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론 따르지 않은 국회의원 제재 문제없다" 17년 전 헌재 결정, 금태섭에도 적용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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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론 따르지 않은 국회의원 제재 문제없다" 17년 전 헌재 결정, 금태섭에도 적용되나?

2020. 06. 02 20:14 작성
최종윤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jy.choi@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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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공수처법 기권한 금태섭 전 의원에 '경고' 징계

금태섭 "헌법에 위배되는 행위" vs. 민주당 "문제없다"

17년 전 '당의 자유' 인정해 준 헌법재판소, 이번에도?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전 의원이 국회 본회의에서 당론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에 기권표를 행사했다는 이유로 최근 당의 징계 처분을 받은 것으로 2일 알려졌다./금태섭 전 의원 홈페이지

국회의원의 '양심'과 그가 속한 정당이 정한 '당론'이 부딪히면 어느 것이 우선할까. 이틀 전까지 국회의원이었던 금태섭 전 의원을 둘러싸고 양심 대(對) 당론이 정면충돌했다.


금 전 의원은 지난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에 기권표를 던졌다. 당시 민주당 당론은 찬성이었다. 사실상 반대 표시를 한 데 대해 민주당은 뒤늦게 징계를 내렸다. '경고' 처분이었다.


이에 금 전 의원은 "징계는 헌법에 위배된다"면서 즉각 반발했다. 금 전 의원 측은 로톡뉴스와의 통화에서 "'국회의원 표결 행위'를 당규로 징계하는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면서 "일단 재심을 청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태섭 "헌법에서 보장되는 '양심의 자유'" vs. 민주당 "정당의 규칙을 어긴 행위"

금 전 의원 측 주장은 헌법과 국회법에 근거한다. 우리 헌법은 "국회의원은 국가이익을 우선해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한다(제46조 2항)"고 하고 있고, 국회법은 더 직접적으로 "정당의 의사에 기속되지 않고 양심에 따라 투표한다"(제114조의2)고 규정하고 있다. '국회의원의 표결 행위'가 법이 보장하는 권리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 윤리심판원은 지난 25일 금 전 의원에 대한 징계 처분을 확정하면서 '당규'를 근거로 내세웠다.


윤리심판원 심판결정문에 따르면, 공수처 법안 찬성은 당론이었는데도 금 전 의원이 기권했으니, 당규 제7호 14조에서 규정한 '당론 위배 행위'를 저질렀다는 것이다.


다만 윤리심판원은 △금 전 의원의 기권표가 공수처 법안 통과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점, △소극적 반대 의사인 '기권'을 했다는 점 등을 들어 '경고'로 수위를 정했다고 밝혔다.


2003년 헌법재판소 "의원직 상실하는 게 아니라면, 정당의 자유가 우선"

변호사들은 "민주당 윤리심판원의 징계는 위헌이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로톡뉴스는 복수의 변호사들의 자문을 받았지만, 변호사들 요청으로 익명 처리한다.


변호사들은 지난 2002년 김홍신 전 의원 사례를 들었다. 당시 한나라당 소속으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이었던 김 전 의원은 건강보험과 관련해 당이 정한 방침과 갈등을 빚었다. 한나라당은 김 전 의원을 강제로 다른 상임위로 인사 이동시켰다. 강제 사보임이었다.


이에 김 전 의원은 국회의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국회의원으로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당했으니, 사보임이 무효라는 점을 인정해 달라는 권한쟁의심판이었다.


사건을 맡은 헌법재판소(헌재)는 김 전 의원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003년 당시 헌재는 "당론에 위반하는 정치활동을 한 의원의 국회의원 신분을 상실하게 할 수는 없으나 '정당 내부의 사실상의 강제' 또는 소속 '정당으로부터의 제명'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즉, 국회의원 배지를 앗아갈 정도가 아니라면 정당 내부 징계성 처분은 문제없다는 취지다.


금태섭의 경우 헌법재판소가 같은 결정 내릴지는 '미지수'

하지만 이번 금 전 의원 사건에 대해서도 헌법재판소가 같은 판단을 할지는 미지수다. 당시에는 '국회의장의 사보임 행위'가 쟁점이었지만, 이번에는 정당의 '당규에 따른 징계'로 사안부터가 다르다.


'법무법인 화민'의 최철호 변호사. /로톡DB
'법무법인 화민'의 최철호 변호사. /로톡DB

'김홍신 케이스' 때도 "국회의원의 양심의 자유가 우선한다"는 의견을 낸 헌법재판관이 있었다는 사실도 변수다. 당시 권성 헌법재판소 재판관은 "국회의원이 양심에 따라 독립해 표결하는 권한은 본회의에 있어서든, 상임위에 있어서든 불가침, 불가양의 권한"이라고 밝혔다. 어떤 이유에서든 '국회의원의 표결 행위'는 침해할 수 없다는 취지다.


다만 법무법인 화민 최철호 변호사는 "국회의원의 표결에 대해 당론 위반으로 민주당이 징계하는 것은 위헌 소지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권한쟁의심판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당사자는 '국가기관'뿐인데, 민주당과 같은 정당은 헌법재판소법에서 말하는 '국가기관'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 헌법재판소법(제62조)은 "국가기관 상호 간의 권한쟁의심판"을 "국회, 정부, 법원 및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호 간의 권한쟁의심판"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최 변호사는 "민주당은 당사자적격이 없어, 금태섭 전 의원 측에서는 징계무효확인의 소를 민사법원에 제기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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