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블로그 사진 훔친 도용범, 댓글 차단하고 잠수했는데 잡을 수 있나요?
내 블로그 사진 훔친 도용범, 댓글 차단하고 잠수했는데 잡을 수 있나요?
워터마크 지우고 수익까지
상대방 이름·주소 모를 때 '성명불상' 고소가 첫걸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자신이 직접 촬영한 사진과 정성 들여 쓴 글이 올라간 블로그는 A씨에게 소중한 공간이다. 그런데 누군가 A씨의 사진과 글을 무단으로 도용해 자신의 블로그에 게시하고, 심지어 광고(애드포스트)를 달아 수익까지 내고 있었다.
일부 사진은 워터마크를 지우기 위해 좌우를 반전시키는 등 교묘하게 편집된 흔적도 있었다.
A씨가 댓글로 항의하자 상대방은 A씨를 차단하고 소통을 거부했다. 네이버에 신고해 해당 게시물은 임시 중단됐지만, 상대방의 닉네임과 블로그 주소 외에는 아는 정보가 아무것도 없다.
이처럼 이름도, 주소도 모르는 '온라인 도둑'을 처벌하고 손해를 배상받을 방법이 있을까?
'내용증명'은 불가능…'성명불상' 형사고소가 첫 단추
결론부터 말하면, 상대방의 신원을 모르는 상태에서도 법적 대응은 가능하다. 다만 절차를 잘 밟아야 한다.
변호사들은 우선 A씨가 상대방의 실명과 주소를 모르기 때문에, 의무 이행을 촉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유한) 엘케이비평산 정진열 변호사는 "내용증명은 수령인 주소가 있어야 우편 발송이 가능하므로, 닉네임과 블로그 주소만으로 상대방 개인에게 보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대신 수사기관을 통해 상대방의 신원을 파악하는 절차를 먼저 거쳐야 한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가해자의 신원을 특정하기 위해 경찰에 형사 고소를 먼저 진행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순서"라고 조언했다.
고소장에 상대방 인적사항을 '성명불상(이름을 알 수 없음)'으로 기재하고 블로그 주소, 닉네임 등 아는 정보를 적어 제출하면 된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는 "수사기관은 네이버 측에 대한 압수수색 등을 통해 인적 사항을 확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형사고소로 합의금 받거나, 민사소송 증거 확보
형사고소는 단순히 상대방의 신원을 알아내는 것 이상의 효과를 가진다. 저작권법 위반으로 형사처벌을 받을 위기에 놓인 상대방이 합의를 시도해 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대섭 변호사는 "가해자가 특정되고 조사가 시작되면 형사 처벌을 피하기 위해 합의를 요청해 올 가능성이 크다"며 "이 단계에서 정신적 피해와 수익적 손실을 합산해 금전적 보상을 받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상대방이 합의를 거부하고 형사처벌을 받는다면, 그 유죄 판결은 A씨가 민사상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때 매우 유리한 증거가 된다.
법적으로 저작재산권을 침해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특히 A씨의 사례처럼 광고 수익을 얻는 등 영리 목적으로 저작권을 침해하면, 피해자의 고소가 없어도 처벌이 가능한 비친고죄에 해당해 더 무겁게 다뤄질 수 있다.
A씨는 원본 사진, 도용 게시글 캡처, AI 워터마크가 남은 사진, 댓글 차단 내역 등 이미 충분한 증거를 확보하고 있다.
변호사들은 이 증거들을 바탕으로 육하원칙에 따라 피해 사실을 정리해 고소장을 제출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권리 구제를 시작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