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이 얼마 안 남았어도, 월세를 밀려도⋯함부로 세입자 집 들어가면 '큰일' 납니다
계약이 얼마 안 남았어도, 월세를 밀려도⋯함부로 세입자 집 들어가면 '큰일' 납니다
세입자와 집주인 간 갈등⋯기분 나쁘다고 함부로 행동했다간 법 위반

집주인과 세입자. 둘 사이의 갈등은 종종 집주인이 세입자가 머물고 있는 '자기 집'에 발을 들이는 일로 비화된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집주인과 세입자는 가까워지기 어려운 사이일까. 세입자는 제때 월세를 주고, 집주인은 집 관리를 잘해주면 아무 문제가 없을 텐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둘 사이의 갈등은 종종 집주인이 세입자가 머물고 있는 '자기 집'에 발을 들이는 일로 비화된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내가 빌린 공간에 왜 함부로 들어오느냐"고 말하고, 집주인은 "내 집인데 그럴 권리가 있다"고 맞선다. 이런 분쟁에 대한 우리 법원의 태도를 정리해봤다.
A씨는 최근 자신의 얼굴이 적나라하게 찍힌 사진이 한 애플리케이션(앱)에 공개된 사실을 알게 됐다. 사진을 올린 사람은 다름 아닌 집주인 B씨였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월세 계약 만기 한 달을 앞둔 얼마 전, B씨는 다짜고짜 A씨의 집에 들어와 집 안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당시 A씨 집에는 속옷 등 옷가지들이 빨래 건조대에 널려 있었다. 하지만 B씨는 아랑곳하지 않고 집안 여기저기를 카메라로 찍어댔다.
이후 B씨는 A씨의 집을 부동산중개 앱에 매물로 올리며 이 사진을 사용했다. 게시글엔 A씨의 모습과 옷가지 등 사진이 아무렇지 않게 올라와 있었다. 화가 난 A씨. 아무리 집주인이어도 B씨의 행동이 주거침입이 아닌가 싶다.
사안을 검토한 변호사들은 '주거침입죄'가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명재의 이재희 변호사는 "무단으로 침입한 집주인은 주거침입죄에 해당될 수 있다"며 "아무리 집주인이라고 해도 무단으로 침입한다면 처벌 가능하다"고 말했다.
동의 없이 타인의 집에 들어가면 '주거침입죄'에 해당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법무법인 효현의 박인순 변호사, 법무법인 해자현의 윤현석 변호사 역시 "주거침입죄로 고소가 가능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집주인 C씨는 요즘 월세를 제때 주지 않는 세입자 D씨 때문에 고민이다.
대책을 궁리하던 중 C씨는 임대차 계약서에 명시된 '명도 특약'을 떠올렸다. 명도(明渡)란 부동산 즉, 집이나 점포를 비운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월세로 살기로 한 기간 중에 집이 팔려 집주인이 바뀌었다고 하자. 이때 새로운 집주인이 세입자가 사는 집을 사용하기를 원한다면 비워주기로 약속하는 경우 등이다.
C와 D씨가 동의한 '명도 특약'은 다음과 같다. "세입자가 월세를 1개월 넘게 주지 않을 때, 집주인은 세입자의 동의 없이 세입자 소유의 물건을 이전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 약속에 따라 C씨는 D씨의 짐을 빼려고 한다. 하지만 계약서 있는 내용이라고 해도 타인의 물건을 허락 없이 옮기는 데 법적인 문제는 없을지 궁금하다.
변호사들은 집주인의 결정이 법을 위반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ibs법률사무소의 이한규 변호사는 "명도 특약에 관해 대법원은 '사회질서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판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사자 간 맺은 약속이지만, 법적으로 허용될 수 없다는 의미다. 법무법인 이루의 권순명 변호사도 "특약은 무효가 될 소지가 있다"고 했다.
집주인이 특약대로 강행한다면 어떻게 될까. 법률사무소 에이블의 박상진 변호사는 " 주거침입죄 등이 성립될 수 있다"고 말했다. 타인의 집에 침입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주거침입죄라는 의미다.
변호사들은 대신 '명도소송'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것을 권했다. 명도소송은 적법하게 세입자를 내보내는 소송이다.
'김기윤 법률사무소'의 김기윤 변호사는 "법원에 명도소송을 제기하라"고 제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