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시위에 4호선 12분 멈췄다…업무방해냐 정당행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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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연 시위에 4호선 12분 멈췄다…업무방해냐 정당행위냐

2025. 11. 10 10:29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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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탑승'은 시위인가?

'현저한 곤란' 판단의 딜레마

전장연 출근길 탑승전 / 연합뉴스

10일 오전 8시, 시민들의 출근길이 또다시 멈춰 섰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활동가 5명이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벌인 것이다. 이들의 시위는 정부에 장애인 권리 예산 보장을 촉구하기 위한 선전전의 일환이었다.


이들이 지하철에 탑승하는 과정에서 4호선 하행선 열차 운행은 약 12분 지연되는 사태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수많은 출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이처럼 반복되는 전장연의 지하철 시위에 대해 '현실적인 대책이 없는가'라는 의문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법조계에서는 현행 법률을 토대로 적용 가능성과 한계를 심층 분석하고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나섰다.


'12분 지연'은 범죄인가? 법률 분석의 '세 가지 쟁점'

이번 전장연의 지하철 탑승 시위 행위가 법적으로 어떤 규제를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변호사들은 이번 사태에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일반교통방해죄, 업무방해죄 등 세 가지 법적 쟁점을 검토했다.


쟁점 1. 단순 탑승은 '시위'인가?

가장 먼저 검토되는 것은 지하철 탑승 행위가 집시법상 '시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집시법은 시위를 '여러 사람이 공동의 목적을 가지고 도로, 광장 등 일반인이 자유로이 통행할 수 있는 장소를 행진하거나 위력 또는 기세를 보여 의견에 영향을 주는 행위'로 정의한다.


지하철역과 전동차 내부가 '일반인이 자유로이 통행할 수 있는 장소'에 포함될 수 있으나, 단순히 지하철을 탑승하는 행위 자체만으로는 시위로 단정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피켓을 들거나 구호를 외치는 등의 행위가 동반된다면 시위로 볼 여지가 있으며, 이 경우 시위 시작 48시간 전까지 경찰서장에게 신고해야 하는 의무를 위반했는지 검토되어야 한다. 미신고 시위 주최 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쟁점 2. '12분 지연'은 '교통방해'인가?

형법상 일반교통방해죄는 육로 등의 교통을 '손괴 또는 불통하게 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교통을 방해한 자'를 처벌한다. 대법원은 이 죄의 성립 요건으로 '교통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하게 곤란하게 하는 것'을 요구한다.


4호선 열차 운행이 약 12분 지연된 사실이 '교통을 현저하게 곤란하게' 한 것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


다만 대법원 판례는 집회나 시위가 신고된 범위를 현저히 일탈하지 않는 경우에는 교통이 방해되었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일반교통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시하고 있어, 이 또한 신중한 검토가 요구된다.


쟁점 3. '위력'으로 인한 '업무방해'인가?

지하철 탑승 시위로 인해 열차 운행이 지연되었다면 서울교통공사의 정상적인 운송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보아 업무방해죄를 적용할 여지가 있다.


업무방해죄의 성립을 위해서는 '위력'의 행사가 있어야 하는데, 법원은 위력을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하게 할 만한 일체의 세력'으로 해석한다.


그러나 법원은 집회나 시위가 적법하게 신고되었다면, 그 목적 달성에 필요한 합리적인 범위에서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다소간의 피해는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결국 시위의 합법성과 피해의 정도가 핵심 쟁점이 되는 셈이다.


'정당성'과 '불편' 사이, 법적 대응의 '양날의 검'

법조계는 현행 법률만으로는 전장연 시위를 완전히 막는 데 한계가 있으며, 법적 대응 역시 정당행위로 위법성이 조각될 가능성 등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현실적인 사전·사후 대응 방안

  • 사전 예방적 조치: 전장연이 시위를 신고할 경우, 관할 경찰서장은 교통 소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금지하거나 교통질서 유지를 위한 조건을 붙여 제한할 수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도시철도 시설 관리자로서 시설 관리권을 행사할 수 있으나, 비례의 원칙에 부합해야 하며 장애인의 이동권과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해서는 안 된다.


  • 사후 대응 조치: 서울교통공사는 업무방해 등으로 피해를 입은 경우 형사고소나 손해배상청구를 고려할 수 있다. 다만 시위의 정당성이 인정될 경우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어 손해액 입증 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결국 '대화'와 '제도 개선'이 열쇠

변호사들은 전장연의 시위가 장애인 이동권 보장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시위를 단순히 규제의 대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장애인 이동권 관련 제도 개선을 통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의 자유는 민주주의 사회의 중요한 기본권이므로, 시위를 일방적으로 금지하거나 제한하기보다는 대화와 협의를 통해 시위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함께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이다.


공공의 안녕질서 유지라는 공익과 시위의 자유라는 헌법적 가치 사이의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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