

합의서, 휴지조각 되나?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그쪽 어머니의 부탁과 남자 경찰들에게 나체 사진을 보여주는 게 너무 힘들어 결국 포기했습니다."


1년 전, 남자친구의 '몰카' 범죄를 눈감아줬던 A씨의 고백이다.


사랑했던 연인의 배신, '몰카'로 무너진 일상

A씨는 2024년 초, 인생이 무너지는 경험을 했다. 사랑했던 남자친구가 자신의 나체를 몰래 촬영한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충격과 수치심 속에서도 A씨는 가해자 어머니의 간곡한 부탁과, 수사 과정에서 겪어야 할 끔찍한 고통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 형사고소를 포기했다.


대신 "원본 파일을 모두 삭제하고 깊이 반성한다"는 내용과 "향후 민형사상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담긴 민사 합의서에 도장을 찍었다. 그렇게 악몽은 끝나는 듯했다.


악몽 같은 재범 과거의 합의는 '면죄부'가 될 수 있을까?

하지만 1년여가 흐른 2025년 5월, A씨는 같은 남자친구에게 또다시 속옷 차림을 몰래 촬영당한 사실을 알게 됐다.


A씨의 마지막 신뢰는 산산조각 났다. "피고가 반성하지 않고 동일인 재범을 저질렀는데, 2024년의 두 건의 몰카를 다시 형사고소할 수 있나요?" 그녀의 질문은 법률 상담 게시판에 절박하게 올라왔다.


A씨의 사연에 법률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과거 사건도 고소 가능하다"고 답했다. 핵심은 A씨가 서명한 합의서의 '형사상 이의제기 포기' 조항이 가해자에게 '면죄부'가 될 수 없다는 점이다.


합의서는 '면죄부' 아닌 '가중 처벌'의 증거가 된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개인 간의 합의로 국가 고유의 권한인 형벌권(범죄에 대해 국가가 처벌하는 권리)을 없앨 수는 없다"며 "피해자가 '고소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더라도 그 약속은 무효이며 고소할 권리는 여전히 살아있다"고 명확히 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불법촬영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없어도 수사가 가능한 비친고죄(피해자의 고소 없이도 처벌할 수 있는 범죄)라는 점도 중요한 근거다. 더욱이 변호사들은 A씨의 합의서가 오히려 가해자의 발목을 잡는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가해자가 재범을 저지름으로써 합의의 대전제였던 '깊은 반성'이 거짓이었음을 스스로 입증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에스엘 이성준 변호사는 "합의서는 오히려 피고에게 불리한 증거가 될 수 있다"며 "수사기관이나 법원은 피고가 합의를 통해 한 번의 용서 기회를 얻었음에도 동일한 범죄를 다시 저지른 점을 매우 죄질이 나쁜 행위로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는 양형 과정에서 처벌을 가중하는 사유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법무법인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 역시 "선처를 베풀었음에도 적반하장으로 재차 범죄를 저지른 것이므로 상대방에 대한 최대한의 엄벌을 탄원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결국 A씨는 2025년의 새로운 범죄는 물론, 합의했던 2024년의 두 건의 범죄까지 총 세 건에 대해 모두 형사고소를 진행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세 건의 범죄 사실을 모두 명시한 고소장을 제출하고, 가해자의 파렴치함과 재범 위험성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때 용서의 증표였던 합의서는 이제 가해자의 반성 없는 태도를 증명하는 낙인이 되어 법의 심판대에 오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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