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팔리면 준다"는 집주인, '내용증명·임차권등기·소송' 3단계로 압박해야
"집 팔리면 준다"는 집주인, '내용증명·임차권등기·소송' 3단계로 압박해야
보증금 안 주는 집주인 상대 '법적 대응 3단계'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결혼 준비로 새집 계약금까지 걸었는데… 집주인이 돈을 안 주면 어떡하죠?"
계약 만료 후 '집이 팔려야 보증금을 준다'는 집주인의 통보에 발이 묶인 세입자들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감정적 호소 대신 '내용증명, 임차권등기명령, 소송'이라는 법적 3단계 압박 카드를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계약 만료를 앞두고 '집이 팔려야 보증금을 준다'는 집주인의 말 한마디에 세입자 A씨의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결혼 준비로 새집 계약금까지 걸었지만, 정작 이사 갈 날은 다가오는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기에 처한 것이다. 법적 근거 없는 집주인의 변명에 맞서 소중한 보증금을 지키는 법적 절차를 3단계로 정리했다.
"집 팔려야 돈 준다"는 변명, 법원에선 통하지 않는다
A씨는 2021년 10월 오피스텔에 입주, 2년 계약 만료 후 묵시적 갱신으로 거주해왔다. 결혼을 앞두고 계약 만료일인 2025년 10월 20일에 맞춰 나가겠다고 두 달 전 통보했지만, 집주인은 "집을 매물로 내놨으니 팔려야 보증금을 줄 수 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는 법적 근거가 없는 임대인의 일방적 변명이다.
법무법인 클래식 오대호 변호사는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임차인이 계약 해지를 통보하면 3개월 뒤 효력이 발생하고, 임대인은 그날 보증금 전액을 반환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집 매매 여부와 상관없이 집주인은 A씨에게 10월 20일 보증금을 돌려줘야 한다.
만약 집주인이 돈을 주지 않으면, 세입자는 집을 비워주지 않고 계속 거주할 권리가 있다. 임차인의 '집을 비워줄 의무'와 임대인의 '보증금을 돌려줄 의무'는 동시에 이행되어야 하는 관계(동시이행관계)이기 때문이다.
감정 호소는 금물…'내 돈' 지키는 3단계 압박 카드
전문가들은 감정적 호소 대신 법적 절차를 밟아 증거를 남기는 '3단계 압박 카드'를 조언한다.
1단계는 '내용증명' 발송이다.
법무법인 반향 정찬 변호사는 "전화나 문자는 증거 효력이 약할 수 있다"며 "누가, 언제, 어떤 내용의 문서를 보냈는지 우체국이 공적으로 증명해주는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종료 사실과 보증금 반환을 공식적으로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용증명은 그 자체로 법적 강제력은 없지만, 소송에서 결정적 증거가 되며 집주인을 심리적으로 강하게 압박한다.
2단계는 '임차권등기명령' 신청이다.
A씨처럼 이사를 꼭 가야 한다면 가장 중요한 절차다. 임차권등기는 이사를 가더라도 기존 주택에 대한 세입자의 권리, 즉 대항력(집주인이 바뀌어도 권리를 주장할 힘)과 우선변제권(집이 경매될 때 후순위보다 먼저 돈 받을 권리)을 그대로 유지시키는 일종의 '법적 책갈피'다. 등기부등본에 이 기록이 남으면 집 매매가 사실상 불가능해져 임대인에게 가장 강력한 압박 수단이 된다.
3단계는 최후의 수단인 '보증금 반환 청구 소송'이다.
앞선 조치에도 임대인이 버틴다면, 소송을 통해 판결을 받아 집주인 재산을 강제집행(경매 등)해 보증금을 회수할 수 있다. 승소 시 소송촉진법에 따라 연 12%의 지연이자까지 받을 수 있다.
계약금 날렸다면? 그 손해까지 받아내는 법
A씨처럼 보증금을 제때 받지 못해 새로 계약한 집의 계약금을 날리는 등의 추가 손해가 발생했다면, 이 역시 집주인에게 청구할 수 있다.
법무법인 아크로 박동민 변호사는 "'보증금을 못 받으면 새집 계약금을 잃는 등 특별한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내용증명 등을 통해 집주인에게 미리 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렇게 손해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고지해 인과관계를 입증하면, 보증금 원금은 물론 추가 손해액까지 배상받을 길이 열린다.
전문가들은 "계약 만료일에 보증금을 주지 않는 집주인에게 막연한 기대를 갖는 것은 금물"이라며 "감정적으로 맞서기보다 차분하게 법적 절차를 밟는 것이 내 돈을 가장 확실하게 지키는 길"이라고 입을 모았다.
