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들키자, 내연녀 남편 차에 매달고 달린 남성…변명은 "긴급피난"
불륜 들키자, 내연녀 남편 차에 매달고 달린 남성…변명은 "긴급피난"
특수상해로 재판 넘겨지자…형법상 '긴급피난' 법리 근거로 무죄 주장
법원 "긴급피난 아니다"⋯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내연녀 남편에게 불륜 현장을 들키자, 그를 차에 매달고 내달린 30대 남성. 그리고는 재판에서 '긴급피난'이라며 무죄를 주장했지만, 결국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셔터스톡
지난해 5월 새벽, 서울의 한 아파트 주차장. 30대 남성 A씨가 자신의 차량에서 한 여성과 동승했다. 그런데 이 여성에겐 남편이 있었고, 이날 남편은 두 사람을 발견하고 격분했다. 남편은 문을 두드리며 내리라고 소리쳤지만, 당황한 A씨는 차량을 출발시켰다. 결국 사고가 발생했다.
차량 손잡이를 잡고 따라가던 남편이 넘어져 발등이 부러진 것. 결국 A씨는 남편을 다치게 한 혐의(특수상해)로 형사 재판에 넘겨졌다. 그런데 A씨 측은 다음과 같이 말하며 자신은 무죄라고 주장했다.
"차량을 출발한 것은 '긴급피난'에 해당한다. 다른 행동을 할 기대 가능성이 없었다."
우리 형법은 범죄 행위라고 하더라도, 그 행위를 정당하게 만드는 사유가 있다면 처벌하지 않는다. 정당방위나 긴급피난 등이 대표적이다. 형법은 제22조에서 "위급하고 곤란한 상황에서 이를 피하기 위해 한 행위는 처벌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A씨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단독 이광열 판사는 지난 22일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이 판사는 A씨의 주장에 대해 "긴급피난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다른 행동을 할 기대가능성이 없었거나, 행위가 긴급피난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대법원 판례(2005도9396)에 따르면 긴급피난이 인정되려면, '현재의 위난(危難⋅위태로운 재난)'이 있어야 하고, 피난 행위가 그 위난을 피하기 위한 유일한 수단이어야 한다. 이에 대해 이 판사는 "차량 문을 잠그거나, 저속으로 운행하는 등 피해자(남편)가 상해를 입지 않게 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피해자와 합의하지도 못 했다. 다만, 이 판사는 "범행 경위에 참작할 사유가 있고, 형사처벌 전과가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양형사유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로톡뉴스의 윤리강령에 부합하는 사실 확인을 거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