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 16세 사촌동생 성폭행 혐의, 왜 무죄일까? "명시적 거부 의사 없었다"
[무죄] 16세 사촌동생 성폭행 혐의, 왜 무죄일까? "명시적 거부 의사 없었다"
친족관계에 의한 강간죄 성립 요건
폭행 및 협박의 법적 판단 기준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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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은 친족 간 성관계 사건에서 항거를 곤란하게 할 수준의 폭행과 협박이 입증되지 않았음을 이유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사건의 피고인 A씨와 피해자 B씨는 고종사촌 지간이다.
2021년 12월 25일 A씨의 주거지에서 A씨와 당시 16세였던 B씨 사이의 성관계가 발생했다.
검찰은 A씨가 B씨의 반항을 억압하고 강제 추행 및 강간을 저질렀다고 보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친족관계에 의한 강간) 혐의로 기소했다.
그러나 이어진 항소심 판결에서 법원은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 사건은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 진술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무죄가 선고된 사례로, 그 법리적 배경과 핵심 쟁점을 살펴본다.

강간죄 성립을 위한 폭행과 협박의 법적 기준은 무엇인가?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피해자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구체적인 폭행 또는 협박이 객관적으로 입증되어야 한다.
단순히 피해자가 내심으로 동의하지 않은 성관계라는 사실만으로는 현행법상 강간죄로 처벌하기 어렵다.
대법원 2006도3213 판결 등에 따르면, 강간죄에서 수반되는 폭행과 협박은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할 정도여야 하며, 이는 유형력의 행사 여부와 당시의 구체적 정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루어진다.
이 사건에서 검찰은 A씨가 체중을 실어 B씨를 누르는 방식으로 위력과 폭행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사건 당시 A씨가 B씨에게 명시적인 폭행이나 협박을 가한 사실이 없고, 자신의 운동 이력을 내세워 피해자를 위협한 정황도 확인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가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배척한 이유는 무엇인가?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성관계 도중 명시적으로 거부 의사를 표시하지 않았고, 생명이나 신체에 위협을 느낄 만한 객관적 정황도 충분하지 않다고 보았다.
이러한 점이 피해자 진술의 법적 신빙성을 낮추는 주요 요소로 작용했다.
항소심(부산고법 창원재판부 2024노53)에 따르면 재판부는 여러 정황을 근거로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우선 B씨는 수사기관 조사 단계에서, 더 저항할 경우 폭행을 당할 수 있다는 구체적인 두려움을 느꼈다고 진술하지 않았다.
또한 성관계 도중 A씨에게 “안에는 사정하지 말라”고 요구하는 등 일정한 조건을 제시하는 의사표현을 한 사실도 확인됐다.
나아가 B씨는 사건 직후 평소처럼 대중교통을 이용해 귀가했고, 평소 A씨에게 무서움을 느끼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법원은 이러한 사정을 종합할 때, 피해자가 성적 자유의사를 완전히 제압당한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본 사건에서 도출되는 주요 법적 쟁점은 무엇인가?
첫째, 폭행 및 협박의 부재다. A씨가 물리력을 행사해 B씨의 항거를 곤란하게 했다는 점이 객관적 증거로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
둘째, 명시적 거부 의사의 결여다. B씨가 사건 진행 중 “그만하라”는 등의 언어적 거절 의사를 명확히 표시하지 않았다는 점이 고려됐다.
셋째, 조건부 의사표시의 존재다. 피해자의 “사정하지 말라”는 발언은, 성적 자기결정권이 전면적으로 제압된 상태에서 나온 반응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 법원의 해석이었다.
넷째, 사건 전후의 객관적 정황이다. 평소 친밀했던 관계, 그리고 사건 직후 피해자가 일상적으로 귀가한 점 등이 범죄 성립을 부정하는 정황으로 함께 고려됐다.
결국 법원은 피고인의 행위가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소지가 있더라도, 형사법상 강간죄 성립에 필요한 엄격한 요건인 ‘폭행·협박에 의해 피해자가 항거불능 또는 현저히 곤란한 상태에 이르렀다’는 점에 대해 검찰의 입증이 부족하다고 보았다.
이는 범죄의 증명 책임이 검사에게 있고, 유죄 인정에는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의 엄격한 증명이 필요하다는 형사소송법의 대원칙을 다시 한 번 확인한 판결이라고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